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발리언트>가 최근 ‘블라인드 테스트’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던전 어드벤처 MORPG’를 표방하는 이 게임은 3D 그래픽이지만 기본적으로 ‘2D 횡스크롤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액션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액션 RPG와 무엇이 같고, 어떻게 다를지 함께 살펴보시죠. /디스이즈게임 필진 워보스고르거츠
‘던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겉모습
<발리언트>는 적어도 겉모습만 보자면 <던전앤파이터>로 대표되는 액션 MORPG의 기본 틀을 따르고 있습니다.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고 NPC들로부터 퀘스트를 받는 ‘마을’이 있고, 인스턴스 형태로 진행되는 ‘던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마을에서 퀘스트를 받고 파티를 모아 던전 입구에 가면 이동할 수 있는 던전의 목록이 뜨고, 선택해서 들어가면 ‘모험’을 가장한 ‘몬스터 학살극’이 펼쳐집니다.
최종적으로 던전의 끝에서 보스를 물리치면 하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것이 되고, 성적에 따라 각종 보상을 받습니다. 이런 식으로 레벨업을 하고, 다시 퀘스트를 받고, 다음 던전으로 출발합니다.
3D MMORPG가 생각나는 캐릭터 선택 화면.
던전에 들어가면 바로 전형적인 2D 횡스크롤 액션 RPG의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발리언트>가 기존의 횡스크롤 액션 MORPG의 틀을 100% 완벽하게 따르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몇몇 군데에서는 다소 눈에 띄는 특징도 보이는데요, 대표적으로 캐릭터들의 ‘클래스 구분’이 없다는 점과 ‘무기 교체’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5개의 무기를 자유롭게 바꾸면서 싸운다
<발리언트>에 접속한 유저들은 세 종류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서 시작하게 됩니다. 캐릭터 선택에 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외형에만 차이가 있을 뿐, 착용이 가능한 무기나 시작위치 등은 모두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클래스’ 개념이 없는 대신, <발리언트>는 유저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이 게임에는 모두 5가지 무기들이 등장하는데, 각 무기 별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나 전투 스타일은 천차만별입니다. 레벨업이나 스킬의 습득도 캐릭터 단위가 아닌 무기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캐릭터는 그냥 백인, 흑인, 황인 이라고 생각하는 게 편합니다.
<발리언트>에는 유저들이 5개의 무기 중 3개를 사전에 설정해서 실시간으로 바꿔서 쓸 수 있는 ‘무기 스웝’ 시스템이 있습니다. 무기 교체에는 별도의 딜레이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유저들은 상황에 맞춰 수시로 무기를 바꾸면서 전략적으로 전투를 풀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무기를 바꾸면서 싸울 일은 거의 없습니다. 두 개의 무기를 동시에 육성하면서 제련하는 것 보다는 하나의 무기만 제련하거나 집중적으로 육성시켜서 스킬을 배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무기 레벨 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결국 여러 무기를 육성하는 것보다 하나의 무기만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게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몬스터들의 인공지능(AI)이 다양해서 상황에 따른 무기 교환이 꼭 필요한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적당히 거리를 벌려 가면서 무기의 기본 평타나 스킬만 사용하면 대부분의 몬스터들을 무리 없이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무기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합니다.
전반적인 던전의 난이도는 쉬운 편.
두 개 이상의 무기를 사용하면 생기는 문제는 스킬 단축키에 배정하는 키보드 버튼도 2배 이상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무기를 바꾸면 기존 무기의 스킬 단축키가 새로운 무기의 스킬 단축키로 바뀐다는 식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을 텐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른 무기의 스킬을 사용하거나 무기를 바꿔서 쓴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위의 두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무기 스웝은 한두 번의 재미요소로 진행할 수는 있어도, 실제 게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기 스웝 시스템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조작의 개편과 함께 무기를 자주 바꿀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거나, 각 무기가 몬스터마다 다른 효율을 보여주는 등 보다 전략적인 측면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뛰어다닌 후에 몰아서 때리면 훨씬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퀘스트, 너무 넓은 마을 |
<발리언트>는 ‘RPG’답게 퀘스트 시스템이 있고, 이번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첫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양의 퀘스트를 선보였습니다.
낮은 레벨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때는 한 번 마을을 돌면 10개가 넘는 퀘스트를 받아올 정도인데요, 전반적으로 NPC들의 위치를 찾기 쉽고 수행의 목표도 명확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이를 수행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거의 모든 퀘스트들이 던젼을 클리어 하면 완료되기 때문에 진행은 수월한 편.
문제는 “마을이 지나치게 넓다”는 것입니다. 한번 던전을 클리어하면 각각의 NPC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퀘스트를 완료해야 하는데, 마을 동선은 지나치게 넓고, 캐릭터들의 속도도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장시간 마을을 뛰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특히 NPC 대화 퀘스트의 경우 진행 도중에 레벨업을 하면 마을 전 필드에 분산되어 있는 NPC들이 다시 일제히 퀘스트를 주기 때문에, 다시 한번 마을을 이리 저리 뛰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마을 안에서는 “빨리 달리기” 기능이라도 넣어 주는 게 어떨까요.
이걸 어느 세월에 다 받을까….
<발리언트>에서는 던전을 진행하거나 퀘스트를 완료해서 나오는 제련석으로 무기를 제련할 수 있습니다. 제련은 어느 정도 실패확률이 있어서 장비가 파괴될 수 있지만, 일단 성공하면 해당 무기로 적을 공격했을 때 추가 대미지가 붙게 됩니다.
제련에는 ‘속성’이 있어서 불, 물, 빛, 어둠 등 여러 속성을 무기에 부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어떤 던전에서, 어떤 몬스터에서 이런 속성을 사용해야 한다는 룰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차후에 게임의 볼륨이 커지게 되면 상성이 생겨서 전략적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공격 대미지 옆에 플러스 형태로 추가 대미지가 표시됩니다.
개발진의 열정만큼 확실한 경쟁력이 필요
이번 첫 테스트에서 드러난 <발리언트>는 전반적으로 기존의 횡스크롤 액션MORPG와 뚜렷하게 다른 점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이제 첫 테스트를 진행한 게임에게 냉정한 평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소위 말하는 ‘대작급’ 액션 MORPG들이 몰려 나오는 시점에서 보다 확실한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발리언트>는 앞으로 전체적인 게임의 속도감, 타격감, 밸런스, 캔슬이 불가능한 액션 시스템 등 손볼 곳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개발자들과 운영진들이 적극적으로 유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함께 가는 모습을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테스트 종료 후 <발리언트>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유저들이 올려놓은 피드백에 진행상황에 대해 꼼꼼하게 코멘트를 남겨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기 드문 광경이죠. 앞으로 더욱 발전해서 고유의 게임성과 던전 어드벤처의 묘미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조목조목 적어 놓은 <발리언트> 개발진의 개선상황. 정성이 돋보입니다.
보스전에서는 마지막 순간에 ‘피니시 무브’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