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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뷰] 풍요 속의 빈곤, 썬(SUN)

shiraz 2006-06-09 18:32:11

얼마 전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웹젠의 <썬>(SUN: Soul of the Ultimate Nation)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게임트릭스, 게임차트, 게임리포트 등의 여러 게임순위 사이트에서는 벌써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더군요.

 

게다가 여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게이머들의 평가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단순히 ‘재미있다’ ‘재미없다’는 평가를 떠나서 과연 <썬>이란 어떤 게임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꽤 괜찮은 그래픽, 그러나…

 

게임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래픽, 사운드? 대부분의 경우는 그래픽일 것입니다. 현란한 이펙트와 함께 세심하게 꾸며진 캐릭터,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는 월드 등 잘 만들어진 그래픽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화면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합니다. <썬>은 그러한 점에서 많은 게이머들의 시선을 빼앗아 올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캐릭터는 대부분의 국내 온라인 게임들처럼 흠잡을 데 없는 미남, 미녀형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를 살펴봤을 때는 상당히 공들인 흔적이 드러납니다. 각 캐릭터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모션들은 매우 역동적이며 각종 장구류는 세밀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미려한 디자인으로 나름대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월드 디자인도 깔끔합니다.

 

<썬>의 월드도 미관상 훌륭하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이제는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수목 엔진’(SpeedTree)이 게임 속에 훌륭히 녹아 들어가 여러분의 시야 속에 담긴 월드를 한결 풍성하게 만듭니다.

 

또한, 모든 그래픽 옵션을 켰을 때, 여러분은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늘에는 새가 날아다니고 저 멀리 있는 절벽에는 뿌옇게 안개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물결은 찰랑이며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비슷한 클래스, 비슷한 레벨대의 캐릭터들은 서로 구별될만한 차이점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캐릭터 디자인은 실망스럽습니다. 현재 4개 캐릭터와 5가지의 모발형태, 얼굴, 키, 그리고 1개의 의복 옵션이 제공되어 계산상으로는 500여 가지의 조합이 가능하지만, 실제 게임 속에서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들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색감과 체형, 천편일률적인 미인형 얼굴들만이 제공되므로 실제 커스터마이징의 효과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각 직업별로 성별이 고정되어 있는 점 또한 상당한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어쨌든 게임 속에서 여러분은 수많은 클론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이것은 가히 ‘클론의 습격’이라 부를 만 합니다.  

 

 

■ 역시 하워드 쇼어!

 

<썬>의 배경음악은 <반지의 제왕>의 음악으로 유명한 영화 음악계의 거장 하워드 쇼어가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역시나 거장답게 음악이 게임보다 더 튄다는 느낌은 들지 않으면서 게임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륙의 구석으로 쫓겨 난 용족 마을에서는 비장한 화성음악을 들려주며, 배틀존에서는 긴박한 음악으로 게이머들의 감정을 고조시킵니다.

 

효과음도 크게 흠잡을 부분이 없습니다. 잔디 위를 걸을 때와 흙 위를 걸을 때의 소리가 각각 다르며 저 멀리서 뛰어오는 캐릭터의 발자국 소리도 원근감 있게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캐릭터의 음성은 각각의 외양에 어울리게 잘 설정되어 있고 스킬 효과음과 타격음 또한 무난한 수준입니다. 전체적으로 <썬>의 사운드는 게임 속에 잘 녹아 들어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게임의 핵심, 배틀존 플레이

 

<썬>의 게임플레이는 간단명료합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아래와 같은 패턴을 반복합니다.

 

1. 배틀존에 들어간다.

2. 배틀존에서 나와 가방을 정리하고 또 배틀존에 들어가거나 개인상점을 켜놓고 쉰다.

3. 다시 1단계로 돌아간다.

 

이렇게 패턴이 단순한 것은 좋게 말하면 ‘간단해서 좋다’는 말이며 나쁘게 말하자면 ‘할 게 없다’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것은 게임의 최초 기획이 배틀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일반 MMORPG처럼 사냥과 퀘스트를 위한 필드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레벨업 효율 뿐만 아니라 그 재미에 있어서도 배틀존이 훨씬 더 게이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습니다. 일단 배틀존은 확실히 공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을 줍니다.

 

퀘스트를 수행하는 미션존의 잘 짜여진 몹 배치와 여러 가지 퀘스트 장치들은 게이머들의 몰입을 보장하며 그렇게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난이도는 라이트 게이머와 하드코어 게이머, 양쪽 모두를 흡수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장치들은 게임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조건을 완료해야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장치를 배틀존 내에 구현하여 게이머들은 이것의 완료를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됩니다. 또한 곳곳에서 복병처럼 스폰되는 몬스터는 긴장감을 상승시킵니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는 게이머들이 잠시 멈추고 작전 타임을 요구하게 만들며 이를 물리쳤을 때 주어지는 보상은 상당히 괜찮습니다.

 

헌팅존에서 경쟁파티 난입은 꽤 재미있는 요소이나 때로는 귀찮습니다.

 

사냥을 위주로 하는 헌팅존에는 한가지 특징적인 시스템이 있는데 바로 ‘경쟁파티 난입’이라는 요소입니다. 헌팅존을 생성하고 게임을 즐기다 보면 갑자기 다른 파티가 들어와서 다짜고짜 공격해 오는 일들을 겪으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지루한 사냥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요소입니다.

 

 

■ 아무도 찾지 않는 PvP존

 

보상이 거의 없다시피 한 PvP존은 전혀 인기가 없습니다.

 

PvP존은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볼 것이 없습니다. 레벨이 차이 나는 게이머들이 겨룰 경우 낮은 레벨의 게이머가 보다 높은 점수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즐기는 사람은 게임 플레이 내내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 장시간 플레이 하더라도 그 보상은 터무니 없이 부족합니다.

 

분명 배틀존은 많은 신경을 쓴 <썬>의 핵심 컨텐츠입니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미션존의 핵심인 일종의 퀘스트라 할 수 있는 미션의 수는 현재 약 10여 개 만이 제공될 뿐입니다. 각 미션마다 하나의 배틀존만이 제공되므로 게이머들의 자유도는 심각한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약 5레벨마다 하나의 배틀존이 제공되는데 레벨업을 위해서 동일한 맵을 얼마나 반복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AC 시스템은 분명 괜찮은 기획이지만, 배틀존의 문제점을 보완해주지는 못합니다.

 

이 때문인지 <썬>은 ‘AC’(Area Conquest)라는 시스템을 추가했는데요, 한 배틀존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함에 따른 피로감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입니다.

 

예를 들어 각 배틀존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정 아이템을 일정량 모으면 보상을 받게 되거나, 보스 쓰러뜨리기 횟수 기록 등을 쌓아나가는 것이 핵심인데, 기획의도는 신선하지만 이것이 부족한 배틀존의 반복 플레이가 주는 지겨움을 완화시켜주진 못하더군요. 이른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인스턴스 던전’이 주는 피로감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제만을 보고 적정레벨과 필요 클래스가 무엇인지를 알기는 힘듭니다.

 

, 방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아 사냥을 간다는 배틀존의 특성상 ‘방제’(방의 이름)를 보고서 ‘이 방은 어떤 방이다’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ㅇㄹㅇㄹㅇㅁ’ 이나 ‘ㄱ ㄱ ㄱ’와 같은 무의미한 제목들이 상당수였습니다. <카트라이더>처럼 자동적으로 방제를 생성하되 필요 클래스나 레벨제한 등을 함께 표기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문제점 ‘많은’ 개인상점과 채팅시스템

 

<썬>에 접속하는 순간 여러분은 많은 사람들을 보고 놀라게 될지도 모릅니다. 수백 명이 마을에 모여있는 모습은 분명 장관입니다만,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주목해 주세요. 맙소사! 아이템 하나를 사고 팔기 위해서 수십여 분 이상을 허비하는 게이머들이 여러분의 눈앞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마을은 제국군이 아니라 개인상점들로 점령되었습니다.

 

이것은 개인상점을 지원하기 때문인데 왜 좀더 편리한 경매장과 같은 시스템은 만들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동시 접속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사람 많은 식당에 손님이 몰려드는 효과를 위한 것일까요? 상당히 높은 사양의 PC에서도 ‘버벅임’을 유발하는 개인상점 때문에 마을로 들어서는 것은 대단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어쨌든 개인상점은 현재 <썬>에서 상당한 역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커뮤니티의 단절’입니다. 마을에서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게이머들의 외치기 도배 때문에 제대로 된 대화가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팅창은 범람하는 메시지를 걸러낼 최소한의 장치조차 제공하지 않아 불편함을 가중시킵니다. 또한 길드채팅과 파티채팅의 경우에도 따로 채널을 지원하지 않아 장사꾼들의 메시지에 묻혀버리기 일쑤입니다. 이 때문에 게이머들은 누군가와 대화를 원할 때 1:1 대화창을 띄우는 궁여지책을 동원합니다.

 

배틀존 도중에도 장사꾼들의 메시지가 채팅창을 도배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배틀존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놀랍게도 마을에서 ‘OO 팔아요’라고 외치면 배틀존에서도 그 외침이 보입니다. 파티원이 방금 말한 내용이 쓸데없는 메시지들로 넘어가버려 일일이 뒤로 넘겨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 화려하지만 단조로운 전투

 

<썬>의 전투모습은 상당히 화려합니다. 각 캐릭터의 전투모션은 상당히 역동적이며 이펙트 또한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하지만 반면에 <썬>의 전투는 매우 단조롭기도 합니다. 단순히 몬스터를 선택하고 공격키를 누르면 전투가 진행되고 사이사이 스킬을 섞어서 사용해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시각적 효과들로 그러한 단조로움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각 캐릭터는 사용하는 기본 공격자세(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동작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스킬을 사용할 때도 각각 다른 동작들을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예를 들어 배틀존에서 여러 캐릭터가 함께 플레이 할 때 전투가 단조롭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신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역동적이지만 실제로는 가만히 서서 물약 빨며 칼질하기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유저간 대결인 PvP에서 확실히 드러납니다. <썬>은 이동 중에 공격이 불가능합니다. ‘상대의 뒤로 돌아가 뒤통수를 한 대 때려준다’라는 전투방법이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박진감 넘쳐야 할 PvP를 90년대 온라인 게임 수준으로 격하시켰습니다. 바로 ‘가만히 서서 물약 빨며 칼질하기’가 재현되는 것이죠. 상당히 아쉬운 점입니다.

 

 

■ 훌륭한 길찾기와 자잘한 버그들

 

<썬>은 상당히 괜찮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길 찾기가 그것입니다. 상용 길찾기 엔진을 사용하여 아무리 복잡한 길도 클릭만 해두면 알아서 척척 찾아갑니다. 한번 시험해 보세요. 다른 게임들에서 흔히 보는 중간에 걸려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썬>에서는 발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산 꼭대기에서 바닥을 클릭해도 잘 찾아가는 캐릭터를 보고 감탄했습니다.

 

마우스 클릭 이동시 아무리 복잡한 곳이라도 알아서 척척 찾아갑니다.

 

그렇지만 자질구레한 버그도 <썬>의 특징일까요? 인터페이스에서 많은 버그들이 발견됐습니다. 배틀존 창에서 바로 옆자리 PC에서 만든 방이 검색되지 않는 문제는 정말 많이 불편했습니다.

 

맵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포인터가 맵 뒤의 텍스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PvP시 죽은 뒤에도 상대 캐릭터가 타겟팅 되어 또 다시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것은 추후 PvP존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얻을 수 있을 때 자칫 어뷰징(밀어주기 행위)의 수단으로 사용되지는 않을까 염려되었습니다.

 

 

(총평1) 배틀존과 필드의 균형이 절실하다!

 

지금 <썬>은 오픈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테스트 기간 동안 위에서 소개된 여러 가지 컨텐츠들을 갈고 닦을 수 있으며 문제점들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몇 일마다 한번씩 패치가 이루어지므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분명 아직까지는 문제점이 많은 게임이지만 지금도 개발이 진행 중이죠. 그러므로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앞으로 게임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참고 할 만한 지적은 몇 가지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배틀존은 <썬>의 핵심 컨텐츠입니다. 개발진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배틀존이 국내 게이머들의 취향과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다수 국내 게임들이 게임에 접속하여 일단 필드로 뛰어가 몬스터를 때려잡는다는 원칙에 충실하고 이를 즐겨온 게이머들이 <썬>에 많이 접속했기 때문에 게임에서 자연스럽게 이들을 배틀존으로 유인할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튜토리얼 퀘스트 이후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필드로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초기 <썬>에서는 그러한 면을 찾아보기 힘들었죠. 오픈 베타 테스트 이후 일반 필드를 추가하면서 초보에게 주어지는 튜토리얼 퀘스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틀존 쪽으로 게이머들을 끌어오고 있지만 여기에서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필드가 ‘애물단지’로 되어버린 것입니다. 현재 일반 필드에서 10레벨 이상의 플레이어들은 상당히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필드에서 주는 퀘스트의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데다 레벨업의 효율성 면에서도 상당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썬>의 개발진은 필드와 배틀존을 같이 끌고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오픈베타 시점에서 새로 필드를 추가하고 그 속을 꽉 채운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초보들이 경험하는 ‘자피르 호수’의 모습은 90년대의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서 딱히 내세울만한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더 퇴보했다는 느낌마저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급조된 필드는 게임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는 개발진이 최우선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안입니다.

 

 

(총평2) 그런데, 게임의 목적이 뭔가요?

 

<썬>을 플레이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불만은 게임의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몬스터를 잡고 레벨업을 해서 더 좋은 아이템을 쓰는 게임들은 충분히 시장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그 이상을 원합니다. 그런데 <썬>은 게임의 그 어떤 부분에서도 게임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각각의 시스템만을 홍보하고 있을 뿐입니다.

 

PvP인가요? PvE인가요? 홈페이지의 게임소개에서조차 무엇을 하는 게임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처럼 당을 기반으로 한 정치시스템을 내세운 것도 아니며, <R2>처럼 길드간의 대립과 반목, 공성전을 통한 천하통일을 앞세운 것도 아닙니다.

 

게이머들이 컨텐츠를 대부분 소비하게 될 오픈 베타 말기에 다음과 같은 물음이 관련 커뮤니티를 가득 채우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게임의 목적이 뭐에요?’

 

만약 최초 기획에서부터 열심히 몬스터를 잡아 돈을 벌고 레벨도 올려 좋은 아이템을 쓰는 ‘자수성가형’ 게임을 의도했다면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에게 그것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혹시 아직까지 그러한 설정조차 하지 못했다면 배가 산으로 가기 전에 방향타를 정확히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총평3) 기회는 있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분명 <썬>의 첫인상은 괜찮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오마주’라고 주장하는 인트로 동영상은 볼만하며 그래픽, 사운드의 품질도 상당히 높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획력이 부족한 것일까요? 플레이하는 내내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약 <썬>이 오픈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위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해결할 수 있다면 이 게임은 롱런(Long-Run)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일개 게이머의 생각일 뿐입니다. 결정은 개발진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후 <썬>이 어떠한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일단은 ‘Big 3’의 하나로 기대를 모았던 <썬>의 행보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