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에서 개발하고 GSP인터렉티브가 서비스하는 <헤쎈>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밀리터리 3인칭 슈팅(TPS)’ 장르의 신작입니다.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3인칭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의 밀리터리 FPS 게임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은폐와 엄폐 같은 액션이 눈에 띄었습니다.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학생기자단 김귀희, 남혁우
은폐와 엄폐로 더욱 사실적인 게임
<헤쎈>이 기존의 FPS 게임과 가장 다른 점으로는 은폐와 엄폐 동작을 들 수 있습니다. FPS 게임은 오직 정면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머리를 밖으로 내밀지 않으면 상대를 볼 수도, 총을 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헤쎈>에서는 은폐·엄폐로 몸을 사물에 가린 상태에서도 상대를 볼 수 있고, 상대방 쪽으로 사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상자나 벽 등에 등을 기대고 상대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게다가 <헤쎈>은 ‘지향사격’(조준하지 않고 적이 있는 곳으로 총구만 향하고 쏘는 사격)을 지원하기 때문에 실제로 해 보면 은폐·엄폐와 더불어 사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지향사격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발동) 아, 물론 지향사격은 몸을 가리고 안전하게 사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명중률은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니 감안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엄폐 후 사격을 할 수 있다.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은폐와 엄폐
은폐·엄폐와 지향사격의 도입으로 사실적인 액션을 경험할 수 있는 <헤쎈>이지만, 문제는 은폐와 엄폐의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상대방과 대치 중일 때 은폐·엄폐를 하면 오히려 등 뒤에서 오는 적에게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플레이의 경우 적이 한쪽 방향에서만 오기 때문에 특정 지점에서 대치상태가 자주 발생하고, 은폐·엄폐도 진가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사람 대 사람의 경우에는 대치상황을 만드는 것보다 상대방이 보지 못하는 사각을 통해 공격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이 때문에 <헤쎈>에서 은폐·엄폐가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 합니다.
낮은 벽이나 박스는 엄폐 중에 타고 넘어갈 수도 있다.
게다가 맵의 구조를 보면 대부분 은폐·엄폐를 하고 있어도 뒤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뒤에서 오는 적을 알아차리기도 힘들고, 방어도 하기 힘든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결국 은폐·엄폐는 몇몇 저격수들을 위한 기능으로 제한됩니다.
실제로 은폐·엄폐는 거의 유일하게 공습미션(다른 FPS 게임의 폭파미션과 동일)에서 무전기를 설치하고 이를 지킬 때 정도에만 사용되고, 나머지 게임 모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은폐·엄폐를 할 수 있도록 해서 차근차근 상대방 진지로 접근하는 느낌을 살리는 게임 모드, 다 대 다 집단전투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모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샷 원킬의 근접공격
<헤쎈>에는 근거리 공격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적에게 바짝 붙어서 [F] 키를 누르면 미리 설정해 둔 근접공격이 나가게 됩니다.
근접공격에 걸리기만 하면 상대방은 무조건 죽습니다. 일격필살의 기술인 셈이죠. 총을 주무기로 하는 슈팅 게임에서 근접해서 손이나 근거리 무기로 적을 죽인다는 것이 쉽진 않지만, 걸리면 한순간에 적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성취감도 큽니다. 기술이 걸리는 순간 자신의 캐릭터는 아무런 공격을 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죠.
3인칭 시점답게 자신의 캐릭터가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단순히 총을 쏘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근접공격으로 다양한 장면을 연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초보자에게는 불친절한 게임
다양한 액션을 쓸 수 있는 만큼 <헤쎈>의 조작체계는 일반적인 FPS 게임에 비해 더 복잡한 편입니다. 심지어 <메탈레이지>나 <버블파이터> 같은 기존의 TPS 게임과 비교해 봐도 <헤쎈>의 조작 키는 더 많고 까다로운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조작키에 대한 설명이나 튜토리얼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헤쎈>에서 수류탄 같은 투척 무기는 휠을 눌러서 던지고, 다른 무기들은 숫자 키로 사용합니다. 덕분에 홈페이지에서 조작법을 확인하지 않으면 게임을 하면서 헤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밖에도 음성채팅이나 게임 내 도움말 등 유저 편의를 위한 장치가 거의 없어 초보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음성 채팅, 게임 내 도움말, 조작 튜토리얼 등 초보자를 위한 시스템이 많이 부족하다.
복잡한 조작키. 하지만 게임 안에서는 전혀 알려 주지 않는다.
차별점을 살리는 것이 흥행의 관건 |
<헤쎈>이 다른 온라인 FPS나 TPS 게임과 다른 점이라면 밀리터리 슈팅이지만, 은폐·엄폐와 근접공격 같은 액션을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헤쎈>은 자신의 특장점을 크게 어필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은폐·엄폐를 위해 [space] 키를 누르는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만약 쓴다고 하면 벽 쪽으로 잠시 피하려고 쓴 거죠. 현실 속 전투에서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은폐·엄폐겠지만, 막상 <헤쎈>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결국 <헤쎈>은 앞으로 특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게 발전하는 것이 흥행의 관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