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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코에이표 삼국지 온라인, 한국 흥행 가능성은?

삼국지 온라인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감돌군 2009-10-02 21:48:47

지난 9 24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 <삼국지 온라인>의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CBT)가 진행됐습니다. 이 게임은 삼국지 게임의 본좌 코에이에서 제작한 MMORPG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죠. 저 또한 어릴 때 코에이에서 만든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를 해본 적이 있고액션 게임 <진 삼국무쌍>도 재미있게 즐긴 터라 기대감이 제법 높았는데요, 과연 <삼국지 온라인>은 어떤 가능성과 특성을 보였을까요. /디스이즈게임 김주호 기자


 

괜찮은 그래픽, 아쉬운 한글 폰트

 

처음 <삼국지 온라인>에 접속하고 적잖게 놀란 것은 CBT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100% 구현됐다는 점이었다. 신규 캐릭터를 생성하면 체형과 머리 모양을 시작으로 눈동자색까지 결정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면 예상보다 미려한 그래픽에 놀라게 된다. 다소 한산한 배경이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캐릭터 하나하나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와이드를 비롯한 고해상도 옵션을 제공하고 안티 알리아싱을 비롯한 고급 메뉴도 제공하고 있어, 옵션에 따라 그래픽의 퀄리티가 얼마든지 올라간다.

 

캐릭터 그래픽도 깔끔하고 커스터마이징 또한 100% 구현되어 있다.

 

다만, 한글 폰트는 아쉬웠다. 가독성을 위해 단조로운 폰트를 사용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전체적으로 그래픽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폰트가 플레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런데 가독성이 좋은 폰트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NPC의 이름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멀리서도 보여야 할 NPC의 이름이 유저와 같은 크기에 색상만 다른 노말 폰트를 사용해서 배경과 구분이 되지 않았다. 굵기 조절이나 음영 처리 등을 적용하면 훨씬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NPC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기존의 MMORPG와 다른 시스템, 방대한(?) 튜토리얼

 

<삼국지 온라인>은 삼국지의 세계관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도당, 연합, 합전 등 용어에 한자어가 많이 나온다. 게임에 외래어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지양해야겠지만 한자어가 너무 많은 점은 솔직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게임에 접속하면 NPC가 매우 친절하게 각종 용어들을 설명해 준다.

 

그런데 이게 꼭 공부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화면에 NPC와 가이드의 안내 텍스트가 가득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삼국지라는 세계관을 강화하고 그 속에서 뛰어 노는 것은 좋았지만, 진입 장벽이 만만치 않은 느낌이다. <삼국지>의 팬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지만, 부담 없이 차근차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

 

화면에 텍스트가 가득하다. 이쯤 되면 공부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삼국지 온라인>을 시작하면 10여 개의 초보자용 퀘스트를 받게 되는데, 이 퀘스트가 한번에 또 정신 없이 수락이 되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방대한 정보와 배울 것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들어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차근차근 배열하고 하나씩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게임 초반, 무기를 얻기 전에 적부터 쓰러뜨리라는 퀘스트를 받아버렸다.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는 아무런 무기도 방어구도 가지고 있지 않다. 튜토리얼에 따르면 각각의 사범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기와 방어구를 받아야 하는데, 동시에 도적을 쓰러뜨리라는 퀘스트까지 받게 된다.

 

문제는 퀘스트들의 순서가 뒤섞이면서 다수의 유저가 무기도 장비하지 않은 상태로 전투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데 있다. 실제로 1차 CBT를 하면서 무기를 달라고 부탁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았고, 그들에게 초보자용 퀘스트부터 완료하고 전투를 하러 나와야 한다고 설명해야 했다.

 

MMORPG에 익숙한 유저라면 금새 눈치 채고 알아서 순서를 잡겠지만,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과 퀘스트의 배치가 필요해 보였다.

 

화면을 가득 채운 각종 설정창들. 하나씩 익힐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독특한 느낌의 턴방식 전투 시스템

 

<삼국지 온라인>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 방식이다. 일반적인 턴제라기 보단 <파이널 판타지>에서 쓰였던 액티브 배틀과 유사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어 내가 공격이 끝날 때까지 적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 , 일정시간에 한번씩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삼국지 온라인>은 공격 대기 시간 중에도 계속 싸우는 동작을 취한다. 이게 사실 모션만 취할 뿐 실제로 대미지는 들어가지 않는다턴제 RPG에서 느끼기 힘든 타격감을 보충하기 위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이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에게는 낯설게 다가온다.

 

화면에 보이는 타임 게이지가 전부 차야 대미지가 들어산다. 그 전에는 헛손질.

 

실제로 <삼국지 온라인>을 처음 접하면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전투였다스킬을 써도 스킬 모션이 일반 공격과 큰 차이가 없고, 턴 대기 시간 때문에 공격이 들어갔는지 아닌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다. 조금 더 명확하게 다듬으면 턴 방식의 묘미가 훨씬 살아나지 않을까.

 

 

의외로 까다롭고 어려운 전투

 

턴 방식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떠올리기 쉬운 것이 상대와 나와의 정보를 토대로 진행되는 전략적인 전투일 것이다.

 

그런데 <삼국지 온라인>은 몬스터의 체력(HP)을 보여주지 않아서 상대를 알고 다음 턴을 계산하는 전략적인 전투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전투의 난이도가 급상승, 테스트 기간 내내 일반 몬스터로부터 게임 오버를 당하는 화면을 수 차례 구경해야 했다.

 

게임 플레이 내내 이 화면을 질리도록 봐야했다.

 

게다가 유저 인터페이스가 전투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흔히 MMORPG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몬스터를 더블 클릭하여 전투에 돌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 멀리 있는 몬스터를 더블 클릭하면 몬스터가 멀리 있어 공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그 자리에서 공격 자세를 취하게 된다. 결국 유저는 일일이 마우스 혹은 키보드를 이용해서 몬스터까지 이동한 뒤 일정거리를 유지한 후에 공격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는 와중에도 몬스터의 HP는 보이지 않고 공격 대기 시간을 생각하고 공격을 해야 하는 터라 전투가 한층 복잡해졌다.

 

나중에 <삼국지 온라인>을 일본에서 즐겨본 다른 기자에게 일본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게임 패드로 즐기기 때문에 그런 인터페이스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납득했지만, 한국에서도 같은 시스템을 채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음 테스트에는 이러한 점이 개선되길 바란다.

 

어차피 자주 쓰는 무기에 따라 레벨이 올라가는 방식이다. 굳이 NPC에게까지 가서 스킬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

 

 

엣지 있는 운영과 안정적인 서버

 

1차 CBT를 하면서 랙이나 튕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CBT 첫 날 오픈과 함께 생긴다는 서버 불안정 현상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NPC의 경우에는 같은 NPC를 두 명씩 두는 융통성을 보여 사람이 몰려서 NPC를 찾기 힘든 경우도 거의 없었다.

 

다수의 유저들이 몰려서 전투를 치르는 국가전쟁 합전을 플레이하면서도 랙이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였으니, 랙 때문에 게임 못하겠다는 얘기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

 

합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GM의 역할이 뛰어났다. 유저가 몰려 퀘스트와 관련한 몬스터가 부족해지면 바로 몬스터를 소환하거나, 비교적 잡기 힘든 네임드 몬스터가 있는 곳에서는 알게 모르게 버프를 걸어주는 등 게임 내 운영에서 유저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공식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유저의 질문에도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답변을 하거나, 서버 다운과 같은 이슈에 발 빠르게 대처하여 자유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운영 칭찬 글이 올라오곤 했다.

 

 

코에이표 <삼국지 온라인>의 흥행 가능성은?

 

삼국지를 소재로 제작된 온라인게임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MMORPG를 비롯하여 액션 RPG, 웹게임까지 종류와 장르도 다양하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대박 게임은 아직 없다. 때문에 유저들은 삼국지 게임의 명가 코에이에서 만든 <삼국지 온라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CBT가 시작되고 유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코에이의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칭찬을 보냈고, 단순히 삼국지와 코에이의 이름을 보고 접한 유저는 불만을 표시했다. 게임의 색깔이 너무나 분명해서 호불호가 나뉘는 셈이다.

 

코에이의 삼국지가 가지고 있는 뼈대는 매우 훌륭하다. 그리고 그 시스템 또한 시간을 들여 탐구하는 맛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삼국지 온라인> 역시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지만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긍정적인 부분은 <삼국지 온라인>의 핵심 콘텐츠 합전이 1차 CBT 때부터 선보였고,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일종의 RvR이자 국가전쟁인 합전은 향후 <삼국지 온라인>의 생명력과 흥행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관련기사] <삼국지 온라인> 1차 CBT 합전 영상 [원문보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더욱 향상된 <삼국지 온라인>의 한국판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투석기와 요새 등 전략적인 플레이를 위한 갖가지 장치가 있었던 점은 훌륭했다.

단, 제대로 활용하려면 적지 않은 학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