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의 개발사로 이름을 알린 NNG가 만들고 CJ인터넷(넷마블)이 서비스하는 <서유기전>이 최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시작했습니다.
2010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2D 횡스크롤 MMORPG이기도 한 <서유기전>은 게임명 그대로 ‘서유기’를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첫 테스트라고는 믿기 힘든 높은 완성도와 풍부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2D 횡스크롤, 전투와 이동의 한계를 넘다
서유기, 그리고 손오공하면 자유자재로 변하는 여의봉과 구름으로 만들어진 근두운을 떠올릴 겁니다. <서유기전>은 1레벨부터 그 ‘근두운’을 자유롭게 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레벨 1부터 자유롭게 비행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날아라 슈퍼보드~!는 아니고 근두운!
지금까지의 횡스크롤 게임들은 대부분 ‘가로 이동’이 기본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특히 장거리 이동은 피해야 할 장애물이 많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불편했죠.
하지만 <서유기전>에선 근두운을 이용하여 몬스터를 제외한 모든 구조물을 피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몬스터에게 대미지를 입으면 근두운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만사가 귀찮다면 그냥 땅속을 달리면 된다.
또한 근두운은 단순하게 이동 뿐만 아니라 전투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는 점이 눈에 띕니다. ‘모든 구조물을 무시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조건 덕분에 전투 방식까지 달라졌다는 느낌입니다.
그 동안 횡스크롤 RPG에서는 몬스터와 같은 위치에서 싸우거나 한 칸 밑의 위치에서 점프샷 등을 해 왔다면, <서유기전>은 근두운을 이용해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고 공간의 제약 없이 빠른 속도로 뒤로 돌아가 공격할 수 있습니다. 신속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펼쳐지죠.
공중전 맵은 마치 슈팅 게임을 하는 느낌입니다.
이쯤 되면 몬스터가 불쌍한 수준!
물론 활용도가 좋은 만큼 제약도 있었습니다. 근두운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신선수라는 물약을 구입해서 충전해야 합니다. 다만, 그 가격이 높지 않고 퀘스트로도 신선수를 구할 수 있어 그다지 큰 부담은 아닙니다. (100% 충전하면 2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공중전 필드가 있는가 하면 근두운을 탈 수 없는 지역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정신 없는 모습을 보여 주지도 않습니다.
보스전에서는 근두운을 탈 수 없습니다.
다양한 콘텐츠의 적절한 하모니
<서유기전>의 시스템을 자세히 살펴보면 NNG의 전작 <귀혼>과 흡사한 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게임 내 모든 것을 등록하는 ‘수집백과’와 <귀혼>에서의 강령과 유사한 ‘기문둔갑’을 들 수 있습니다. ※ 기문둔갑: 사방신과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러 장수로 변신할 수 있는 시스템.
중간 중간 각 시스템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 알려 줍니다.
‘수집백과’는 <서유기전>에서 수집 가능한 모든 것을 모으고 등록할 수 있습니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 아이템부터 요괴, 물고기 등 거의 모든 것을 등록할 수 있더군요. ‘수집백과’를 완성하면 놀라운 보상이 있다고 합니다만, 그 보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완성하는 유저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수집백과’에 등록할 수 있는 아이템 중에는 특히 채집으로 획득하는 아이템이 많았습니다. 농장에서 작물을 캐서 등록한다거나 낚시로 잡은 물고기와 광산에서 채취한 광물을 등록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수집백과’에 등록할 수 있는 아이템들.
눈여겨볼 만한 것은 수집 시스템의 경우 단순한 반복 작업으로 자칫 지겨워질 수 있지만 <서유기전>은 ‘자동채집’과 ‘미니게임’을 제공해 지루함을 최대한 줄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자동채집에 비해 미니게임에서 시간당 획득량이 많기 때문에, 유저들은 채집이 지루하다면 자동채집을, 단시간에 많은 아이템을 습득하려면 미니게임을 즐기는 식으로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낚시 외에도 모든 채집에는 미니게임이 존재합니다.
또 수집백과에는 요괴백과라는 것이 있는데요, 몬스터를 잡으면 일정확률로 몬스터명의 기억조각을 이용해 수집이 가능합니다. 몬스터마다 요구하는 기억조각의 수가 다르지만 수집이 완료 되면 그 몬스터로 둔갑할 수 있는 둔갑카드를 줍니다.
이렇듯 <서유기전>은 ‘수집백과’ 하나만 봐도 다양한 시스템과 콘텐츠가 붙어서 조화로운 모습을 형성합니다. 게다가 이런 시스템들이 적절하게 유저들의 플레이 욕구를 자극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둔갑카드를 획득하고 재료만 있다면 둔갑이 가능합니다.
복불복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등 흥미로운 시스템이 많습니다.
사냥터 역시 <서유기전>은 1차 CBT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또한 <서유기전>은 단순하게 몬스터를 잡거나 파티를 맺어 보스를 잡는 식의 필드 외에도, ‘파티 단위로 제한 시간 내에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는’ 아케이드 모드의 필드를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솔로 플레이부터 파티 플레이까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레벨이 오르는 속도도 전반적으로 신속하고, 준비된 필드도 많습니다.
유저들의 편의를 살리다 |
<서유기전>은 전반적으로 조작 키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RPG입니다. 그 체계도 기존 횡스크롤 게임들과는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키 설정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에 익숙한 유저들을 겨냥해 따로 ‘메이플 설정’을 두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놓고 ‘메이플 설정’을 지원하는 걸 보면 개발자들의 자신감(?)도 느껴집니다.
유저 인터페이스 설정 외에도 <서유기전>에는 유저들의 편의를 살린 장치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령 퀘스트는 필드에서 굳이 NPC를 찾아가지 않아도 즉석에서 받거나 완료할 수 있고, NPC와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하는 퀘스트는 따로 위치를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을 하는 리듬이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편하게 사냥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할 때 마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보편화된 시스템이라지만 유저가 얼마나 쉽게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와줄 임무를 보면 아직 받지 않은 퀘스트를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점이 많은 횡스크롤 RPG
전반적으로 횡스크롤 MMORPG들은 아무래도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나이가 많은 유저들이 즐기면 아무래도 재미를 느끼기 힘들 것 같은 편견도 있죠.
하지만 <서유기전>은 그런 편견이 무색해질 정도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또한 ‘큰 틀’에서 보자면 <서유기전>은 1차 CBT에서 놀라운 완성도와 다양한 콘텐츠들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저팔계의 필살기!
1차 CBT였던 탓인지 세세한 문제점들은 꽤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템 제작이 지나치게 복잡해서 적응하기 힘들다거나, PvP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는 점, 채팅창이 너무 작고 3줄 밖에 없어서 지나간 글을 보기 힘들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이제 1차 CBT 단계인 만큼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서유기전>은 저연령층 대상 게임이라고 쉽게 볼 만한 게임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재료 하나가 어디서 나오는지 몰라서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