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가 개발·서비스하는 MMORPG <삼국지천>이 최근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삼국지’를 소재로 하지만 ‘삼국지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이 게임은 이번 테스트에서 다른 유저들과의 경쟁을 유도하는 여러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하치미츠
위, 촉, 오 당신의 선택은 어디?
<삼국지천>은 위·촉·오 3국의 계속된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유저는 3국 중에 한곳에 소속돼 8가지 직업(군) 중 하나를 선택, 각 국가 유명장수들의 의뢰를 받아 임무를 수행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다른 MMORPG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봐도 된다.
참고로 유저들은 진영을 선택하면 국가별로 멧돼지, 불곰, 늑대 같은 ‘탈것’과 능력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능력치 보너스는 이후 게임 진행에 많은 영향을 주는 만큼 자신의 취향에 맞는(?) 국가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어느 나라의 패시브를 받을 것인가는 선택하기 나름이다.
<삼국지천>은 게임 초반부터 탈것을 타고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또한 탈것에 탄 채 사냥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냥 및 레벨업의 체감속도는 시원시원한 편이다.
탈것도 레벨업이나 장비 착용, 아이템 사용이 가능하며,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천차만별의 특징을 보여준다. 따라서 캐릭터 육성 외에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다른 유저와의 탈것 거래도 가능하다.
국가별 탈것을 받을 수 있지만, 능력이 된다면 다른 탈것을 사서 키워도 된다.
<삼국지천>은 여러 가지 시스템으로 유저들의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한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유물’ 시스템이다.
유물은 일반 아이템에 비해 아주 강력한 성능을 가진 아이템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종류도 다양하지만 서버마다 딱 하나씩만 있고, PvP를 벌여 다른 유저의 유물을 빼앗을 수도 있다. 심지어 유물을 가진 유저는 전체지도에 표시돼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된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유물’을 차지하기 위해 끝없이 경쟁하고 PvP를 펼치게 된다. 만약 PvP에서 사망하면 무조건 유물을 떨어뜨리지만,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가도 충분할 정도의 강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또 유물이기에 유저들은 일단 유물을 얻으면 싫더라도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참고로 유물은 습득할 경우 1시간 동안만 소지할 수 있다.(대신 1만의 경험치를 투자하면 소유시간을 1시간 연장할 수 있으며, 연장은 한 번만 가능하다.) 이는 유물을 얻으면 바로 접속을 끊는 등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이로 인해 유저들은 유물을 얻으면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1시간 이상 게임을 붙잡고 있어야만 한다.
호칭을 갖고 있는 유저들의 목록. 원하는 호칭의 유저는 당신의 적이다.
또 한 가지 <삼국지천>에서 경쟁을 유도하는 요소로는 유명 무장들의 호칭을 얻을 수 있는 호칭 시스템이 있다.
모두 113명에 달하는 무장들의 호칭들 중 하나를 획득할 수 있는데, 호칭을 얻으면 영웅퀘스트, 아이템, 스킬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영웅 호칭 역시 서버에서 오직 한 명만 달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고 타이틀 획득과 유지에 엄청난 신경을 쏟게 만든다.
다양한 부가 시스템들
유물이나 호칭 시스템도 그렇지만, <삼국지천>은 여러 가지 개성적인 부가 시스템이 있어 잔재미를 준다.
대표적으로 ‘원더바 시스템’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게이지를 채워서 원하는 때 아이템을 무작위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원더바는 접속 후 30분마다 1칸씩 채워지며, 최대 8칸을 채울 수 있는데, 게이지를 많이 채울수록 좋은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접속을 종료하면 그동안 모아 놓은 원더바가 한꺼번에 사라지기 때문에 유저들은 접속종료하기가 싫어질 정도로 집착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원더바 시스템으로 대박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바로 경험치 가방 시스템이다. 전투로 얻는 경험치를 캐릭터 성장에 쓰지 않고 모았다가 가방으로 만들어 갖고 다닐 수 있는 것인데, 보조 캐릭터를 폭발적으로 키우는 용도, 또는 다른 유저들과의 거래 용도로 제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경험치를 저장했다가 팔거나, 세컨드 캐릭터의 육성에 쓸 수 있는 것이다.
가방을 상점에서 구입한 후 경험치 저장 방식을 변경하기만 하는 것으로 쉽게 경험치를 모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완성도
<삼국지천>은 ‘삼국지’의 이름을 따왔긴 하지만 정작 호칭 시스템과 등장 NPC, 마을 이름 외에 ‘삼국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한 게임이다.
삼국지 소재 ‘판타지-무협’ 게임이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른 생각하며 플레이하면 삼국지 게임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다. 따라서 삼국지 게임을 기대하며 접속한 유저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게임은 자체 개발엔진을 사용해서 비교적 저사양에서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타격 이펙트 등 다듬어야 할 부분도 일부분 보였다.
하지만 그런 점을 빼고 순수하게 ‘MMORPG’라는 점만을 고려하면 <삼국지천>은 끊임없이 유저들의 경쟁을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적절한 긴장감과 플레이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잘 만든’ 게임이다.
물론 2차 CBT였던 만큼 이번 테스트가 완벽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원거리 캐릭터가 사거리가 너무 넓고 대미지도 크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다는 식으로 아직 캐릭터 밸런스 부분에서 문제점이 많았고, 퀘스트를 받은 후에 나오는 지시선이 많이 불친절하다는 식으로 UI나 자잘한 시스템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일단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는 2차 CBT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았다. 앞으로 추가 테스트나 론칭에서 보다 다듬어진 <삼국지천>을 기대해 본다.
마상전투에서는 운 나쁘면 전투 시작과 함께 마상해제가 된다. 향후 조절이 필요하다.
다른 게임은 퀘스트 목표까지 평지를 따라 정확하게 길을 안내해 주지만, <삼국지천>은 지시선이 오브젝트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