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게이트에서 개발하고 KTH 올스타에서 서비스하는 <카로스 온라인>은 소위 말하는 <리니지>와 같은 방식의 정통 ‘한국형 RPG’를 표방하는 게임입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당신의 전쟁에는 이유가 있는가?”와 같은 자극적인 광고카피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전쟁’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카로스 온라인>은 지난 11월 중순 시작된 오픈 베타테스트(OBT) 직후 동시접속자 수 4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퍼블리셔 발표 수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오픈 1달 가량 지난 현재, <카로스 온라인>은 유저들로부터 “지금까지 이런 RPG는 없었다”는 광고 카피가 패러디되면서 “정말로 이런 RPG는 없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전쟁이 없는 전쟁 RPG?
앞에서도 말했듯 <카로스 온라인>은 대외적으로 무엇보다 전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전쟁에는 이유가 있는가?’라는 광고문구나, ‘Reason of War’(전쟁의 이유)라는 부제목만 봐도 알 수 있죠.
여기까지만 보면 이 게임은 마치 길드 단위의 전투가 되었든, 시스템적인 종족전이나 국가전이 되었든 유저들 간의 대규모 전투를 굉장히 많이 다룰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서 광고문구나 부제목에 혹해서 <카로스 온라인>에 접속한다면 실망의 쓰나미만 몰려올 뿐입니다. 현재 게임 안에서는 종족 간의 대규모 전투도, 국가 간의 전투도, 시스템적으로 자유롭게 대규모 전투를 펼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있다면 필드 상에서의 자유 PvP(일명 PK)나 길드 단위의 전투가 전부입니다.
필드에서의 자유 PvP는 다른 게임에도 많이 도입되어 있는 요소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쟁’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게임 속에 있는 건 고레벨의 저레벨 학살이나, 길드 간의 의미 없는 자존심 싸움에 따른 국지적인 전투 정도입니다.
다행히 <카로스 온라인>은 <RF 온라인>과 굉장히 유사한 형태의 ‘광산 점령전’을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는 20인 이상의 길드들이 참여해 광산을 점령해서 이익을 도모한다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 유저가 참여하기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광산 점령전은 12월 9일에야 겨우 테스트 서버에서 테스트를 시작했기 때문에, 과연 본 서버에 언제 적용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여기에 또 하나 ‘기획상’으로 <카로스 온라인> 전쟁의 백미로 꼽히는 공성전은 아예 기약이 없습니다.(홈페이지 상에는 12월 중순 공개라고 하는데, 지금이 12월 중순이죠)
실제 업데이트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이 정도의 유저들이 모여도 프레임 저하가 눈에 띄게 일어납니다.
구관이 명관이다?
<카로스 온라인>은 기본적인 게임 형식 면에서 ‘정통 한국형 MMORPG’를 표방합니다. 필자도 처음 <카로스 온라인>을 해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게임이 바로 <리니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무분별한 PK가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 유저가 몬스터나 다른 유저에게 죽으면 아이템을 떨어트리는 점, 그리고 ‘최고 레벨’ 이후 길드 간의 무한 경쟁으로 유저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까지 <카로스 온라인>은 많은 부분이 <리니지>와 유사합니다.
따라서 이 게임은 직관적이고 간단명료한 게임을 원하는 유저, 그리고 과거의 한국 MMORPG 같은 게임성을 최신 3D 그래픽으로 즐기고 싶은 유저들이라면 친숙한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구관이 명관일 수 있다는 거죠.
다른 게임들과 많이 차별되는 요소인 플레타 시스템.
그렇다고 해서 <카로스 온라인>에 과거에 봤던 시스템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플레타’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플레타는 사냥을 할수록 쌓이는 포인트를 말하는데요, 이를 이용하면 레벨제한이 없는 장비 아이템을 만들 수 있고, 성능이 좋은 특수 아이템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오직 플레타 포인트로만 익힐 수 있는 ‘플레타’ 속성의 패시브 스킬을 배울 수도 있고요.
제작에 필요한 플레타 결정체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많은 플레타 포인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저레벨 유저가 도전하기에는 상당히 벅찹니다.
다만, 이 플레타는 모이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저레벨 유저라면 스킬 획득이나 특수 아이템의 제작, 장비 아이템 제작 등에 동시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킬만 찍다 보면 모든 플레타를 금새 소모한다고 할까요?
또한 플레타 속성은 한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었고 각 속성간 밸런스 조절 실패로 초보 유저가 속성을 잘못 선택하면 캐릭터를 다시 키워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끝이 없는 오토 사냥 시비
현재 <카로스 온라인>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라면 오토(자동사냥)와 불법 프로그램 논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실 클로즈 베타테스트(CBT) 때부터 걱정이 다분했기는 했지만, 실제 OBT가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각 사냥터에는 오토가 말 그대로 우후죽순 등장했습니다.
단순한 오토 외에도 ‘스피드 핵’ 같은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가 많이 눈에 띕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사에서는 단속 의지를 밝히고 있고,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OBT 1달이 지난 지금도 오토 문제는 게임 내에서 크게 작게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공지의 3분의 1이 불법 프로그램 관련 사항.
유저가 많다고 해서 그게 다 유저일까요.
낚시는 한번 설정해 놓으면 자동이라 낚시터에는 오토도 어울리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문제가 OBT 중인데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령 가방 단위로 쪼개져 있는 인벤토리는 드랍되는 아이템의 양에 비해 용량이 작아 불편함이 크고, 아이템의 가격은 실제 유저가 그 레벨에 ‘정상적인 플레이로’ 벌 수 있는 돈에 비해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어려움을 겪기 쉽습니다.
그리고 화면 해상도를 높이면 넓은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UI가 화면에 반비례해서 작아지기 때문에 고해상도로 설정하고 보면 인벤토리나 다른 UI를 보기 힘들어집니다. 여기에 일부 지형에서 캐릭터가 공격을 받지 않고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는 지형 버그부터 시작해 다양한 버그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해상도를 높이면 각 UI의 사이가 너무 떨어져서 가독성이 줄어듭니다.
일명 ‘걸치기 버그’라고 불리는 지형 버그.
결과적으로 <카로스 온라인>은 <리니지>로 대표되는 ‘한국형 RPG’의 틀을 그대로 가지고 온 MMORPG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취향은 마치 이상형과 같아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카로스 온라인>도 취향에 맞는 유저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반면, 게임을 하는 내내 자동사냥에 시달리고 스킬을 배울 때마다 부족한 돈에 쩔쩔매는 게임을 원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는 맞지 않는 게임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카로스 온라인>이 전면에 내세운 이유 있는 대규모 전쟁이 하루 빨리 구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