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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100 시간의 망치질’, 워해머 온라인

워해머 온라인, 100 시간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김홍철(단고) 2010-04-27 13:46:29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으로 RvR(진영 간 대규모 전쟁)을 선보인 미씩엔터테인먼트의 <워해머 온라인>이 최근 100시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참가자 전원에게 최고 레벨의 캐릭터와 전투 장비를 지급해 바로 전선에 뛰어들 수 있도록 했다. <워해머 온라인>이 핵심으로 내세우는 RvR’ 전쟁을 체험해 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테스트에서 선보인 <워해머 온라인> RvR은 어땠을까? /디스이즈게임 단고


 

집단전을 확실히 구현한 대규모 전쟁

 

<워해머>RvR은 일단 규모가 상당히 크다. 제대로 된 RvR을 진행하려면 20명이 모여서 전투부대라는 파티를 구성해야 하는데,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진영마다 보통 1~2개 이상의 전투부대가 움직인다.

 

이렇게 무리를 지어서 다니기 때문에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집단의 전략과 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두 명의 유저가 실력과 장비를 믿고 날뛰어(?) 봤자, 부대 단위의 적들 앞에서는 ‘순간 삭제’ 당하고 만다. 전쟁영화로 따지면 <람보>보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더욱 가깝다고나 할까. 유저는 그냥 보병이 주특기인 일개 병사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나는 단지 이 전쟁에 속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워해머 온라인>은 각 직업군의 역할도 부대 단위의 전투를 위해 만들어졌다. 대규모 전투에서는 각 직업의 구성이 매우 중요하고, 서로의 상호작용이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탱커 직업군이다. <워해머 온라인>은 캐릭터와 캐릭터가 부딪히면 충돌판정이 나기 때문에, 상대의 진격을 몸으로 막고 부대원을 보호하면서 전투부대의 진형을 유지하는 탱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투 장소가 협소할 경우, 탱커들이 통로를 가로막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전략이 된다.

 

실제로 이번 테스트에서는 탱커들이 갖춰진 전투부대가 그렇지 않은 적 부대의 대열을 매우 쉽게 무너뜨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내 뒤로 아무도 지나갈 수 없다. 들어와 봐라!

 

 

문제 없었던 최적화

 

사람들이 으레 걱정하는 것은 RvR 게임의 대규모 전투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끊김 현상(, Lag)이다. 하지만 <워해머 온라인>은 초기 개발 단계부터 많은 인원이 몰리는 RvR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서버가 문제를 일으켰던 첫째 날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쾌적하게 R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워해머 온라인> RvR의 최고봉이자, 상대 진영의 도시를 짓밟는 게 목적인 도시 점령전의 경우많은 인원이 몰렸지만 쾌적하게 진행되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쾌적한 RvR을 위해 안티 엘리어싱(anti-aliasing) 효과를 아예 삭제했을 정도. 하지만 그래도 그래픽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이 정도의 전투에서도 화면 끊김 현상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벌써부터 문제가 된 인구 균형

 

RvR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기 위한 필수조건은 진영 간의 인구 균형이다. 상대 진영과의 인구 차이가 심각한 수준으로 날 경우 전쟁의 승패는 불 보듯 뻔하다. 사실상 승자가 정해진 싸움은 누구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워해머 온라인>의 각 지역은 철저한 대칭 구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인구 균형이 적절해야 뺏고 뺏기는 치열한 싸움을 즐길 수 있다.

 

디스트럭션 진영의 인구 수는 오더에 비해 지나치게 많았다.

  

아쉽게도 <워해머 온라인>은 해외에서도 인규 불균형이 심각하게 일어나 문제가 되었던 게임이다. 그리고 인구 불균형은 이번 테스트에서도 문제점으로 드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로 이번 테스트에서 인구가 적은 특정 진영은 테스트 기간 내내 제대로 된 싸움을 한 번도 못 하고 도망만 쳐야 했다. 항상 최후의 보루인 도시 점령전까지 가서야 간신히 막아냈을 정도다. 전투를 할 때마다 인구가 많은 진영이 손쉽게 분쟁 지역을 점령하고 상대의 수도를 공격하니, 유저들 대부분이 이 대목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게임의 지도는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을 보는 듯하다.

 

 
전쟁 외의 콘텐츠도 보여주었으면

 

결론적으로 <워해머 온라인>의 대규모 RvR은 전략성도 살아 있고, 인구 불균형만 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필자만 해도 테스트를 하는 내내 ‘와아아아!! 돋는다, 진짜! 전쟁 게임은 역시 이래야지!’라며 사무실에서 외치다가 혼난 기억이 난다.

 

전투부대를 구성해 거점이나 요새를 사이에 두고 비등한 병력끼리 충돌할 때의 스릴은 <WoW>의 오픈 베타 시절, 상대편 마을을 점령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서 싸우던 즐거움에 비견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이후로 대규모 전투가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은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하이엘프의 영토에 디스트럭션의 깃발을 휘날리며!

 

단, 인구 불균형 외에 아쉬움을 꼽자면 ‘만날 밥만 먹으면 질린다’라고 할까? 아무리 전쟁이 재미있어도 매일 그것만 하다 보면 질리는 날이 온다. 그럴 때 유저들은 잠시 다른 콘텐츠에 눈을 돌리곤 하는데,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준 <워해머 온라인>은 전쟁 외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거의 없었다.

 

물론 <워해머 온라인>에도 인스턴스 던전이나 레이드 등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게임의 구조 자체가 처음부터 유저를 전쟁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나머지 콘텐츠가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테스트는 전쟁의 최고봉인 도시 점령전을 목적으로 진행됐기에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전쟁 말고 즐길 게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PvE 콘텐츠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제대로 된 RvR을 선보인 <워해머 온라인>. 어느 정도 테스트가 이루어진 만큼 앞으로의 테스트에서는 보다 완성된 콘텐츠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