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지난 E3 2006에 참가해서 많은 게임들을 접했지만, 사실은 삼일 내내 <헬게이트: 런던>을 하느라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최대한 현장 체험의 느낌을 살려서 적어 봤습니다. 게임만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탓에 플레이화면을 직접 찍은 건 없으니 양해 바랍니다. ^^;
(1) 도대체 어떤 게임이야?
<헬게이트: 런던>을 어디서 만들었고 어디서 서비스 하고,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어떻고 등등 이런저런 쓸데없는 사설은 각설하고 바로 플레이부터 알아보죠.
개인적으로 처음 공개된 동영상을 봤을 때 ‘이 게임은 FPS다’라고 느꼈습니다. 무기체계나 플레이 방법 등이 <둠>이나 <퀘이크>와 같은 1인칭 슈팅게임이라고 생각하기에 무리가 없었죠.
실제 플레이의 기본시점도 1인칭 이니까요. 3인칭으로의 전환이 가능합니다만 게임을 맛을 느끼기엔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저쨌든 FPS 취약자인 필자에게 '그림의 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우려가 있었지요.
일단 화면만 봐도 1인칭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헬게이트: 런던>은 기존의 FPS게임들처럼 세밀한 타깃팅을 요하지 않더군요. 그저 타깃을 몬스터에 가져다 대면 고정되고, 마우스 버튼을 냅다 누르면 그만인 무척이나 단순 무식한 방식을 따릅니다. 겉보기엔 FPS이긴 한데 <디아블로2>의 'Feel'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쉽 스튜디오의 대표인 빌 로퍼 형님이 인터뷰마다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는 새로운 장르라는 표현이 약간 수긍이 가더라구요(나쁘게 말하면 짬뽕). 대략 느낌이 오시는지요?
※ <헬게이트: 런던>은 <디아블로> 시리즈의 핵심 개발진이 블리자드를 떠나 설립한 '플래그쉽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한빛소프트(아시아, 영어권 온라인 서비스), 남코(영어권 패키지 판매)가 함께 퍼블리싱하는 온라인 RPG입니다. <디아블로>와 FPS게임을 섞어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단 첫 테스트 시작은 올 겨울에 시작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헬게이트: 런던> 훑어보기
1. 개요
<디아블로> 때도 그러더니 빌 로퍼 형님은 [미리 보기]를 좋아하지 않나 봅니다. E3에 공개된 다른 MMORPG들은 어느 정도 캐릭터 세팅(레벨, 스킬 등)을 해 놓고 선보였기 때문에, 볼거리 제공과 더불어 좀 더 높은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헬게이트: 런던>은 그런 편의제공이 유저에 대한 기만(?)이라 생각하는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레벨 1부터의 육성을 강요하더군요.
2. 시작
캐릭터를 만들고 이미 네트워크로 구성된 방에 접속하니 어둡고 침침한 지하 벙커에서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70% 이상 완성됐다는 것을 증명하듯 시연버전임에도 불구하고 튜토리얼이 존재하더군요.
튜토리얼은 NPC와 몇 마디 대화 후 간단한 퀘스트를 하면서 기본 조작 및 전투 방법 등을 익혀가는 기존의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기본이동은 <W><S><A><D> 키이며 단축키는 숫자키, 마우스의 양버튼은 장착한 무기를 사용하며 스킬은 단축키(숫자 키)로 발동합니다.
3. 레벨업
본격적으로 벙커를 벗어나 <헬게이트: 런던>의 주무대인 런던의 필드로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한정된 공간 때문인지 방안에 존재하는 다른 유저들의 사냥을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그들과의 파티플레이는 커뮤니케이션(영어) 문제로 불가. ㅡ.ㅡ; 다행히 <디아블로2>와 달리 몬스터는 일정시간 마다 '리젠'(재생성)되기 때문에 초반 레벨링은 몇몇 장소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가능했습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겠지만 시연대에서 느껴진 레벨링 속도는 약간 느렸습니다. 아마도 솔로잉 플레이였기 때문인 것 같은데 <디아블로2>와 비교하면 2/3 정도의 속도감 이었지요. 레벨업시 주어지는 보상은 <디아블로2>와 흡사 합니다. 스텟포인트 5와 스킬포인트 1이 주어지죠.
4.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는 스크린샷으로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듯 스텟, 아이템, 스킬이 한 화면에 표시됩니다. 여기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데 타 유저와의 1:1 아이템 교환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물론 방법은 따로 있겠지만 테스트 해보진 못했네요. 마을에서 개인상점을 열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는 아직 구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5. 무기체계
나름대로 오랜 시간 플레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무기체계는 제대로 파악이 안됐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확실하다고 느낀 것만 이야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무기의 조합이나 제작 등은 실험해보지 못했으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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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공용무기와 직업별 무기 존재
B - 일반, 마법, 레어는 존재. 유니크는 보지 못했음
C - 크게 건과 검 스타일로 나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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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랜덤 & 레어 맵
<헬게이트: 런던>의 자랑 중 하나인 랜덤맵. 하지만 아쉽게도 몇 시간 플레이한 것 만으로는 변화무쌍함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여러 번 방을 만들거나 들어가본 바로는 <디아블로>처럼 몇 개의 구조가 있고 이것들이 랜덤으로 조합되는 패턴이 아닌가 합니다. <디아블로2> 액트1의 카타콤과 같은 던전이 랜덤으로 나타난다면 현실적인 던전 탐험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요.
플레이를 하면서 흥미있었던 것은 랜덤맵보다는 '레어맵'이라 알려진 공간이었습니다. 맵의 특정 위치에 <디아블로2>의 카우방과 같은 빨간 포탈이 열려있는데, 이곳에 들어가면 시간이 카운트되고 필드에서 등장했던 몬스터들과 보스급 몬스터가 달려듭니다.
일단 포탈로 들어가고 보는겁니다.
개발자 인터뷰를 읽어보면 이런 공간은 퀘스트와 관련된 지역이면서 레벨링을 위한 공간이라더군요. 아무튼 이곳을 클리어해야만 뭔가 더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 몇 번 도전을 했으나 실패. 낮은 레벨로는 '포션러쉬'로도 힘들더군요.
비록 클리어 하진 못했지만 맵 시스템은 그런대로 만족이었습니다.
(4) 카발리스트는 뭐하는 캐릭터?
E3에서는 기존에 공개된 템플러와 카발리스트를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템플러도 해보지 못했지만 일단 신 캐릭터인 카발리스트에 집중하기로 했지요.
포스며 몸매며 빠지시는 게 하나 없는 카발리스트 아줌마.
개발진에서 카발리스트를 소개할 때 <디아블로2>의 네크로맨서와 소서리스를 합친 버전이라고 했지만, 몇몇 스킬들을 시전해 본 바로는 네크로맨서에 더 가깝게 느껴지더군요.
기본적으로 구울 비슷한 몬스터를 3마리까지 소환가능하고 골렘같은 녀석 한 마리, 총 4마리를 소환할 수 있는 것까지 동일했습니다. 다양한 스킬을 테스트 해봐야 했기에 1포인트씩만 올린 것 치고 소환수들의 공격력은 꽤 쓸만한 편이었습니다.
스킬 트리는 소환, 마법, 패시브 3가지 계열이었습니다(각각 이름이 있었지만 기억력 부족). 아무래도 패시브는 캐릭터가 어떤 계열을 중점으로 하는가에 따라 투자방법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5) 체험 후기
체험기라고 적어놓고 보니 큰 내용은 없네요. 변명이겠지만, 시간도 부족했고 E3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해가는 기억을 들춰가며 작성하다 보니 좀더 크리티컬한 정보를 담지 못했네요.
하지만 <헬게이트: 런던>은 이번 E3에서 만난 PC 게임들 중 가장 돋보였다고 자신합니다. 물론 게임쇼 장에서는 <스포어> <슈프림 커맨더> <C&C 3> 등 대작들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게임 스타일에 가장 가깝운 것은 <헬게이트: 런던>이었다고 봅니다.
올 겨울 런칭이 과연 가능할지? 이점이 가장 걱정되네요. 일단 기억나는 대로 적어서 올린 것이니 댓글을 통해 질문해 주시면 아는 대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