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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피파온라인 2차 클베 체험기

태무 2006-05-15 16:56:13

3일부터 시작된 <피파 온라인>의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클베)가 14일 22시에 끝났습니다. 2차 클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다름 아닌 ‘커리어 모드’였죠. <FIFA 06>의 대전모드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았을 뿐인 ‘매치 모드’는 사실 별 메리트가 없었고, 이 커리어 모드에 <피파 온라인>의 승부수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물론 매치모드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추가됐습니다. 2:2 모드가 열렸고, 토너먼트 방식의 게임모드도 선보였죠. 매치모드에 관해서는 이렇게만 언급해도 충분히 예상이 되실 테니까, 오늘은 커리어 모드만 다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 커리어 모드는 '대실망'이었습니다. (-_-)/ 디스이즈게임

 

※ 이 글은 5월 12일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커리어 모드의 진행

 

<피파 온라인>의 커리어 모드는 <FIFA 06>의 ‘커리어 모드 + 경험치 요소’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감독의 성장이라는 부분을 매우 강화한 거죠. 마치 RPG처럼 플레이어의 분신인 감독이 성장해야, 좋은 팀을 선택해 감독직을 수행할 수도 있고 선수들의 능력을 높여줄 수도 있습니다. 말이 좀 복잡하네요. 단계별로 풀어서 설명해봅시다.

 

1. 플레이어가 커리어 모드를 시작하면 우선 자신의 분신 역할을 하는 감독을 만들게 됩니다. 감독의 이름, 외모(할아버지밖에 없어서 난감), 능력치를 고를 수 있죠. 가장 중요한 능력치는 6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격/ 미드필드/ 수비/ 골키퍼/ 인기도/ 리더쉽 등입니다.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 골키퍼는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포지션의 선수들이 더 많이 성장합니다. (성장에 대해선 뒤에 다시 설명하죠.) 인기도가 높으면 입장권 판매가 늘어나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들어오는 게임머니(유로)가 늘어나고, 리더쉽이 높으면 경기가 끝난 뒤에 받는 경험치가 늘어나 감독이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고를 수 있는 팀이 몇 개 없습니다. 아니 종류는 많지만 퀄리티가...

 

2. 능력치를 선택하고 나면 자신이 플레이할 팀을 고르게 됩니다. 여기서 또 중요한 점 하나. <피파 온라인>의 커리어 모드에서는 감독의 능력치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팀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즉, 각 팀에는 1~5개의 별점이 매겨져 있는데 처음에는 별 1개의 팀만 선택할 수 있고, 나중에 능력치가 높아질수록 많은 별의 팀을 선택할 수 있는 거죠. 당연히 별점은 팀의 능력치가 높아질수록 많아집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처음에 선택할 수 있는 팀은 능력치도 매우 떨어지고 인기도 별로 없는 팀들(광주상무, 독일 2부리그 등) 입니다.

 

3. 팀까지 선택하면 스케쥴 화면에 들어갑니다. 여기서는 ‘팀관리’ 모드로 들어가 주전 선수를 선발하고, 킥커나 주장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 트레이드나 아이템샵, 월드투어도 이 메뉴에서 들어갈 수 있는데 아직은 열려있지 않네요. ‘다음경기’를 누르면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스케줄 화면입니다. 대부분 여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4. 스타팅멤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유니폼을 선택하면 게임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2차 클베의 커리어 모드에서는 PVC, 즉 컴퓨터랑 대전만 가능합니다. 매치모드처럼 PVP는 불가능하다는 거죠. 난이도는 ‘프로’ 정도, 경기시간은 6분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5. 경기가 끝나면 경기결과에 따라서 경험치와 게임머니를 받고 감독의 능력치에 따라서 선수가 성장합니다. 경험치로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감독의 능력치를 올려줄 수 있는데, 레벨이 높아질수록 레벨 올리기가 어려워지므로 초반부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게임머니는 아이템을 사거나 트레이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수 성장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감독의 능력치에 따라서 변화하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해당 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면 +1이 올라간다고 계산하면 쉽습니다. 아주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 +2가 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선수는 -1이 되기도 합니다. 제 경우, 40레벨까지 키우면서 박주영의 능력치가 87에서 92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경험치와 유로를 받고, 선수들이 성장합니다. 가끔은 퇴보하기도 하더군요.

 

6. 이렇게 한 시즌을 보내면(각 리그마다 시즌의 길이가 다릅니다. 리그에 팀이 많은 경우는 치러야 하는 경기도 많습니다), 감독의 능력에 따라서 다시 원하는 팀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2차 클베에서는 아마도 경험치의 양이 많게 책정되어 있었는지, 한 시즌을 끝내면 바로 한 등급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거죠.

 

 다른 팀으로 옮겨 갈때, 이전 팀의 선수를 2명 데려갈 수 있습니다.

 

 

2차 클베는 대실망

 

간단하게 얘기하겠습니다. 거의 완벽에 가까웠던 1차 클베에 비해 커리어 모드는 대실망이었습니다. 우선 PVP가 아예 지원되지 않아서 컴퓨터랑만 게임을 할 수 있고(PVC), 난이도 조절이 없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난이도로 플레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 난이도라면 <FIFA>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쉬운 난이도입니다. 이 시리즈, 인공지능이 비교적 낮은 편이거든요. 패턴만 익히면 3-0은 껌(?)입니다. 게다가 시즌 중에는 게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트레이드, 감독 사임)가 하나도 없습니다.

 

 

4:0은 보통이고, 8:0까지 내봤습니다.

 

이건 금방 질릴 수밖에 없습니다. 쉬운 난이도에, 난이도 조절도 안 되고, 트레이드도 없다. 단지 등급을 올려 좋은 팀을 골라가는 재미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그저 무한 노가다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2차 클베의 커리어 모드에는 ‘꽝’이라는 도장을 크게 찍어주고 싶네요. 꽝!

 

물론 2차 클베의 커리어 모드가 꽝이라는 얘기입니다.

 

 

일문일답

 

다음은 네오위즈 <피파 온라인> 개발팀을 총괄하는 김희재 개발팀장과의 간단한 일문일답입니다.

 

태무: 커리어 모드에 PVP가 없으니까 재미가…

김희재 팀장: 오픈베타테스트부터 PVP 적용됩니다.

 

태무: 그럼 스케줄은…

김희재 팀장: PVC의 스케줄은 PVP와 상관없이 돌아갑니다. 스케줄은 스케줄대로, PVP는 PVP대로 따로 돌아가는 거죠.

 

태무: 키보드에 3키 이상 안 먹는 버그가…

김희재 팀장: 수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몇몇 키보드에 한정된 ‘하드웨어적인 문제’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므로(어렵지만) 되도록 수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상

 

무슨 말을 못 하게 하는군요. (^^) 결론은 이번 2차 클베에서 <피파 온라인>의 핵심인 커리어 모드는 공개됐지만, 커리어 모드의 핵심인 트레이드와 아이템, PVP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얘기군요. 우씨~. 그냥 탁 까놓지, 뭘 그렇게 숨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픈베타테스트에서의 <피파 온라인>을 살짝 예상해봅시다. 이 게임에 대한 제 예상은 신기하게도(-_-;;) 상당히 잘 들어맞고 있거든요. 우선 커리어 모드에 PVP가 포함되면, 자기가 키운 팀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대전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가 들어가는 자기의 팀이죠. 선수의 성장도 가능하고, 트레이드도 가능하고, 게다가 아이템까지 있으니까요.

 

위 일문일답에서 PVP가 따로 돌아간다는 얘기는, 컴퓨터와의 대전을 스케줄대로 진행하다가 다른 플레이어의 제안이 들어오면 PVP를 즐기는 방식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혹은 스케줄은 무시하고 PVP만 계속 하면서 경험치를 모아서 감독레벨을 높일 수도 있겠죠. PVP가 PVC보다 많은 경험치를 받을 테니까요.

 

이게 들어갈 지도 모르죠.

 

나만의 팀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이 팀에는 <위닝 일레븐>의 코나미맨처럼, 능력치가 낮은 가상의 선수들이 있죠. 우선 이 팀으로 경험치와 게임머니를 모아서 트레이드로 원하는 선수를 사오고 성장시키게 되죠. 선수 생성도 가능하고, 유니폼이나 경기장도 선택할 수 있으니까 이쪽에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겠죠.

 

매치 모드에서는 이런 제약 없이 순수하게 경기만 즐길 수 있습니다. 2:2나 토너먼트 방식의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이쪽을 선택하면 되겠죠.

 

어쨌거나 결론은 오픈베타테스트가 시작되어 봐야 정확히 어떤 게임인지 확실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이네요. 대체 2차 클베 왜 한 겁니까!

 

이런 점은 고쳐졌으면...

 

오픈베타테스트가 그리 멀지 않았다고 예상됩니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5월을 넘길 수 없는 이유들이 여럿 있거든요.  아마 그때쯤이면 좀더 튜닝된 게임이 나오겠죠. 아마 알고 계시고, 우선순위가 뒤에 있는 내용들이겠지만, 이런 점들은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1. 난이도 조절

커리어 모드의 PVC에서 난이도 조절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경쟁을 피하고 쉬엄쉬엄 게임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PVC라지만, 난이도 조절이 없다면 너무 지루합니다. 초보자라면 쉬운 난이도, 능숙하다면 높은 난이도에 도전할 수 있게 해놓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죠. 난이도에 따라 경험치나 유로의 양을 조절하면 밸런싱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커리어 모드의 PVP

커리어 모드의 스케줄과 PVP를 떼어놓고 구상하시는 것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좀 복잡하겠지만 스케줄대로 PVP가 흘러가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즉, 스케줄에 토튼햄과의 경기가 있다고 할 때, 토튼햄을 선택한 상대 유저가 서버에 접속해 있다면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겁니다. 대전하시겠습니까? 하고요. 만약 토튼햄 유저가 없다면 그대로 없다고 표시해주고 PVC로 유도하면 되겠죠.

 

3. 매치 모드의 매치 메이커

원래 <FIFA> 시리즈에는 매치 메이커가 있는 걸로 압니다. 지금처럼 상대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졌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랜덤하게 매치가 결정된다면, 매치 모드의 재미는 급격히 떨어집니다. 어느 정도 게임이 되는 상대와 플레이해야 즐겁지, 항상 이기거나 항상 지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다. 최소한 레디를 누르기 전에 상대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거나(지금은 너무 불편합니다), 아예 전적에 따른 매치 메이킹을 제공해주면 좋겠네요.

 

4. 매뉴얼

제발 하루 빨리 매뉴얼을 공개해주길 바랍니다. 무슨 60년대 게임도 아니고, 매뉴얼도 없이 이 복잡한 게임을 초보자에게 그대로 던져주는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FIFA 시리즈에 정통한 필자를 소개해드릴 수도 있습니다.-_-) 커리어 모드에 PVP가 들어가는지 어떤지, 이번 시즌이 지나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이 능력치가 높으면 어떤 점이 좋은지 아무런 설명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특히 <FIFA 06>에서 가장 중요한 Shift 키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마니아만 즐기는 게임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면, 한시라도 빨리 매뉴얼을 공개해야 할 겁니다.

 

5. 커뮤니티성

워낙 조작이 바쁜 게임이라 게임속에서 채팅이 되지 않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매크로나 보이스 채팅까지 안될 이유는 아무데도 없습니다(필터링이 어렵겠지만). 또 대기실이 그렇게 썰렁할 이유도 없습니다. 길드 장려책(길드 아이템, 길드전)을 몇 가지 선보이고, 길드간의 커뮤니티 시스템을 확실히 만들어준다면 충분히 커뮤니티성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의 <피파 온라인>은 커뮤니티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게임이거든요.

 

6. 팀 등급

팀의 등급 설정을 더 세분화해주세요. 토튼햄 핫스퍼와 첼시가 동급이라고 하면 화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로스터도 업데이트되야 겠군요. 오웬이 아직도 레알 마드리드에 있네요(이게 축구팬에게 얼마나 민감한 일인지 아시죠?). 그리고 선수들 스탯 좀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