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파크홀딩스(GPH)가 개발한 국산 휴대용 게임기 ‘카누’(CAANOO)가 18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론칭쇼를 열고 마침내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지난해 발매된 ‘GP2X Wiz’(이하 Wiz)의 후속 기종이면서도 전혀 새로운 게임기라고 할 수 있는 카누는 향상된 성능과 멀티미디어 활용성이 특징입니다. 과연 얼마나 좋아지고 달라졌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이 직접 카누를 체험하고 주요 특징을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카누(CAANOO) 실제 가동영상
※ 출시 전 제품이기 때문에 실제 출시 버전과는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영상 후반부에 에뮬레이터로 돌린 <아웃런>은 카누의 중력센서를 이용해 본체를 기울이면, 해당 방향으로 운전 방향이 꺾입니다.
■ 달라진 외형. 3.5인치의 넓어진 LCD
‘카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3.5인치 터치스크린 LCD입니다(감압식 터치스크린). 물론 Wiz의 2.8인치 AMOLED 화면도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크기가 작다 보니 장시간 바라보면 피로해진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카누의 3.5인치 화면은 닌텐도DS나 PSP 등과 비교해 봐도 유사한 크기로, 화면을 바라보는 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비록 AMOLED가 아닌 일반 LCD이기 때문에 Wiz와 비교하면 선명함이나 밝기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실제로 써 보면 별다른 불편함은 느낄 수 없습니다.
3.5인치로 커진 LCD 화면.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Wiz의 십자키를 대체하는 아날로그 패드 및 진동기능 지원입니다.
아날로그 패드는 PSP의 그것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의 감도와 움직임을 보여 주며, 진동 역시 적절한 수준의 진동 감도와 피드백을 지원하기 때문에 게임을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왼쪽에는 아날로그 패드, 오른쪽은 A, B, X, Y 버튼이 배치돼 있다.
■ 게임 퀄리티는?
‘게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게임’이겠죠.
일단 카누가 준비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주력 타이틀을 보면, 온라인 모드를 지원하는 대전격투 게임 <혈십자>와 리듬액션 게임 <리드모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게임은 휴대용 게임기에 딱 적합한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모두 3D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비주얼적으로 ‘엄청나게 훌륭하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었지만, 길거리에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느낌이더군요.
특히 3.5인치로 넓어진 화면 덕분에 전반적으로 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진동도 지원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닌텐도DS나 PSP 게임들과 비교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무리 게임이 좋아도 돌아가는 게임의 수가 적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이에 대해 게임파크홀딩스는 카누 론칭에 맞춰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게임을 올리고 거래할 수 있는 오픈샵 ‘Fun GP’를 바로 오픈할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FunGP의 앱스토어 화면.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것은 바로 카누의 ‘에뮬레이터’ 기능입니다. 카누는 MAME 등 다양한 에뮬레이터를 지원합니다.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추억의 게임을 휴대용 게임기로 다시 만나고 싶었던 유저라면 아주 편하게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위의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카누는 ‘중력센서’를 지원합니다. 따라서 에뮬레이터 게임이라도 중력센서를 통해 옛날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중력센서를 활용한 공개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이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겠죠.
에뮬레이터 게임들도 문제없이 돌아간다.
■ 무난한 멀티미디어 기능
카누는 게임 외에도 음악과 동영상 파일, e북 콘텐츠 등을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합니다. 만화나 글을 보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멀티 태스킹도 지원하고, 녹음기 같은 부가적인 편의기능도 다양하게 제공하죠. 또한, YBM(영/한, 한/영) 전자사전 등 각종 부가 콘텐츠도 있습니다.
음악의 경우 OGG, WAV 등의 포맷을 지원하고, 동영상도 MPEG4, DivX 등 다양한 파일 포맷을 지원합니다. 외장 스피커의 경우 음질이나 출력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고, LCD의 크기나 밝기도 큰 문제가 없기에 영상을 보고 텍스트를 읽을 때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큰 화면 덕분에 영상 감상용으로도 괜찮다.
카누의 터치스크린은 감압식인데다 터치 감도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터치스크린으로 편하게 화면을 넘기면서 만화나 텍스트를 감상한다’는 다소 힘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터치스크린이 아닌 아날로그 패드를 이용하게 된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