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1개월 만인 지난 12월, 최종 대규모 콘텐츠 ‘리치왕의 몰락’이 업데이트됐습니다. 스토리의 흐름상 두 번째 확장팩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지는 패치입니다.
<워크래프트 3>부터 시작된 ‘리치왕’ 아서스 매네실 왕자의 이야기가 8년 만에 마무리되는 패치답게 게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신규 공격대 던전 얼음왕관 성채와 3종의 신규 5인 던전,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파티 찾기 시스템 등이 추가되었는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레
강력한 파티 찾기, 즐기는 방식을 바꾸다
파티나 공격대가 없는 <WoW>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파티·공격대 콘텐츠는 <WoW >에서 중요하죠. 하지만 여러 유저들이 힘을 합쳐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파티·공격대 콘텐츠는 그 동안 <WoW>의 최대 장점이자 약점이었습니다. 원하는 파티원을 구하기가 쉽지도 않고, 던전을 공략하는 시간보다 파티를 찾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WoW>는 오리지널 버전부터 파티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파티 찾기’가 추가됐지만, 기능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탓에 외면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파티 찾기가 이번 패치에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환골탈태’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요.
파티 찾기와 일일 던전 퀘스트가 합쳐진 듯한 모습입니다.
새로운 기능이란 바로 ‘다른 서버의 유저들과도 5인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파티에서 맡을 역할만 선택하면 서버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파티가 구성되어 던전으로 순간 이동됩니다. 해당 던전에 대한 경험이 있는 유저와 없는 유저가 섞이기 때문에, 처음 경험하는 던전에 대한 부담감도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는 파티 구성 자체가 힘들었던 저레벨 던전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인스턴스 던전 공략이 종료되면 파티를 탈퇴하거나 ‘던전 밖으로 나가기 기능’을 사용해 원래의 장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편의성 덕분에 무작위 던전을 진행할 경우 하루 1회 최상급인 서리문장 2개, 그 뒤로는 패치 3.2의 최고등급인 승전문장을 2개씩 골드와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라이트 유저라도 기존 패치 3.2까지의 장비를 손쉽게 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이 대폭 보강된 겁니다. 이전까지 가볍게 즐긴 만한 콘텐츠가 일일 퀘스트 밖에 없었던 <WoW>가 이제는 5인 던전은 간편하게 즐기는 게임으로 변모했습니다.
패키지 RPG 느낌의 신규 던전
<WoW>가 MMORPG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퀘스트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는 독보적인 특징이었습니다.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도 계속 진화해 왔습니다. 초창기의 <WoW>는 퀘스트 저널의 내용에 기반해 소설을 읽는 듯한 이야기 방식을 선보였죠. 이후 <리치왕의 분노>는 퀘스트 중간에 영상이 나오거나 건물과 인물, 환경이 변하는 위상 시스템으로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리치왕의 몰락’의 새로운 던전들은 구출한 노예들과 함께 적과 싸우는 등 극적인 연출이 눈에 띕니다.
그랬던 스토리 전개가 ‘리치왕의 몰락’에서는 서로 다른 3개의 던전이 하나처럼 연결되는 이야기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3개의 5인 던전 ‘영혼의 제련소’, ‘샤론의 구덩이’, ‘투영의 전당’이 마치 하나의 던전처럼 연결되고, 유저들은 콘솔이나 패키지 RPG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혼의 제련소에서 시작되는 얼음왕관 던전 콘텐츠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패키지 게임과 같은 진행방식을 보여줍니다. 각 던전의 곳곳에서 노예들을 해방해 보스 몬스터와 대결하거나, 거대한 전함이 등장하는 등 극적인 연출도 돋보입니다.
힘겨운 전투 끝에 거대한 전함이 등장해 파티를 구해 주는 장면입니다.
25인 공격대 콘텐츠도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공중 전함 전투, 사울팽 부자의 이벤트 등이 아주 볼 만합니다. 극적인 연출의 강화는 앞으로도 <WoW> 던전의 특징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거대 공중 전함의 전투는 플레이 방식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다
‘리치왕의 몰락’은 앞으로 <WoW>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진 게 반갑습니다. 향상된 파티 찾기로 라이트 게이머가 보다 쉽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죠. 새로운 이야기 전달 방식은 유저들이 보고, 듣고 직접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로서 던전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들이 5년이 넘게 서비스 중인 <WoW>가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