네오위즈게임즈가 EA과 공동으로 개발, 서비스하는 <배틀필드 온라인>(Battle Field Online, 이하 배필온)은 ‘멀티 플레이용’ PC 패키지 게임 <배틀필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온라인 FPS 게임입니다. <배틀필드>는 세계적으로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 모았고, 한국에서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시리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PC 패키지가 아닌 ‘온라인’ 게임으로 태어난 <배틀필드>는 과연 국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줬을까요? 지금부터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 때 드러난 <배필온>을 차근차근 복기해 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모습을 드러낸 분대 플레이
자고로 <배틀필드>라고 한다면 넓은 필드에 수십 명이 넘는 유저들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거대한 전장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수십 명의 유저들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총만 쏜다면, 기존의 온라인 FPS 게임과 다른 점이 없겠죠.
그래서 <배틀필드>는 패키지 게임 시절에 ‘지휘관 시스템’과 ‘분대 시스템’을 선보여 많은 유저들이 ‘분대에 소속되어서 지휘관의 작전 명령에 따라 상대 거점을 공략한다’는 새로운 개념의 멀티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배필온>은 이번 2차 CBT에서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휘관’과 ‘분대 시스템’을 마침내 선보였습니다.(지난 1차 CBT 때는 빠져 있었지요) 시스템의 형태는 이미 검증 받은 <배틀필드 2>의 그것과 상당히 많이 유사합니다.
그래서 잘 만 활용하면 유저들은 지금까지의 국산 FPS 게임과 다른 굉장히 전략적인, 그리고 고도의 팀 플레이를 경험 해볼 수 있었습니다. …… 물론 여기에는 어디까지나 ‘잘 활용한다면’의 전제조건이 따르지만요.
<배필온>은 무작정 ‘킬’ 수를 올린다고 승리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거점을 탈환하고 자신의 거점을 잘 방어해야 용이하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2차 CBT에서 유저들은 지휘관과 분대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이는 아직 유저들이 ‘분대 플레이’의 개념에 익숙하지 않아서 발생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시스템적인 실수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처음 게임을 들어가면 강제로 분대가 지정되고, 이를 유저들이 스폰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분대끼리 뭉쳐 다니고 지휘관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싶어도, 유저들이 자신의 분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리스폰 지점을 선택해서 모두가 ‘뿔뿔이 흩어진 다음’부터이기 때문에, 결국 처음에는 기존 국산 온라인 FPS 게임을 플레이 하듯 따로따로 위치를 잡아서 ‘개인 플레이’로 상대를 공격하게 됩니다.
게다가 리스폰 지점 선택화면과 분대설정을 위한 메뉴(Caps Lock)가 따로따로 있으며, 초보자들은 이 분대설정 메뉴의 존재 자체도 알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습니다.(필자 역시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_-;) 이런 저런 시스템의 불편함으로 인해 유저들, 특히 초보자들은 <배틀필드> 특유의 분대 플레이 재미를 알아 가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각 분대에서 병과에 따른 역할 분담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의무병이나 지원병, 공병이 그렇습니다.
중요한 탈 것, 초보자 배려가 절실하다
<배틀필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다른 FPS 게임과 가장 크게 다른 점 중에 하나는, 헬기나 탱크 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탈것들이 등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배필온> 역시 마찬가지고, 게임 속에서 탈 것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전투에 큰 도움이 되는 탈 것(특히 전투기나 헬기, 중전차 등)은 상대편과 치열하게 교전 중인 곳으로 가지 않고 엉뚱한 길로 빠지거나, 운전자가 조종을 못해서 조기에 파괴되면 아군이 밀릴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실제로 이번 2차 CBT에서는 일부 아군이 탈 것을 제대로 조종을 못했을 때 채팅창에 수많은 비판이 올라오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었죠.
APC 등 다양한 탈 것들이 등장한다.
문제는 기존의 <배틀필드> 시리즈를 패키지 게임부터 즐긴 유저라면 모를까, 초보 유저들은 탈 것의 조종이나 효율적인 활용법을 이해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수송에 용이한 탈 것(지프 등)은 근처에 있는 아군들이 탑승 요청을 하면 태우고 가는 것이 좋은데, 초보자들은 이를 무시하고(혹은 제대로 보지 못 하고) 무작정 적진으로 돌진, 본연의 임무는 수행하지 못 하고 적의 탱크에 의해 박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넥슨이 서비스하는 <워록>의 영향인지, 아니면 국내 게이머의 성향이 원체 그런 것인지(-_-) 초보자들은 전차나 헬기, 전투기 등 중요한 탈 것들을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타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로 인해 초보자들과 소위 ‘고수’들과의 마찰도 끊이지 않습니다.
헬기 등은 PvE를 통해 기본 조작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물론 <배필온>은 이번 2차 CBT에서 헬기와 전투기만의 훈련용 맵을 제공(PvE)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전차 이상의 탈 것들은 모두 연습미션을 추가해서 유저들이 용도나 조종법을 확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칸드 같은 맵에서 아군 전차가 엉뚱한 짓을 하면 많은 유저들의 혈압이 상승한다.
확실히 나아진 게임 플레이
지휘관과 분대 시스템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배필온>은 2차 CBT에서 굉장히 많은 부분이 바뀌고, 개선되었습니다. 그래픽은 고사양 설정까지 가능하도록 옵션이 다양해졌고 로비와 유저 인터페이스(UI) 역시 더 보기 좋게 바뀌었습니다. 분대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는 리더 유저를 만나면 정말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묘미도 느낄 수 있었고요. 역시 <배틀필드>는 분대 전투가 묘미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차 CBT 때 많은 불평을 들었던 리스폰 시간도 대폭 늘어났고, 전반적인 총기와 탈 것들의 밸런스도 한층 안정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물론 1차 CBT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총기 밸런스는 “원작 <배틀필드>보다는 확실히 쉽고 단순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플레이한 전적 정보도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서비스 게임이기 때문에 다른 것은 몰라도 랙(끊김현상)은 좀 덜하겠지 했지만, ‘극심’까지는 아니어도 연속적으로 끊기는 현상이 많았고, 이 때문인지 아군 유저들의 이름 표시도 제대로 뜨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유저 인터페이스에서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보였습니다. 특히 지휘관으로 플레이할 때 가장 이해가 안 된 것은 ‘Caps Lock’ 키를 누르면 나오는 맵입니다. 맵을 보면 아주 작은 맵이 오른쪽 구석이 붙어 있는데요, 지금 자신이 보는 지역을 축소해서 보여 주는데 이게 상당히 거슬립니다. 특히 맵을 줌인 하면 시야를 가려서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 하나 지휘관 모드에서는 ‘무인 정찰기’를 실행하면, 이미 죽어 있는 적군의 시체나 터진 적군의 탈 것까지 표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미 죽었는데 그 부분에 적의 표시가 뜨니까 이를 본 유저들은 그곳으로 가게 됩니다.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테스트를 통해서 차근차근 개선될 것이라고 믿겠습니다.
위치 확인에 있어서 불편함이 확실히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분대 플레이에 대한 유저들의 이해 부족’ 문제만큼은 정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필온>은 최대 100명의 유저가 한번에 플레이할 수 있는 대규모 ‘전쟁’ 게임입니다. 그런데 전쟁에 참가하는 병사들이 전쟁의 기본적인 규칙조차 몰라서는 제대로 된 재미를 느끼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 게임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나 과도한 튜토리얼은 짜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들어왔을 때 간단하게 시스템에 관한 것을 알려준다면 더 즐거운 플레이가 되지 않을까요. 부디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나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