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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재치있는 턴제 RPG,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어스토니시아 온라인,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김진수(달밤의끝) 2010-02-11 14:22:50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이하 ASO)이 지난 2월 4일부터 7일까지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아무래도 원작의 팬이 많기에 관심을 모은 이 게임은 MMORPG에서 보기 힘든 턴 방식 전투를 채용해 눈길을 끌었다. 손노리 특유의 개그 센스도 즐거움을 주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달밤의끝

 


패키지 게임 같은 턴 방식 전투


<ASO>는 유저가 하나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임이 아니다. PC 패키지 RPG처럼 여러 명의 캐릭터를 하나의 스쿼드(파티)로 구성해서 동시에 육성하게 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자신의 메인 캐릭터 1명만 생성하게 되지만, 계속 진행하다 보면 다른 캐릭터를 자신의 스쿼드로 영입할 수 있다. 아무래도 다양한 캐릭터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전투를 효율적으로 풀어 나가기 위해 전투순서나 스킬발동 같은 전술을 고민하게 된다.

 

캐릭터는 6가지 직업이 있다. 각각 특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를 스쿼드로 구성하는가에 따라 전략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ASO>의 전투는 실시간이 아닌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방식은 사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비롯한 속칭 (고전) 동양식 RPG의 그것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나의 턴은 행동을 지정하는 전략 턴(작전시간)과 명령한 행동이 이뤄지는 행동 턴(행동시간)으로 나뉘며, 캐릭터들은 전략 턴에서 지정한 작전 그대로 행동 턴에서 몬스터와 전투를 펼치게 된다.

 

전략 턴행동 턴이 계속 반복되면서 전투를 치르게 된다.

 

행동 턴에서 캐릭터의 행동 순서는 화면 위쪽의 얼굴 그림 순서를 따른다. 민첩성 스탯에 따라 캐릭터의 행동 순서가 정해진다.

 

아무래도 턴 방식은 실시간 전투에 비해 템포가 느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는 유저들은 오랫동안 하다 보면 쉽게 질릴 수도 있다. 특히 캐릭터 1명만 조작해야 하는 초반부에는 전투 그 자체가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힐러를 메인 캐릭터로 선택한 유저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턴 방식은 스쿼드에 캐릭터가 2~3명 들어오고, 파티 플레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중·후반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여러 캐릭터들의 특성을 이용해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끊임 없이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를 쓰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이루면 그 조합에 따라 갖가지 전략·전술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게다가 멍청한 AI가 아닌 살아 있는 유저가 파트너다!), PC 패키지 게임에서도 쉽게 느끼기 힘든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역시 턴 방식 게임의 기본은 가장 약한 적부터 집중공격.

 

 


지루하지 않은 전투를 위한 변수들

아무리 그래도 단순한 턴과 턴이 계속 반복되면 게임이 지루해지기 마련. <ASO>는 전투 중에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부가 시스템이나 변수 등으로 지루함을 보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딱지. 딱지는 몬스터를 사냥하다 보면 얻을 수 있는 전리품 중에 하나인데, 전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랜덤’으로 다양한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전투 중간, 뽑기와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턴이 진행되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별이 차오른다. 행동 턴에 Go 버튼을 누르면 이 별 숫자 이하의 딱지들 중 하나(사전에 덱으로 지정해야 한다)가 랜덤으로 발동한다.

 

딱지에는 체력 회복, 상태이상 회복, 대미지, 상태이상 부여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어 실제 전투에 제법 도움이 된다. 필자의 경우 딱지만 잘 쓰면 회복포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딱지는 과거 손노리에서 만들었던 다양한 게임들의 캐릭터들을 이용해 코믹하게 디자인되어 있고종류도 많아서 모으는 재미가 있다. 일부 희귀한 딱지는 전투에서 쓰는 게 아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

 

그리고 현실에서 딱지치기를 하는 것과 같은 규칙으로 유저들과 딱지 쟁탈전을 벌일 수도 있기 때문에 소소한 재미도 준다.

 

가장 많은 도움이 되는 회복효과 딱지.

 

딱지 외에도 <ASO>에서 전투를 하다 보면 다양한 변수를 많이 만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몬스터의 난입’이 있다. 다른 몬스터가 난입하면 최대 3개 이상의 몬스터 스쿼드와 동시에 전투를 펼치게 되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있을 때 방심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스킬에 따른 전열·후열 캐릭터의 배치 변경. 웬만한 스킬을 압도하는 위력을 발휘하는 크리티컬 히트 발동 등 <ASO>는 그냥 단순하게 ‘늘 하던 대로 전투가 흘러가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 캐릭터들은 전열과 후열 중 어느 곳에 배치되어 있는가에 따라 전투 능력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문제는 스킬의 사용으로 이를 마음대로 휘저을 수도 있다는 것!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게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일명 손노리식 센스. 패스맨이 직접 챙겨주는 퀘스트부터 시작해, 스킬을 쓰는 도중 전혀 예상하지도 못 했던 곳에서 코믹한 연출(주로 패러디)이 펼쳐지기 때문에 미소를 짓게 된다.

 

1 CBT 초반만 해도 주목 받지 못 했지만, 크리티컬 히트 연출 한방에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떠오른 성직자(누님!). 그녀가 책을 바닥에 팽개치면, 몬스터들은 시베리안 허스키가 봄날에 개나리 십장생 피어나듯 맞아야 한다. (-_-)

 

 


렉스토니시아, 그리고 아쉬운 점들

<ASO>는 이번 CBT에서 재미있는 점들을 많이 선보였다. 그래픽을 비롯한 전반적인 게임의 퀄리티도 2010년에 나온 게임으로서는 합격점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사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열렬한 팬이었다면 보다 대작급 퀄리티를 원했을 수도 있지만 ㅠ_ㅠ;)

 

다만, <ASO>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도 많았다.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CBT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유저들을 괴롭힌 . 아무리 1 CBT였다고는 하지만 게임에 접속하는 것이 겁날 정도의 렉은 좀 심했다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는 렉스토니시아라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였다.

 

패스맨이 주는 퀘스트는 극과 극의 평을 들었다. 렉은 CBT 후반부에는 많이 나아졌다.

 

또한 아직 틀이 잡히지 않은 스토리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아무래도 원작이 국산 PC 패키지 RPG의 레전드이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스토리텔링을 기대했다. 하지만 <ASO>는 1 CBT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요소 자체를 아예 빼 버리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물론 패스맨이 등장해서 진행하는 퀘스트가 어느 정도 재미를 주기는 했지만, 퀘스트 지문을 보면 사실상 말장난에 가까운 수준이었기 때문에 원작의 지식이 전혀 없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손발이 오글오글해진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이 밖에도 앞에서 언급한 초반부나 혼자 즐길 때의 지루함, 전투 인트로 스킵 부재’ 등 보완할 점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이제 막 1 CBT를 마쳤고, 손노리가 사활을 걸고 개발하는 게임인 만큼 <ASO>가 보다 재미있고 유쾌한 게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