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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결코 단순하지 않은 횡스크롤 RPG, 서유기전

서유기전, 정식 서비스 리뷰

n2kei 2010-07-12 13:24:45

<귀혼 온라인>을 개발한 앤앤지랩이 넷마블(CJ인터넷)을 통해 선보이는 <서유기전>은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D 횡스크롤 MMORPG입니다. 원작으로부터 200년이 흐른 뒤를 배경으로 하는 이 게임은 겉보기에는 너무나도 쉽고 가벼운듯하지만, 실제로는 방대한 콘텐츠와 즐길거리,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n2kei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은 게임

<서유기전>은 겉만 본다면 한없이 단순하고 쉬운 게임이다.

 

상하좌우 이동, 아이템 루팅, 상호작용, 그리고 공격 키로 이루어진 기본 조작체계부터 시작해 아케이드 스타일의 액션까지, 실제 게임을 처음 해 본 유저들은 참 쉽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귀혼 온라인> <메이플스토리>를 합친 듯한 인상까지 풍기고 있기에 두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유저라면 정말 쉽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게임을 즐기다 보면 이내 단순하고 쉽다라는 생각은 싹 바뀌게 된다. <서유기전>은 그냥 요괴를 사냥하고, 떨어지는 옷과 무기를 착용하기만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비 강화 시스템, 기문둔갑 및 요괴둔갑 시스템. 생산·제작 시스템. 수집백과 시스템 등 <서유기전>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여느 3D 그래픽의 MMORPG 못지않게 방대하다. 신경 쓸 요소들도 굉장히 많은데다양하고 복잡한 콘텐츠들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웬만한 최신 대작 게임들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메뉴 구성도 다소 복잡하고,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창에는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생소한 정보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처음부터 너무 방대한 양의 정보와 시스템을 보여주기에 오히려 당황하게 된다고 할까? 물론 아무 생각 없이 필드에 나가서 요괴를 사냥해도 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서유기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메뉴 하나하나가 많은 정보를 담고 있고 서브 메뉴도 마련되어 있다.

 

그래도 기본 조작키는 제법 단순하게 이루어져 있다. 스킬이나 메뉴 단축키 등의 고급 조작은 옵션의 키 설정을 통해 변경할 수 있다.

 

<서유기전> 스스로도 겉모습에 비해 복잡한 게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지유저들에게 게임 구성 요소를 최대한 많이, 그리고 가능한 친절하게 설명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연스레 조작법을 알려 주는 튜토리얼부터 퀘스트를 통해 배우는 각종 시스템, 채팅창으로 계속 던져 주는 팁 메시지와 함께 구역 이동에 표시되는 로딩화면에서도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또한 도움말 북이 게임 안에 마련되어 있어 용어 검색을 통하면 웬만한 시스템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유저들이 귀찮은 작업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편의 시스템 역시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워프 보조석이나 귀환부를 통해 원하는 체크 포인트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심지어 퀘스트 수락과 완료는 대부분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다. 멀리 이동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퀘스트 때문에 마을로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걸 싫어하는 유저라면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임무를 달성하면 즉석에서 ‘완료’ 버튼을 눌러 경험치를 받는다. 수집 퀘스트를 어떻게 원격으로 완료하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이 추구하는 건 리얼리티가 아니다.

 

 


양날의 검, 근두운


<서유기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근두운이다. 근두운은 말 그대로 타고 이동할 수 있는 빠른 속도의 이동수단을 말하는데, 특이한 것은 탄 상태에서도 싸울 수 있기에 유저들은 말 그대로 속도감이 가미된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노하우가 생기면 대전격투 게임을 즐기듯 전투를 치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문제는 필드 영역의 요괴들은 대부분 땅 위를 걸어 다니고, 유저는 구름 위에 두둥실~ 떠 다니며 공격하는 시점에서 이미 밸런스가 붕괴된다는 사실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 땅에 서서 전투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요괴들에게 한두 대는 맞아야만 하는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하는데, 근두운을 타면 유저의 위치 선정이 자유로워지기에 한 대도 맞지 않는 장소를 잡아 아주 편안하게 사냥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진다.

 

근두운을 타면 대미지를 입지 않는 유리한 위치에서 전투할 수 있다. 참 쉽죠잉~.

 

박진감 넘치고 빠른 전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전투의 난이도가 너무 떨어졌다고나 할까.

 

물론 근두운을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연료라고 할 수 있는 신선수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비행력을 채워야 탈 수 있다. 하지만 유지비는 유저의 레벨이 오른다고 해도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의미가 없어진다. (더 좋은 근두운을 마련하게 되면 유지비가 올라가지만, 좋은 근두운이 요괴 사냥에 필수요소까지는 아니다.)

 

한편, 일부 지역과 인스턴스 던전의 개념인 협행에서는 목적상 근두운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평소 근두운에 의존하는 비율이 큰 유저일수록 맞닥뜨리게 되는 난이도의 상승폭이 생각보다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같은 좌표에 요괴가 겹쳐 있으면 맞지 않으려고 광역 스킬을 난사하거나 자리를 피해야 한다. 2D 게임이어서 겹쳐 있는 요괴 중 원하는 녀석만 골라서 때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기문둔갑과 요괴둔갑, 방대한 양의 모으는 재미

<서유기전>의 유저들은 기문둔갑요괴둔갑을 통해 <삼국지> <서유기> 등의 영웅, 또는 적으로 상대했던 각종 요괴들로 변신할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보통 변신이 가능한 캐릭터라고 했을 때 연상되는 가짓수를 훨씬 뛰어넘는 수의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정식 서비스 초기인 지금도 4세트로 이루어진 기문둔갑과 100여 가지가 넘는 요괴둔갑이 준비되어 있으니,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들은 처음부터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수집을 통해야만 사용할 수 있기에, 평소 <서유기전>을 즐기며 수집이나 목표 달성에 관심이 많았던 유저라면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관우로 변신!!’ 변신하면 새로운 도술과 능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일부 날아 다니는 요괴는 근두운 없이 공짜로 계속 날아 다닐 수도 있다.

 

  


중반 이후 힘이 떨어지는 콘텐츠

<서유기전>은 초반에 다양한 콘텐츠를 그야말로 ‘끊임없이’ 선보인다.

 

다양한 지형과 목표가 설정돼 있는 일종의 인스턴스 던전인 협행이 저레벨부터 꾸준히 마련돼 있고,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각종 재료들의 채집은 미니게임과 연동되어 있어 항상 새로운 재미를 준다. 퀘스트 역시 꾸준하게 주어지기에 유저들은 별도의 반복 사냥 없이 제시되는 임무만 수행해도 충분히 자신의 캐릭터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40레벨이 넘어가면서부터 한계가 온다. 레벨업에 필요한 요구 경험치가 점점 늘어나면서 퀘스트의 수가 모자라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요괴들을 반복해서 사냥해야 하는 구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콘텐츠의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유저들은 단순 반복 사냥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퀘스트를 완료한 이후에도 파티협행으로 아이템 파밍에 나서기. 내 차례는 언제 오나~

 

 


투자가 많이 필요한 게임


<서유기전>은 복불복에 상당히 많이 의존한다. 기문둔갑 카드를 얻을 수 있는 묵령옥, 동령옥, 은령옥 등에서 랜덤으로 나오는 카드 연출도 그렇고, 장비를 강화하는 과정도, 파티 협행을 끝내면 특정 유저에게 추가로 주어지는 보상품도, 심지어는 봉혼 호리병으로 얻는 보상 아이템 뽑기는 그냥 대놓고 복불복 룰렛 연출이다.

 

이렇다 보니 자신이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은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수집을 반복하고, 장비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더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대부분의 유저들이 자신은 운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건 일단 논외로 하자.) 물론 그 투자란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상점에서 캐시 아이템을 구매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참고로 <서유기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귀속력이 약한 편이라, 투자한 만큼 다른 유저와의 거래로 돌려받을 수 있는 여지는 크다. 그런 만큼 되팔아서 돌려받거나, 주변의 친구를 초대해 장비를 물려준다는 식의 투자한 비용 회수는 어느 정도 가능한 편이다.

 

복불복 룰렛은 고대 중국으로부터 전해 오는 전통 깊은 신비한 놀이였다. (-_-)

 

결론적으로 <서유기전>은 여느 캐주얼 게임을 대하듯 가볍게 즐기고 말거나 틈틈이 조금씩 즐기려는 생각인 유저에겐 적당하지 않다. 단순한 조작을 선호하지만 연구하며 본격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사람, 아이템 수집이나 게임에서 주어진 업적을 달성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알맞은 게임이다.

 

또한 저연령층이 많아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유저 연령층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게임을 즐기다 보면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저연령층과 고연령층이 따로 문파라는 폐쇄적 그룹을 만들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있는데…. 이것은 <서유기전>의 문제라고 하기에 앞서 세대 간의 벽이라는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든 다른 게임들은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다양한 연령층을 내포하고 있는 건 분명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하는 <서유기전>의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그래픽은 수묵화 터치에 파스텔 채색재미있는 캐릭터들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