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파이어>는 개성 넘치는 5개의 병과가 핵심인 FPS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온라인 FPS는 그 많던 무기 중 주로 라이플이 대세였죠. 그런데 <본투파이어>는 마치 “세미머신건이나 헤비머신건, 샷건도 좋거든요? 한번 써 보시죠?”라고 말하는 듯한 FPS입니다. 초보부터 고수까지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본투파이어>를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아브릴
■ 무난한 그래픽과 화끈한 사운드
<본투파이어>는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수월히 돌아가는 게임입니다. 따라서 그래픽 퀄리티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 최신 PC판 FPS나 온라인 FPS가 화려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사뭇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해서 못 볼 정도의 그래픽은 아니며, 게임 중 주로 보게 되는 총기의 디테일한 묘사는 ‘충분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탄창을 교환하는 모습이나 특수 무기를 사용하는 모션은 매우 세밀하고 사실적입니다. 일례로 엄청난 장탄 수를 자랑하는 헤비머신건의 탄 삽입은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이뤄지죠. 그 모션이 세부적으로 표현돼 꽤 그럴듯하고 멋있어요. 격렬한 전투 중엔 방해 요소이긴 하지만, 이런 표현이 게임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텍스쳐 퀄리티는 낮지만, 묘사 수준은 상당한 편입니다.
<본투파이어>의 사운드는 화끈합니다. 익숙한 톤의 음성이나, 총기의 발사음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고요. 다만, 발자국 소리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FPS와 마찬가지로 다소 조잡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본투파이어>는 그래픽으로 인한 게임성 상승, 또는 저해 요소가 없다고 할 수 있고, 화끈한 사운드가 게임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 듀얼거너와 샷건맨 덕분에 즐거워진 플레이
필자는 과거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즐기며 자랐(?)습니다. 20대 초반의 특기는 AK-47의 우월한 초탄 명중률을 활용한 중거리 교전이었죠(믿거나 말거나 ^^;). 하지만 상대적으로 템포가 느긋한 RPG를 주로 즐기다 보니, FPS 실력은 킬/데스 50%를 겨우 맞추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옛날의 영광은 이제 안녕~’인 거죠.
간단히 말해, 지금의 필자는 FPS를 잘하지 못하는 ‘초보 이상 중수 이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투파이어>는 FPS 초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단순히 ‘인터페이스가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수준이 아니라, 플레이 자체가 무척 쉬운 편이기 때문입니다. 듀얼거너와 샷건맨 덕분인데요, 자세한 이유는 밑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본투파이어>에 나오는 5명의 캐릭터들은 시작하자마자 모두 선택할 수 없게 한 점이 눈에 띕니다. 사실 이런 장르의 게임이라면 초반에 “우리 게임은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됩니다” 하고 알리는 것이 더 좋을 텐데 말이죠.
처음부터 모든 캐릭터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본투파이어>의 캐릭터는 M4나 AK를 사용하는 라이플맨, 두 자루의 서브머신건을 사용하는 듀얼거너, 샷건과 방패로 무장한 샷건맨, 헤비 머신건과 RPG-7을 사용하는 헤비파이어, 저격용 라이플을 사용하는 스나이퍼맨으로 구분됩니다.
처음엔 이 중에서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즐길 수 있고, 계급이 올라가면 다른 병과의 캐릭터 봉인이 하나씩 풀립니다. 봉인을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긴 편이 아니고, 처음엔 하나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병과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복잡하다’, ‘번거롭다’ 같은 ‘선택의 딜레마’는 없었습니다. 아마 이런 것을 노린 전략이겠죠.
■ 운용법이 확실히 다른 다섯 캐릭터
<본투파이어>는 실제 교전에서 캐릭터 운용 방법이 확연히 다릅니다. 라이플맨과 스나이퍼맨은 기존 FPS와 동일한 느낌으로 즐기면 되지만, 듀얼거너, 샷건맨, 헤비파이어에서 <본투파이어>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죠.
듀얼거너는 두 자루의 서브머신건이라는 특성상, 난사 플레이가 아주 효과적입니다. 3점사를 하면 오히려 효율이 낮습니다. 샷건맨은 ‘샷건’과 ‘방패’를 들고 있어 근거리 전투에서 매우 유리합니다. 헤비파이어는 압도적인 장탄량과 연사력을 자랑하는 헤비머신건을 ‘거치’할 수 있어 화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거기에 RPG-7으로 모여 있는 적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난사 플레이에 딱 걸맞는 듀얼거너.
필자도 오랜만에 FPS를 즐기는지라, 아무 생각 없이 라이플맨을 선택하고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듀얼거너에게 지더군요. 상대방은 분명 방방~ 뛰며 난사하는 것 같은데, 저는 3점사를 잘 맞추지도 못하니 만나는 족족 쓰러질 수밖에요.
그래서 저도 계급이 오른 후 듀얼거너를 선택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필자 같은 하수들에게 천국이 열립니다. 대충 긁어서 쏴도 다 맞고, 적은 쓰러져 줍니다. 갑자기 킬/데스 비율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교전 후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려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니 메딕키트를 사용합니다. 다른 유저를 조준한 후 클릭하니 그 유저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쓸모 있습니다. 보통 다른 게임의 의무병은 전투 능력이 낮은데, 듀얼거너는 그렇지 않으니 신납니다.
체력을 회복하는 메딕키트의 위용.
계급이 오르고 샷건맨을 해 보니 방패가 너무 좋습니다. 근접 공격을 다 막아 줍니다. 대신 <모던 워페어>의 방패처럼 무적은 아니고, 많이 맞았다 싶으면 방패가 깨져 버리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깨지는 설정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패를 들었다고 무적은 아닌 게 샷건을 쏘는 순간 방패를 옆으로 젖히고 쏜 후 다시 방패로 방어하기 때문에 순간 빈틈이 생깁니다. 개발진이 방패로 인한 밸런스 문제를 의식한 것 같더군요.
방패 플레이를 펼치는 샷건맨.
헤비파이어는 이동속도도 느리고, 조준점도 잘 안 맞는데, 일단 제대로 서포트받고 싸우니 화력이 무척 강합니다. 거기다 헤비머신건을 ‘거치’하면 연사해도 조준점이 벌어지지 않아 압도적인 위력이 나옵니다.
RPG-7을 날리는 재미도 나름 신납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일 때 돌격해서 RPG-7 날리고 장렬히 산화해도 3~4명이 한번에 쓰러졌다는 메시지를 보면 정말 후련합니다. 스나이퍼의 위력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만, 현재 맵 구조가 작고 통로로 연결된 구조라 스나이퍼의 활약이 조금 힘든 편이긴 합니다.
헤비파이어가 머신건을 거치하면 화력이 폭발합니다.
일단 FPS에 익숙하지 않아도 듀얼거너를 선택해 적절한 조준 실력만 갖추면 나름 재미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메리트입니다. 사실 FPS 초보들은 초반에 죽고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다고 라이플맨이 약한 것은 아니라, 기존 FPS 유저들은 정확한 3점사로 상대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어요. 하수와 고수의 밸런스는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왜 내가 난사하는 녀석에게 죽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표시하는 이들도 가끔 보입니다만,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잘하니 문제가 없더라고요.
■ 부담 없이 즐기는 ‘쉬운 FPS’
<본투파이어>는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FPS 장르를 힘겨워하던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부족함 없는 그래픽과 사운드는 게임의 기획의도를 충분히 보여줍니다. 물론 보다 좋은 그래픽을 선보였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순 없겠죠.
아무리 쉬워도 이런 화면을 자주 보게 되긴 하겠죠.
<본투파이어>가 추구하는 것은 ‘쉬운 플레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쉽지만은 않아요. 나름대로 병과별 전투 스타일이 다르고, 유리한 환경도 다릅니다.
근거리의 좁은 통로, 곡선 구간 등에선 방패를 든 샷건맨이 최강이겠지만, 중거리 교전에선 라이플맨이나 듀얼거너, 헤비파이어를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중거리 난전에선 듀얼거너가 더 유리하겠지만, 라이플맨이 정확한 사격을 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요. 치밀한 팀플레이를 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으로 보이는 요소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 <본투파이어>는 초보/중수/고수 가릴 것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평소 정확한 사격을 못해 FPS 게임을 멀리했다면, 한번쯤 즐겨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FPS가 이래서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배려가 적용된 게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