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3인칭 슈팅(TPS) 게임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많이 나오는 만큼 저마다의 특징과 소재도 다양하죠. 그 중에서도 네오위즈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디젤>은 <기어스 오브 워>와 유사한 스타일의 근미래 배경 밀리터리 TPS입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디젤의 핵심, 엄폐와 처형
<디젤>은 TPS 게임이지만 기본 흐름은 <서든어택> 같은 PvP 중심의 FPS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저는 방을 만들고 다양한 모드 중에 하나를 골라서 다른 유저들과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다만, TPS 게임이기 때문에 <디젤>은 ‘조작하는 캐릭터의 뒤통수까지 보이는 시야’와 이런 넓은 시야를 활용한 ‘다이나믹한 액션’을 강조한 측면에서 일반 FPS 게임들과 다릅니다.
FPS 게임의 시야에 비하면 TPS의 시야가 확실히 넓습니다.
<디젤>이 선보이는 액션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엄폐’입니다.
<디젤>에서는 각종 사물에 붙은 다음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엄폐할 수 있습니다. 가령 벽에 붙어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벽에 몸을 붙인다는 식이죠. 이런 엄폐 상태에서는 적의 공격을 안전하게 피하면서 상황을 살필 수 있고. 팔만 내밀어서 총을 쏠 수도 있습니다. Xbox360용 TPS 히트작 <기어스 오브 워>를 떠올리면 쉬울 것입니다.
엄폐는 이제 TPS에서 기본이 된 느낌입니다.
<디젤>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징은 화끈한 처형 액션입니다. 적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한방에 상대를 제압하는 쾌감이 상당하더군요. 적의 뒤에서 [F] 키를 누르면 처형 공격이 나가고, 3인칭 시점의 연출된 장면이 나옵니다.
불편한 조작, 정리가 필요하다
앞서 설명한 <디젤>의 두 가지 특징은 재미를 주는 핵심요소입니다. 그런데,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 기준으로 <디젤>의 엄폐 조작은 불편했습니다.
<디젤>에서는 엄폐가 가능한 오브젝트 앞에서 반드시 [스페이스바]를 눌러야만 엄폐에 돌입하고, [S] 키를 눌러야 엄폐가 풀립니다. 엄폐와 엄폐해제에 쓰이는 키가 다르기 때문에 다음 동작들이 생각한대로 연결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령 엄폐 상태에서 상대방이 접근해 오면 재빠르게 ‘구르기’로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엄폐 상태에서 구르기를 하려면 [S]키로 우선 엄폐를 해제하고, 다시 [방향키]와 [스페이스바]를 함께 눌러야 합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이렇게 까다로운 조작은 부담이 되죠.
엄폐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오브젝트를 찾아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키를 눌러야 하는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약간의 오차로 인해 계획한 엄폐가 발동되지 않을 확률이 있다는 건데요, 이는 결국 유저들의 스트레스로 연결됩니다.
엄폐가 풀리지 않아 근접전에서 죽는 경우도 자주 있었습니다.
엄폐에서 스프린트 말고 바로 회피동작을 할 수는 없을까요?
엄폐 액션의 기초가 된 <기어스 오브 워>를 보면 달리는 도중에 특별한 조작이 없어도 사물에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엄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엄폐가 가능한 오브젝트와 약간의 거리 차이가 있어도 미끄러지는 액션을 통해 바로 엄폐할 수 있죠.
이러한 특징 덕분에 <기어스 오브 워>에서 엄폐는 매우 유용하게 쓰이며, 긴박한 상황이라도 조작에 있어 큰 불편함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패드와 다른 마우스+키보드 조합이지만, 현재 <디젤>의 조작법은 엄폐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생각보다 번거롭게 느껴지는 조작법.
실전 플레이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흐름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문앞인데 한쪽은 엄폐가 되고, 다른 한쪽은 엄폐가 불가능한 상황.
TPS의 개성을 살린 맵이 절실하다
<디젤>과 유사한 밀리터리 TPS 게임 <헤쎈>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디젤>의 맵을 보면서 ‘TPS용으로 만든 것인가? 오히려 FPS에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특히 엄폐를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맵의 전투 동선은 ‘뒤를 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실전 플레이에서는 생각했던 것만큼 엄폐를 자주 활용하기 힘들었습니다.
엄폐 상황에서 조준해도 적이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1차 CBT에서 공개된 ‘제3창고’ 맵에는 엄폐가 불가능 지역도 상당수 있고, 엄폐해도 다른 동선으로 적이 파고 들어오기 때문에 차라리 엄폐를 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 더 유리했습니다.
밑에서 싸우기보다 위에서 엄폐한 채 가만히 있는 유저를 잡는 게 더 쉽더군요.
‘제3창고’와 반대로 ‘송유관’ 맵은 엄폐 장소가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개인전 맵이지만, 이곳 저곳에 깔린 사물이 워낙 많아서 TPS의 장점인 시야가 매우 제한되어 답답했습니다.
엄폐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무빙 어택으로 싸우는 중입니다.
한층 발전한 2차 CBT를 위하여
<디젤>의 1차 CBT에 참여한 유저들은 시원한 액션(처형)이 인상 깊었다고 꼽았고, 느린 캐릭터 움직임과 사운드가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사운드는 이른바 ‘사운드 플레이(소리로 적의 이동동선과 공격여부를 파악하는 것)’가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디젤>의 콘셉트가 미래인 점을 감안하면 총기의 소음을 줄이는 법을 찾았다는 설정도 가능하겠더군요. 물론 보완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반드시 [엔터] 키를 눌러야 채팅창이 켜지는 부분도 불편했습니다.
무엇보다 TPS 게임만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많은 FPS 게임들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고, TPS 신작들도 쏟아지기 때문에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화끈한 처형 액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엄폐를 활용한 전투, 충실한 맵, 무기 밸런스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발전한 <디젤>의 2차 CBT를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