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GUN) 액션 MMORPG의 시작’이라는 다소 거창한 선전문구를 내건 액토즈소프트의 신작 <와일드플래닛>이 최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이 게임은 ‘TPS와 RPG의 결합’을 핵심으로 내세웠는데요, 과연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밥사줘
MMORPG와 TPS가 만난 전투 |
<와일드플래닛>은 MMORPG지만, 3인칭 슈팅(TPS)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선보입니다. 따라서 전투는 한 대 치면 한 대 맞고 하는 방식이 아닌, 실시간으로 쏘고 피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유저들은 날아오는 포탄을 실시간으로 피할 수 있고, 현란한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으며 적에게 집중포화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와일드플래닛>은 ‘건 액션 MMORPG’라는 슬로건 그대로 ‘총을 중심으로 한 전투’가 주로 전개됩니다. 물론 근접무기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몬스터도 대부분 총을 장착하고 원거리에서 유저들을 공격하기에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총을 사용하게 됩니다.
총의 종류 역시 석궁, 유탄, 저격총 등 다양한 종류가 등장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근접공격을 하면 조금 무리수를 둔 플레이를 해야 한다.
다른 MMORPG에서는 서로 한 대씩 주고 받으며 싸웠다면, <와일드플래닛>에서는 컨트롤로 서로의 총탄을 피하며 전투를 벌일 수 있습니다. 뒤로 멀리 도망가서 사정거리 밖으로 나가거나, 점프해서 탄을 피하거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른 유저와 싸울 수 있습니다.
지뢰도 설치하는 몬스터, 유탄은 애교다.
점프로 탄을 피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점프는 게이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무작정 계속 사용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퀘스트 |
<와일드플래닛>은 황폐해진 지구에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두 개의 진영이 치열하게 싸운다는 배경 스토리를 가진 SF 게임입니다. 그만큼 혼란스러운 지구의 모습과 어울리는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양쪽 진영의 유저들이 끊임없이 전투를 펼치면서 긴감장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퀘스트가 제공돼 사냥보다는 퀘스트를 통해 ‘스토리’를 보면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퀘스트로 얻을 수 있는 보상들은 제법 짭짤한 편이고, 스토리도 흥미롭게 읽을 수준은 되기에 퀘스트를 중심으로 <와일드플래닛>을 즐기게 되더군요.
참고로 <와일드플래닛>은 NPC를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원격으로 퀘스트를 받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퀘스트 수행은 비교적 편리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격으로 퀘스트를 해결할 수 도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직 1차 CBT이기 때문인지, 퀘스트의 구성이 다소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특정 지역의 몬스터를 해치우고 아이템을 채집해 왔는데, 다시 가서 아이템 앞에 있는 몬스터를 잡아 오라는 퀘스트를 주는 식으로 동선이 나쁜 대목도 있었거든요.
또, ‘퀘스트 정보에서 주는 정보’로 몬스터나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장소를 알아보려고 하면, 맵에서 장소가 4초 정도 밖에 번쩍이지 않아서 계속 클릭하면서 뛰어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점이 너무 빨리 사라져 무한 클릭이 필요하다.
언제나 긴장해야 하는 사냥터
몬스터가 있는 사냥터에서는 항상 긴장해야 하지만 <와일드플래닛>에서는 상대 진영의 유저도 견제해야 합니다. 중립 지역 뿐만 아니라 각 진영의 지역까지, 거의 모든 필드에서 자유롭게 상대편 유저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언제, 어디서 상대 진영 유저의 공격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이 넘칩니다.
상대 진영 유저에게 죽으면 해골 표시가 나온다.
한편 모든 지역에서는 수시로 ‘미션’이 발생합니다. 미션은 ‘상대 진영의 보급로 차단’이나 ‘오염된 물질로 인해 발생된 몬스터 처치’ 같은 목표가 임의로(랜덤) 제시되는데요, 일단 미션이 열리면 다수의 유저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간접적으로 대규모 PvP나 PvE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보상을 놓고 경쟁하게 구성되어 있고, 무엇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이번 1차 CBT에서는 미션을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면 미션 하나 하나에 스토리가 연관되어 있다.
전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
<와일드플래닛>은 PvP가 자주 벌어지는 게임입니다. 팀을 짜서 전장으로 이동해 전투를 하거나, 아군 진영으로 들어온 상대편 유저와 싸우거나, 그냥 중립 지역에서 상대 유저와 피 튀기는 싸움을 하거나, 선택의 유저의 몫이지만 어쨌든 자유롭게 PvP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PvP만을 위한 공간인 ‘전장’은 이번 테스트에서 외면을 당했습니다. 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테스터들이 중립 지역으로 가서 굳이 상대 진영을 찾아 가며 싸우더군요.
전장이 그만큼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을의 NPC를 통해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데요, 접근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신청해 두고 다른 일을 해도 되지만 전장에 입장하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리고, 중립 지역에서처럼 대규모 전투를 벌일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보상마저 좋지 않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여 신청을 해도 적어도 10분 이상은 기다려야 전장에 참여할 수 있다.
적은 수로 경기가 진행되기에 긴장감도 떨어지고 재미 또한 부족하다.
중립 지역에서만 탈 수 있는 공격형 정커.
이번 1차 CBT에서 드러난 <와일드 플래닛>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뼈대와 독특한 게임 플레이가 돋보였습니다. SF 배경의 MMORPG, 그리고 특이한 방식의 전투를 원하는 유저라면 기대해 볼 만한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비록 단점들도 꽤 보였고, 특히 5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콘텐츠가 금방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 점이 아쉽지만, 이제 1차 CBT였던 만큼 앞으로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