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쓴 섹시한 누님(사실은 유부녀일지도…)의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게임 <베요네타>의 데모 버전이 얼마 전 공개됐습니다. 솔직히 그 동안 공개된 프로모션 영상만 봤을 때는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데빌 메이 크라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베요네타>의 개발자가 바로 오리지널 <데빌 메이 크라이> 1편을 만든 ‘카미야 히데키’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만든 게임의 장르가 바로 스타일리쉬 액션이었고, <베요네타>는 다른 시각으로 봤을 때 <데빌 메이 크라이>의 또 다른 후속작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어쨌든 <베요네타>가 눈길을 끌게 된 이유가 섹시한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겠죠.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항간에는 Xbox360과 PS3 버전이 차이가 확연하다는 말까지 돌았죠. 무엇이 다를지도 비교해서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화려한 액션, 알아보기 힘든 화면
<베요네타>의 재미는 수많은, 그러면서 화려한 콤비네이션 공격에 있습니다. 조작키는 간단합니다. 손, 발, 회피, 점프, 타겟팅, 도발이 전부입니다.
즉 손과 발을 이용한 2개의 버튼을 조합하면 해당하는 콤비네이션이 발동하는 식으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무기는 2자루의 권총과 하이힐처럼 발에 장착한 총, 그리고 긴 검입니다. 권총을 이용한 공격은 영화 <이퀄리브리엄>에서 보여준 ‘건가터’에 버금갈 정도로 멋집니다.
흑발의 마녀 베요네타는 너무 섹시해서 봉인당했을 지도 모릅니다.
특히 이런 액션을 보여주는 주인공이 육감적인 몸매의 여성 캐릭터로,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있다 보니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화려한 액션은 맞는데 캐릭터가 잘 분간되지 않습니다.
적들의 덩치가 큰 편이기도 하고,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주인공이 어디서 무슨 액션을 하는 것인지 확실히 보기 힘들죠. 게다가 선혈과 살덩어리 같은 파편도 화면 여기저기에 튀다 보니 자신이 공격 당하는 것인지 하는 것인지 분간하기도 힘듭니다.
정신 없이 패드를 조작하다 보면 스테이지 분기가 끝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란한 화면 연출이라는 장점은 종종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노출하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이펙트가 캐릭터를 가리는 현상이 자주 있습니다.
■ 액션 게임계의 DOA?
<베요네타> 데모를 플레이하면서 데자뷰를 느끼게 됩니다. 뭔가 익숙한 조작과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낯설지 않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데드 오어 얼라이브>(DOA) 시리즈를 즐길 때와 비슷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콤보 조작은 많은데 굳이 조작법을 외워서 일일이 맞출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DOA>가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와 다른 점은 화려한 콤보 기술은 많지만 버튼을 막 누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술이 나간다는 점입니다.
버튼을 아무렇게나 눌러도 화려한 기술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베요네타>도 마찬가지더군요. 손과 발 버튼을 생각 없이 누르다 보면 화려한 기술이 펑펑 터집니다. 심지어 ‘EASY’ 모드에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최적화 기술을 사용해 주기까지 하니까 말 다한 셈이죠.
앞서 말한, 화려하지만 캐릭터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전투에 가장 최적화된 방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기술을 원하는 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이 역시 조작감에 대한 개인차는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 중요한 것은 콤보를 유지하는 것
<베요네타>의 액션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액션을 사용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콤보 공격을 끊이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콤보를 얼마나 유지하는가에 따라서 마력 게이지의 양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서 사용하는 특수 기술이 달라집니다. 결국 ‘폼생폼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액션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베요네타>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총을 쏴도 엣지 있게 쏘는 것이 <베요네타>의 특징입니다.
첫 번째는 기본 콤보 공격입니다. 버튼을 무작정 누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본공격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콤보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특수기를 사용할 때가 옵니다. 이 특수기는 중세 시대에 선보였던 다양한 고문기구를 소환하는 것으로 마력의 수치에 따라 항상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죠.
따라서 보다 강력한 고문기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콤보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어떤 콤보로 이어 나갈까 고민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식으로 어떡하든지 콤보가 끊이지 않게만 해주면 되는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
■ 선정성, 폭력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게임
데모 버전이기에 초반 스테이지만 맛보기로 플레이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잠깐의 시간에도 선정성과 폭력성이 얼마나 강렬한지 확인할 수 있죠. 국내 Xbox LIVE 계정에 데모가 등록되지 않은 이유일 것입니다.
여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 자체가 몸의 굴곡을 다 드러내는 딱 달라붙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건 옷이 아니라 주인공의 머리카락을 (마력을 써서) 옷처럼 만들었다는 설정이죠. 때문에 머리카락을 이용해 공격을 할 경우 살짝 노출이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주먹으로 만들고 보니 입고 있는 옷이 줄어 듭니다.
물론 절묘한 카메라 워크로 주요 부위는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기는 하지만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되는 장면은 상당히 잦은 편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고문기술에 의한 폭력의 잔혹함입니다. <베요네타>에 등장하는 기술이라고 하지만 중세시대에 사용한 고문기술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오히려 단순한 고문기구만 사진으로 봤던 게이머들에게는 실제 사용 예를 보여주는 격이라 더 잔혹합니다.
이런식의 중세 고문 혹은 처형 방식이 게임에서 그대로 노출됩니다.
길로틴으로 몬스터의 목을 자르고, 철의 여인(Iron Maiden)이라는 철침이 박힌 관에 집어 넣어 선혈이 낭자하게 퍼지는 모습도 구현하고 있죠. 말 그대로 중세시대 고문방법의 총집합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고문기가 등장합니다.
이와 비례해서 피와 살점이 화면 여기저기 터져나가는 모습도 빈번하게 보입니다. 보스전의 마지막 마무리는 몸을 감싸고 있는 머리카락을 총 동원해 마수를 소환시켜 보스를 씹어먹어 버리는 연출도 보여줍니다. 물론 이때 주인공의 살색도 과도하게 많아지죠.
최대마력 방출로 마수를 소환하면 그 반작용으로 시전자는 추위를 타게 됩니다 -.-
■ 같으면서 다른 두 버전
데모는 Xbox360과 PS3 버전 모두 공개되었지만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베요네타>의 데모는 일본 Xbox LIVE와 PSN에 등록된 것으로 해당 계정이 있어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일본은 LIVE 골드 계정만 다운로드 가능).
일단 양쪽 기종 데모의 차이점은 플레이할 수 있는 스테이지입니다. Xbox360은 시계탑 스테이지와 기차역 초반까지 플레이 할 수 있죠. PS3은 기차역 스테이지 전부와 보스전 스테이지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정작 문제가 된 것이 바로 게임의 퍼포먼스 부분입니다. <베요네타>는 Xbox360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이를 세가에서 PS3로 이식했습니다. 덕분에 그래픽이나 프레임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Xbox360, PS3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를 볼 수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Xbox360에서는 60프레임으로 끊임없이 흐르는 액션이 PS3에서는 30프레임으로 떨어지더군요. 사실 PS3 버전을 먼저 접했을 때는 별 문제가 안됐지만 Xbox360 데모를 플레이한 순간 감이 팍 옵니다. 완성판은 Xbox360 버전으로 플레이 해야겠다고 말이죠.
어쨌든 “재미있는가?”라고 물어 본다면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다”고 답할 수준의 재미는 보장합니다. 또 섹시 코드에 잔혹 코드가 동시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연령대가 맞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자면 볼거리도 상당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는 맞춤형 게임 중 하나로 남을 만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 <DOA>의 팬이니까요. 즉 <DOA>가 취향에 맞는 게이머라면 <베요네타>역시 어느정도 취향에 맞을 것이라고 예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