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탭이 개발하고 KTH가 서비스하는 <와인드업>은 리얼리티, 즉 ‘현실과 유사한 야구’를 추구하는 온라인 야구 게임이다. KBO 라이선스를 획득한 <와이든업>에는 현존하는 한국 프로야구 8개 구단과 선수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선수의 외형, 시스템, 환경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김진수
카툰 렌더링 그래픽이 아니다!
<신야구> 이래로 그 동안 국내 온라인 야구 게임들은 모두 카툰풍 그래픽에 ‘캐주얼’한 느낌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이와 달리 <와인드업>은 ‘리얼한’ 느낌을 살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물론 그 리얼함의 수준이 <MLB 2K> 시리즈 같은 패키지·콘솔 게임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그래도 <와인드업>은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충분히 볼 만한 수준의 사실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선수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다. KBO 라이선스를 획득해 선수들의 실명과 초상권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각 선수들을 7등신 캐릭터로 실제와 흡사하게 구현해 놓았다.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애니메이션도 사실적이고, 카메라 앵글 잡는 것은 TV 야구 중계를 보는 것 같다.
특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 파울을 날리고 타석 밖에서 자세를 가다듬는 모습, 슬라이딩한 선수 몸에 흙이 묻는 모습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엿보인다.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 연출. TV 중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타임아웃 연출. 투수와 포수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준다.
외야 타구를 잡아주는 연출. 실제 TV 중계에서 쓰는 카메라 워크와 유사하다.
슬라이딩을 해 몸에 흙이 묻은 것까지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슬라이딩을 많이 하면 흙이 더 많이 묻는다.
<와인드업>의 투구와 타격 방식은 굳이 비교하자면 <슬러거>와 유사하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해서 투구와 타격을 하는데, <슬러거>나 다른 야구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유저라면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밑에서 설명할 ‘예측 시스템’ 등을 활용하면 초보자라고 해도 비교적 타격을 쉽게 할 수 있다.
다만, 수비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함께 사용하며 FPS 게임을 하듯 [W] [A] [S] [D] 키 등을 적시에 눌러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W, A, S, D와 마우스를 섞어 쓰도록 만든 수비 조작. 적응하고 나면 편하지만,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이 게임의 타격과 투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예측 시스템’이다. 타자는 투수가 공을 던질 위치를 미리 예측해서 마우스를 대고 있으면 파란색으로 공이 날아올 곳이 정확하게 보인다. ‘예측 시스템’ 때문에 투수는 타자가 예측하지 못 할 ‘허를 찌르는’ 투구를 해야 하고, 타자는 투수가 어디에 공을 던질까 묵묵히 기다리며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측에 성공하면 공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정확하게 보일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는 것이 타격의 비결.
다시 말해, 투구와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싸움’이라는 것이다.
예측 시스템 외에도 수싸움을 강조하기 위한 시스템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투수가 이전 타자에게 던진 공의 위치를 계속 표시해 주는 것이나, 투수가 비슷한 볼 배합으로 계속 공을 던지면 안타를 내주기 쉽다는 점 등이다.
이전 타석의 볼 배합을 보여주기 때문에 투수가 던질 공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비 전술도 수싸움의 일부분이다. 타자가 원하는대로 공을 당겨 치거나 밀어 칠 수 있기 때문에 수비 전술도 이에 맞춰져 있다. 후진 수비, 당겨 치기 대응 수비 등 일곱 가지 수비 전술을 사용해 상대의 타격 코스에 대항할 수 있다. 상대의 타격 코스를 정확하게 예측하면 타격을 당하더라도 쉽게 아웃 시킬 수 있고, 반대로 예측에 실패하면 평범한 플라이 타구도 잡지 못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와인드업>은 심리전에서 밀린다면 아무리 컨트롤이 좋아도 이길 수 없다. 유저들은 지지 않기 위해 계속 머리를 쓰며 게임을 하게 된다.
<와인드업>의 첫 번째 CBT에서는 구단을 생성하면 국내 8개 프로 구단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자신이 가진 20만 니프(게임머니)를 가지고 1군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었다.
20만 니프라는 돈이 제약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1군 선수를 모두 영입할 정도의 넉넉한 돈이다. 또 실제 2군 선수들도 몇 명 영입할 만한 여유가 있다.
이후 ‘구단 관리’에서 선발투수의 순번과 타순, 포지션 등을 설정하면 출격 준비가 끝난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능력치를 비교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시스템들은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잘 갖춰진 편. 따라서 야구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어떠한 어려움도 없이 자신의 팀을 구성할 수 있다.
구단 관리 화면. 깔끔하고 직관적이다.
<와인드업>에는 포인트를 이용해 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이 있다. 각 선수마다 잠재력과 TP 포인트가 존재하는데, 선수에게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 특정 능력에 TP를 투자해 원하는 선수로 육성할 수 있다. 단, 아무리 TP가 많아도 선수의 나이가 많거나 총 능력 수치/잠재력이 적다면 더 이상 육성할 수 없다.
TP는 선수가 직접 경기에서 활동해야 얻을 수 있고, 경기 결과가 좋을수록 더 많은 TP를 받게 된다. TP는 팀 전체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에게 따로 쌓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싶은 선수를 경기에 자주 내보내야 한다.
될 성 부른 선수는 잠재력부터 다르다. 잠재력이 있어야 육성할 수 있다.
각 선수들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고, 이는 알파벳 등급으로 S부터 D까지 구분되어 있다. 등급이 높은 선수일수록 영입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만, 잠재력을 이용해 더 훌륭한 선수로 육성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당장은 능력치가 떨어져도 잠재력이 높은 선수, 잠재력은 낮지만 당장의 능력은 높은 선수를 두고 유저들은 끊임 없이 고민하게 된다.
한 시즌이 끝나면 나이 많은 선수는 은퇴하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와인드업>은 10 게임을 완수하면 한 시즌이 종료된다. 시즌이 끝나면 추가 드래프트 기회가 주어지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반면, 연차가 높은 선수들은 은퇴를 한다. 따라서 팀을 관리할 때는 선수 개인의 육성과 더불어 팀 전체의 장기적인 전력도 고려해야 한다. 굉장히 머리 아픈 요소일 수 있지만, 하나의 팀을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살릴 수 있다.
첫 CBT에서 <와인드업>은 첫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큰 서버 문제나 버그가 없어서 플레이 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기본적인 게임의 뼈대도 특별하게 나무랄 데가 없었다.
다만, 투구/타격의 밸런스가 아쉬웠다. 예측 시스템 때문에 선구안 능력이 높은 타자를 만나면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던져야 하고, 어쩔 수 없지는 족족 안타를 맞는다. 기본적으로 장타나 홈런이 자주, 쉽게 나오기 때문에 게임 내 ‘타고투저’ 현상이 심했다.
4이닝 경기인데 이런 ‘핸드볼 스코어’가 나오는 일이 흔했다.
그리고 선수 육성에서 ‘수비’ 능력이 빠져 있는 것도 아쉬웠다. 이번 CBT에서는 기본적으로 정해진 수비, 주력, 송구 능력만을 이용해 수비할 수 있었다. 다음 테스트에서 수비 능력 육성을 가능하게 만들어서 슬라이딩 캐치 확률이나 점핑 캐치 범위 증가 등의 효과가 생기면 ‘타고투저’ 현상을 다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이러한 밸런스 문제들은 향후 테스트에서 수정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전반적으로 <와인드업>은 첫 CBT에서 ‘리얼리티’ 야구 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하게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게임의 성향이 성향이다 보니 실제 한국 프로야구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부디 팬들의 기대를 채워줄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