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아이소프트가 개발하고 세시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기가 슬레이브>가 지난 18일부터 21일 까지 나흘간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아트 오브 워>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기가 슬레이브>는 밀리터리 소재의 횡스크롤 슈팅 게임이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달밤의끝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조작감 |
<기가 슬레이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이라면 조작방식을 들 수 있다. 횡스크롤 게임이면서도 과거 넥슨에서 선보였던 <빅샷>, 더 나아가 독일의 2D 횡스크롤 슈팅 <솔댓>(Soldat)과 비슷한 조작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유저들은 키보드의 [W] [A] [S] [D] 키로 이동하고, 마우스를 조준해 사격을 하게 된다. 이런 방식은 일반적인 횡스크롤 게임에 익숙한 유저에게는 생소하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초보자들은 ‘이동과 공격을 동시에 하거나’, ‘공격을 하면서 사다리를 탄다’는 등의 행동에서 손이 꼬이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초보자들은 사다리를 타는 것도 힘들다.
시야 조작 역시 조금은 난해한 느낌이었다. 화면 끝으로 마우스를 가져가면 시야가 넓어지는 방식인데, 이 때문에 플레이 도중 줌 인과 줌 아웃이 수시로 반복된다. 자연스럽게 캐릭터는 커졌다 작아지고, 결국에는 게임을 진행하다가 캐릭터의 위치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위는 일반 상태의 시야, 아래는 최대 시야. 줌 인과 줌 아웃을 반복하면 상당히 어지럽다.
물론 이러한 조작 방식이 단점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진짜 ‘슈팅’을 하는 것 같은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조작의 최대 장점이다. 실제로 <기가 슬레이브>는 한 번 익숙해지면 아주 박진감 넘치고 쉴 틈을 찾기 힘든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기가 슬레이브>는 튜토리얼과 미션을 제공하며, 기타 다른 인터페이스나 게임 방식은 일반적인 횡스크롤 슈팅 게임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못 할 정도로 어렵다’는 수준은 분명 아니라는 뜻이다.
캐릭터를 생성하면 튜토리얼에서 간단한 조작을 알려 주고, 자동적으로 ‘지휘 통제실’에서 미션을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빠른 템포, 쉽게 지칠 수 있는 대전모드
<기가 슬레이브>의 백미라고 하면 단연 대전모드다. 유저들은 다른 유저들과 빠른 템포로 쏘고, 피하며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아케이드 스타일의 슈팅에 비해 전투의 템포가 월등하게 빨라서 제법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순발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무기들의 상성도 잘 이용해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기가 슬레이브>의 전투는 빠르면서도 전략적으로 흘러간다.
방심하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차디찬 바닥으로….
유저는 상대의 공격을 피해서 뛰고, 굴러다니면서 상대를 공격해야 한다. 또한 시야 밖에 있는 적은 어디쯤 있는지, 혹시 대인지뢰 같은 것은 없는지, 진지도 점령해야 하는 등 신경을 써야 할 요소가 많다. 여기에 대전 모드 진행 중 랜덤하게 발생하는 미션도 있다.
하지만 집중력을 잃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돌격만 하면 십중팔구 차디찬 바닥과 키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만 한다.
그래도 앞에서 말한 조작감 덕분에 사격할 때 손맛은 좋다. 마우스로 ‘콕콕 찍어서 제거하는’(-_-;) 맛이라고나 할까? 반면, 워낙 쉽게, 또 빠르게 죽어 나가는 탓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쾌감까지 느껴지지는 않는다.
또한 화면 밖에서 공격하는 저격 무기나 바주카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서 상대의 위치를 가늠해 화면 밖을 조준하고 쏘는 ‘감’도 중요해 보였다.
피아식별은 머리 위에 이름이 뜨는지, 그렇지 않은지로 구별해야만 한다.
빠른 전투는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유저가 빨리 지친다는 것. 게다가 <기가 슬레이브>는 피아식별이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마음대로 난사’도 힘들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한두 판을 즐기면 금새 지쳐서 결국 후반부에는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돌격하게 된다.
스나이핑 조작은 은근히 어렵다.
아직은 다듬을 점이 많은 게임
<기가 슬레이브>는 마을에서 NPC를 만나 퀘스트 의뢰를 받고, 다른 유저들과 미션을 클리어하는 일종의 PVE 모드인 ‘미션 모드’를 제공한다. 쉽게 생각해서 <메탈 슬러그> 같은 게임을 다른 유저들과 같이 플레이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지휘 통제실의 미션은 튜토리얼의 연장일이라고 느껴졌을 뿐. 그 비중이 아직은 심하게 작아서 존재감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라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좀 더 풍성한 PVE 콘텐츠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미션의 보상은 상자를 여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밖에도 <기가 슬레이브>는 여러 가지 면에서 ‘미처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줬다.
몇 가지 눈에 띈 점을 나열하자면, 우선 아이템의 아이콘이 작아서 보기 불편하고 드래그&드랍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했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차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였다.
인벤토리 공간은 작아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나면 공간이 없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없는 경우도 겪어야 했다. 인벤토리를 늘려 주는 ‘백팩’이라는 장비가 있지만, 잘 보이지 않아서 백팩에 아이템을 넣어 놓고 잊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라 별 효용을 느끼지 못했다. 창고 기능은 아직 미구현 상태였다.
이런 메시지는 보고 싶지 않아….
나에게 창고를 줘….
전반적으로 <기가 슬레이브>는 빠른 템포의 슈팅을 원하는 유저들이 즐길 만한 게임이었다. 진행 속도가 워낙 빨라서 초보자라면 적응하는 데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그 속도감에 중독되는 유저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번 오픈 베타까지 진행한 <아트 오브 워>라는 게임을 새롭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단점들이 많이 노출된 것은 아쉬웠다. 게다가 <아트 오브 워>를 즐겼던 유저들과 신규 유저들 사이의 격차가 매우 컸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실제로 1차 CBT에서는 소위 말하는 ‘양민 학살’이 자주 벌어졌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기가 슬레이브>의 특장점을 제대로 살린, 보다 향상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