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10 현장에 취재를 가서 건진 수확 중 하나는 <기어스 오브 워 2>의 3D 입체영상 버전을 직접 체험해 본 것이었습니다. 에픽게임스의 B2B 부스에 방문했다가 얻은 기회였죠.
원래는 시연하는 것을 보기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컨트롤러를 빼앗아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입체영상으로 구현된 부분은 약 5분 정도로 ‘챕터 1: 창날의 끝’ 중에서 ‘총공세’ 편이었습니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전용안경을 쓰고 나니 확 달라진 게임
<기어스 오브 워 2>의 3D 버전은 전용안경을 사용해야 하는 등 기본적으로 <킬존 3>와 거의 동일하게 구현됩니다. 안경을 쓰고 화면을 보는 순간 조준점의 위치와 적 사이의 거리감이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기어스 오브 워 2>를 수없이 즐겨 봤음에도 다른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원근감이 확실하게 표현되면서 긴장감도 배가 됩니다. 로커스트가 갑자기 달려들 때의 위압감은 물론, 톱으로 상대를 베어 버리는 상황의 묘사도 마지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생했습니다. 구르고 뛰어 다니는 기본적인 액션도 일반 버전보다 훨씬 박력이 넘쳤습니다. 화면이 흐려지는 효과가 아니라, 실제로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갑자기 달려드는 로커스트의 느낌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 현장 촬영이 불가능했기에 일반 버전의 챕터 1 스크린샷을 사용한 점 양해 바랍니다.
다만, 원근감이 뛰어난 나머지 먼 거리에 있는 적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더군요. 대형 탈것에 올라탄 로커스트와 아군 COG 병사의 구분이 힘들어 오발탄을 날리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화면도 조금 어두워지기 때문에 3D 버전의 선명함은 일반 버전에 비해 확실히 줄어듭니다.
3D 입체영상 버전의 백미는 날아오는 미사일과 총알의 생생한 느낌입니다. 멀리서 날아오는 적의 탄알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진짜 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조금 걱정했던 멀미 현상은 없었습니다. 슈팅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몸으로 <기어스 오브 워 2>를 즐길 때도 미약하나마 멀미 증상을 느꼈던 것과 비교하면 이상할 정도로 어지러운 증상이 없더군요. 이 부분은 심도 조절을 최적화한 챕터를 선택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원근감이 향상되면서 먼 곳에 있는 물체를 구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기어스 오브 워 2> 3D 버전의 전투는 영화 <아바타>에서 전투 장면을 3D로 봤을 때와 느낌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생동감이 넘치는 움직임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을 일반 유저도 경험할 수 있을까요? 체험이 끝나고 실제로 <기어스 오브워 2>의 3D 입체영상 버전이 개발 중인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반 유저들이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의 입체영상 버전을 즐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기어스 오브 워 2>의 3D 버전은 단순한 기술 데모로, 3D 입체영상 관련 협력 업체에서 컨버팅했기 때문입니다. <기어스 오브 워 3>의 경우 로드 퍼거슨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3D 버전은 개발하지 않고 있고, 향후 계획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고요.
그렇다고 언리얼 엔진까지 3D 입체영상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에픽게임스는 언리얼 엔진 3에 3D 입체영상 지원 기능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체험이 끝난 후 만난 에픽게임스의 제이 윌버 부사장은 “향후 언리얼 엔진 3에서 3D 입체영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 게임의 3D 버전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곧 관련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앞으로 보다 많은 슈팅 게임이 3D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