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하이브리드 MMORPG <아르고>가 지난 해 말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를 실시했습니다. 새로운 대륙과 종족전, 다인 공격전차의 추가 등 새로운 콘텐츠가 공개되었는데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듀란군
■ 첫 대면과 전쟁의 서막
<아르고>의 핵심 콘텐츠는 노블리언과 플로레스라의 생존을 건 종족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대륙 나이힐이 업데이트되면서 그 동안 상대편 종족을 볼 수 없었던 유저들이 서로 만나 치열한 혈전을 벌이게 되죠.
나이힐에는 두 종족의 대도시인 레나렌시아(노블리언), 포르튜나이(플로레스라)에서 종족전을 치를 전장인 ‘빛의 사막’으로 이동해 그곳의 전초기지를 중심으로 종족전이 벌어지게 됩니다.
노블리언 대도시 레나센시아.
플로레스라 대도시 포르튜나이.
노블리언 전초기지. 나무와 철판 파이프로 된 외벽이 인상적이다.
플로레스라 전초기지. 중세 성벽을 연상하게 만든다.
2차 CBT 마지막 날엔 운영진(GM)의 협조를 받아 이벤트 종족전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60여 명의 유저들이 진영을 나눠 싸우는 모습은 볼 만했습니다. 특히 그저 상대방을 공격해 죽이는 PK가 아닌 전략을 짜고 진형을 갖춰서 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플로레스라 전초기지에 숨어 들어온 노블리언. 그 뒤로 그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GM표 다인 공격 전차. 레벨 차이가 나서 아쉽게도 타 보지는 못 했다.
이벤트 종족전의 예정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유저들의 열기에 1시간 더 연장해 총 2시간의 이벤트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 많은 인원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종족전을 즐겼는데요, 향후 좀 더 많은 유저들이 모이면 보다 확실한 종족전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개성 있는 백팩 시스템과 이동수단
노블리언이나 플로레스라 두 종족 모두 백팩이란 물건을 사용합니다.(플로레스라의 백팩은 버킷이라 불립니다.)
백팩은 코어(플로레스라는 오르라 부름)를 연료로 해 착용자에게 3개의 상승효과를 줍니다. 공격, 방어, 대쉬가 그것이지요. 밸브를 연 상태로 해당 행동을 하면 일정량의 코어가 소비됩니다. 대쉬 상태에선 점프력 향상과 2단 점프도 가능했지만, 아직 그 점프를 활용하는 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엔 올라가기 어려운 높은 곳에 올라가는 정도였습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진 못 합니다.
대쉬 외에도 탈것을 이용한 이동도 가능합니다. 개인 탈것을 비롯해 종족전에서 활약하는 다인(多人) 공격전차도 있습니다. 전차에는 1~4명이 탑승할 수 있고 전차에 매달린 기관총으로 공격도 할 수 있습니다. 2차 CBT에선 다인공격전차를 타고 필드 사냥도 가능했지만, 30레벨이 되어야 탈 수 있는 물건이라 짧은 테스트 기간 중 30레벨을 달성한 유저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탈것의 외모는 종족에 따라 다르게 생겼습니다. 노블리언의 탈 것은 합판과 금속을 제련해서 만들어 스팀펑크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기계입니다. 반면 플로레스라는 반생물형 외관을 지니거나 거대한 물고기를 연상하게 하는 탈것이죠.
노블리언 다인공격전차. 앞에 달린 2개의 터빈이 인상적이다.
플로레스라 다인공격전차. 일명 복어(?)라고 불린다.
■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캐릭터
<아르고>에는 모두 8종의 직업이 있습니다. 어택커, 탱커, 누커, 봄버, 체이서, 스나이퍼, 테이머, 프리스트가 그것입니다. 8종의 직업은 유형별로 2개씩 묶여 4개의 직업군으로 불립니다.
노블리언은 카발리어(어택커, 탱커), 알케미스트(누커, 봄버), 바운티헌터(체이서, 스나이퍼), 메딕(테이머, 프리스트)라 불립니다. 플로레스라는 가디언(어택커, 탱커), 메이지(누커, 봄버), 어쌔신(체이서, 스나이퍼), 애니미스트(테이머, 프리스트)입니다.
종족 : 노블리언, 직업군 : 카발리어, 직업 : 어택커
종족 : 플로레스라, 직업군 : 가디언, 직업 : 어택커
사실 이 직업군은 의미가 없습니다. 단지 종족 별로 부르는 이름이 틀릴 뿐이지요. 노블리언의 어택커와 플로레스라의 어택커는 국가 스킬만 다를 뿐이지 직업 스킬은 똑같습니다. 이는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점은 종족, 외모, 국가스킬 정도입니다.
굳이 세계관을 언급하지 않아도 두 종족의 마을을 보면 기계식 문명인 노블리언과 자연 문명인 플로레스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차이를 직업에도 적용해 같은 직업이라도 사용하는 무기(노블리언이 총을 쓴다면 플로레스라는 활이나 석궁)나 스킬(같은 전기의 힘을 쓴다고 해도 노블리언은 전력을 통한 전기 쇼크, 플로레스라는 번개의 힘을 이용)에서 차이점을 보였다면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에 적합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 또 하나의 성장. 모험 레벨
캐릭터의 기본 레벨과 다르게 모험 포인트를 얻어서 상승하는 모험레벨은 <아르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모험 포인트는 퀘스트, 지역탐사, 사냥, 대전, 전장을 통해서 획득합니다. 모험 레벨이 높아지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모험 레벨에 관련된 설명이 보인다. 자세히 읽어 두는 게 좋다.
첫 번째는 모험 스킬의 습득입니다. 모험 스킬에선 탑승물 이동속도 상승을 시켜주는 패시브 스킬부터 반경 15M 이내의 모든 아군을 부활 시키는 스킬, 반경 10M 이내의 모든 아군에게 15초간 100% 크리티컬 공격 버프를 걸어주는 스킬 등 후반으로 갈수록 강력한 스킬 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모험 레벨 2레벨당 1의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모험 스킬을 전부 배울 순 없습니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스킬 트리를 타는 것이 중요하지요.
10포인트의 모험 포인트를 어떻게 쓰는가가 중요한 문제다.
두 번째론 레벨에 따른 적용 어빌리티입니다. 모험레벨이 상승할수록 적용 어빌리티의 능력치 보너스가 상승합니다. 보너스는 능력치 전반에 걸쳐서 상승합니다.
마지막으로 모험 상인에게서 모험 포인트를 사용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모험 상인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은 능력치 증가 포션, 이동속도 증가 포션등 소모성 아이템과 30레벨 이상의 직업별 무기 및 방어구도 살 수 있습니다.
감소하는 모험 포인트를 고려해 구입하자. 레벨이 하락하면 사용 불가 판정이 나온다.
모험 포인트를 사용하면 그 양에 따라 모험 레벨이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모험 레벨이 낮아짐으로 인해 사용하던 장비나 아이템의 사용이 불가능 해질 수 있고, 적용 어빌리티 또한 레벨이 낮아짐에 따라 감소하게 됩니다.
■ 유저를 생각하는 운영진, 유저를 생각하는 유저
2차 CBT 기간 내내 게임 내에 GM이 상주하며 도우미 역할을 했습니다. 건의 사항이나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아르고>를 처음 플레이 하는 유저들의 질문에 답해 주었는데요, 1차 CBT 등 이전 테스트에 참여했던 유저들이 외치기를 이용해 GM 대신 답변해 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베테랑 유저들은 틈틈이 깜짝 이벤트를 해 유저들에게 아이템을 선사하는가 하면, 종족전에선 처음 가보는 지역에서 헤메지 않도록 유저를 인솔하거나 뒤처진 유저를 소환해서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종족전 진행 중엔 GM 레이드(?)의 재미도 선사하기도 했죠. 종족전이 끝난 후엔 유저들과 간담회를 가져 뜻깊은 시간을 나눴습니다.
레이드 보스를 자청한 [GM] 봄봄 님. 하지만 아이템 드랍은 없더군요.
종족 별로 진행된 간담회. 건의 사항과 개선 사항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GM들은 마을 복귀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 귀환 커맨드를 적용하거나, 코어 사용 시 백팩에 채워지는 용량을 늘리는 등의 편의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 아르고, 아직 손볼 곳이 많다
캐릭터 선택을 하고 처음 접속을 하면 느닷없이 시작하는 종족전.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가 아닌 고레벨 캐릭터로 전투가 한창 벌어지는 가운데 3분 동안 기지를 지키라는 임무를 받게 됩니다. 이는 튜토리얼 전투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긴 하지만 <아르고>를 처음 접한 유저들은 이 튜토리얼 때문에 시작부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전장에 던져진 병사의 심정이랄까요? 뭘 해야 될지 모르고 우왕좌왕 하다가 공격을 받고 반격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 NPC에게 금방 눕게 마련이죠. 누운 후 포기하면 시작지점으로 넘어가지만 처음 하는 유저들은 알 리가 없죠.
결국, 몇 번을 재시도하다 포기해 시작지점으로 넘어오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게임을 종료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튜토리얼 임무 수행중.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편의를 위한 퀘스트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있었지만 정작 이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없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는 유저도 꽤 많았습니다. 채팅창의 경우 채팅과 시스템 메시지, 도움말이 한 채팅 창에 올라오기 때문에 채팅에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보조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조 직업은 10레벨에 배운다는 도움말이 채팅창에 올라올 뿐 자세한 가이드가 없었습니다. 퀘스트 아이템의 경우엔 빛이 나 어떤 걸 채집하면 되는지 확연하게 눈에 들어오지만, 채집 재료의 경우엔 필드 오브젝트인지 채집 재료인지 일일이 마우스를 가져다 대지 않으면 구별이 가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소셜액션의 경우 채팅 설정에 같이 숨어(?) 있어 필자도 2차 CBT 마지막 시점에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소셜 액션을 액션 스킬창에 등록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들더군요.
이걸 찾아내서 사용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파티 시스템의 경우엔 경험치 분배, 아이템 습득, 돈 분배 설정이 잘 되어 있어서 만족했지만 정작 파티 구성 뒤 파티원과 일정거리 이상 멀어지면 자동으로 파티가 해제되어서 신경 쓰지 않으면 계속 파티를 다시 맺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2차 CBT를 마친 <아르고>. 게임성으로는 기존 MMORPG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종족전은 핵심 콘텐츠라 불려도 될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운영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유저들이 칭찬을 했을 정도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세한 곳에 드러나는 여러 문제점들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CBT 기간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전 오중석 AD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아직 공개된 컨텐츠는 25% 정도라고 하니 앞으로의 <아르고>를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