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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1vs10,000의 사투, 나인티 나인 나이츠 2

Xbox360용 액션 게임 나인티 나인 나이츠 2 리뷰

남혁우(석모도) 2010-07-09 10:11:44

<나인티 나인 나이츠>가 발매된 지 4년 만에 후속작<나인티 나인 나이츠 2>(이하 N3 2)가 출시됐다. 전작은 <킹덤언더파이어>시리즈로 유명한 국내 개발사 판타그램이 제작했지만 이번 <N3 2>는 일본의 Q엔터테인먼트와 필 플러스로 제작사가 바뀌며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일(一) 대 다(多)로 싸우는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그대로지만, 엔진 자체가 바뀌면서 그래픽이 향상돼 화려한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게임의 속도가 빨라지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번에 등장하는 적의 수가 줄어들어 대군과 싸운다는 느낌이 약해졌고, 적을 공격할 때 진동이 없어 타격감이 약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1 대 10,000도 가능한 대규모 전투

 

<N3 2>는 혼자서 화면을 가득 메운 다수의 적을 물리치며 게임을 진행하는 일명 무쌍류게임이다. 차이점이라면 지금까지 무쌍류 게임들에 비해 더 많은 수의 적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N3 2>의 타이틀처럼 5 100만까지는 아니지만 혼자서 1만 명 정도의 적은 너끈히 상대할 수 있다.

 

몇 번의 공격만으로 수십 명의 적들이 날아가 버리는 모습과 화려한 액션은 이 게임의 매력이다. 화면은 복잡하지만 게임 플레이는 간단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복잡한 컨트롤은 필요 없고, 버튼 연타와 몇 가지 버튼의 조합으로 화려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공격 버튼을 눌러도 어느새 콤보가 천 단위를 훌쩍 넘어간다.

 

오른쪽 하단의 숫자는 콤보가 아니라 킬 수다.

 

많은 수의 적들을 상대하지만 캐릭터의 움직임이 빠르고, 등장하는 캐릭터에 비해 느려짐 현상이 적어 쾌적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N3 2>는 미니맵에 처리해야 할 목표가 단계별로 나뉘어 표시되기 때문에 중간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이 지도만 따라가면 된다. 물론 이것은 미션을 클리어하는 것만이 목적일 때의 이야기다. 또한, 추가 미션과 아이템도 숨겨 둬 게임을 더 깊게 파고들 요소도 마련돼 있다.

 

지도만 제대로 확인해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화려하지만 부족한 타격감

 

<N3 2>의 전투는 수백 명의 적들에 둘러싸여 싸우고, 이펙트가 강하기 때문에 상당히 화려한 편이다. 한 번 공격에 수십 명의 적이 동시에 날아가거나 강한 공격에 상반신이 분리되기도 하고, 혈흔 효과가 화면에 뿌려지기도 한다. 특히 보스전은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적이 등장해 확실하게 보스전이란 인상을 줬다.

 

그런데 막상 <N3 2>를 플레이하다 보면 뭔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적을 공격할 때 진동이 없어서 밋밋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공격을 당할 때 진동이 있어서 타격감이 아닌 피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전투의 효과는 상당히 화려하다.

 

<N3 2>에서는 적들이 한꺼번에 몇 천씩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리젠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많은 적들을 상대하면서도 게임이 느려지는 현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체감상으로 대규모의 적들과 싸운다는 느낌이 반감된 점은 아쉬웠다.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만드는 스킬 조합

 

플레이어는 <N3 2>에서 캐릭터의 스킬과 장비를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미션으로 얻은 스킬과 액세서리를 캐릭터 슬롯에 어떻게 채워 넣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전투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스킬 슬롯에 강력한 마법을 넣고, 액세서리 슬롯에 마법 공격을 강화시키는 장비를 장착하면, 접근전에 강력할 것 같은 캐릭터도 순식간에 마법 전용 캐릭터로 바뀐다. 물론 그 반대로도 가능하다.

 

또한 한 캐릭터로 스킬과 액세서리를 얻으면 공유되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로 다시 얻을 필요가 없다. 대신 스킬의 업그레이드 레벨은 각각의 캐릭터를 모두 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N3 2>의 슬롯 시스템은 어떤 캐릭터든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재미’를 주었다.

 

마법사 캐릭터가 아니라도 스킬만 장착하면 얼마든지 마법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캐릭터 고유의 개성이 많이 사라졌다. 가장 효율적인 스킬을 주로 장착하고 쓰다 보면 캐릭터 간의 차이는 사실상 없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N3 2>는 캐릭터마다 고유의 특수기술을 갖고 있으며, 미션마다 이를 활용해 게임을 진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크게 효용성이 없다 보니 큰 차이는 없었다.

 

캐릭터가 달라도 스킬이 같으면 거의 비슷한 캐릭터가 되어 버린다.

 

 

단순하고 몰입하기 힘든 스토리

  

<N3 2>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어둠의 오브를 사용해 부활한 어둠의 군주로부터 성을 지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단순한 내용이면서도 캐릭터마다 내용이 끊기다 보니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게임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주인공 5명의 이야기가 각자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그래서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캐릭터 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캐릭터 간의 미션이 겹칠 때는 다른 주인공 캐릭터가 NPC로 등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사인 갤런이 성으로 쳐들어 오는 강력한 괴물을 막는 동안, 공주인 세피아는 영산에서 성녀가 되기 위한 시험을 받는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식이다.

 

결국 <N3 2>는 하나의 캐릭터로 게임을 클리어한 후, 다른 캐릭터의 엔딩을 봐야 비로소 자연스럽게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캐릭터 간의 내용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게임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됐다.

 

시간의 순서에 맞춰 캐릭터를 바꿔 가며 플레이해 보려고 해도, 캐릭터를 선택해 미션을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시간 순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과 언제 내용이 맞물리는 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주인공들의 주변 스토리나 설명이 거의 없다는 점도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들게 만들어 아쉬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주인공 갤런의 별명인 ‘타이탄의 기사’라는 호칭을 어떻게 얻게 됐는지, 선대 국왕의 이름은 언급하지만 어떤 인물인지는 알 수 없는 등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게임에 몰입하기 위한 주변 설명이 없어 플레이어가 알아서 넘겨 짚어가며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해야 했다.

 

영상을 통해 게임의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내용이 적고 몰입도가 떨어진다.

 

 

반복적이고 늘어지는 플레이가 아쉽다

 

<N3 2>에서 하나의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대략 40~5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맵 자체가 넓고 적들이 워낙 많이 등장하다 보니 시간이 꽤 소요된다. 숨겨진 아이템이나 미션을 찾다 보면 플레이 시간은 더 늘어난다.

 

정교하고 신중한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이라면 이 정도의 플레이 시간은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N3 2>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플레이가 중심인 액션 게임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미션당 40분 이상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지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캐릭터끼리 미션이 겹치고, 설령 바뀌더라도 5~6종류의 적들이 모습만 바뀐 채 별다른 차이점 없이 등장하다 보니 똑같은 플레이를 반복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적들의 모습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거의 바뀌지 않는다.

 

그럼에도 홀로 수천 마리의 적을 상대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전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N3 2>는 화면을 가득 메우는 적들을 호쾌하게 물리치는 시원한 액션성이 특징인 게임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화려한 효과와 액션이 가득해 가벼운 마음으로 잠깐씩 즐기기에 적당하다.

 

물론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진·삼국무쌍> 시리즈 같이 일 대 다수의 전투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