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 유저들에게는 여러모로 친숙한(?) 3인칭 슈팅(TPS) 게임 <해브 온라인>이 지난 11월 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리 테스트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나온 캐릭터 TPS 게임이기도 한 <해브 온라인>은 ‘피규어가 전쟁을 벌인다’라는 콘셉에 맞게 가볍고 아기자기한 게임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nodkane
피규어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해브 온라인>은 TPS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동과 게임 방식에서는 1인칭 슈팅(FPS) 게임과 다르지 않습니다.
TPS 게임이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벽타기나 벽에 기대기 같은 특별한 액션도 없기에 유저들은 그냥 FPS를 즐기는 감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됩니다. 물론 시점을 자신의 캐릭터 뒤로 뺐기 때문에, 자신의 캐릭터 외형이 더 자세하게 보인다는 이점은 있습니다.
3인칭 게임이지만, 해 보면 1인칭 게임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브 온라인>은 전반적으로 ‘피규어의 전쟁’이라는 콘셉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아장아장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모션을 시작으로, ‘캐릭터의 사망 = 피규어 파괴’라는 사소한 설정에 이르기까지 눈에 띄더군요. 덕분에 유저들은 밀리터리 FPS 게임들과는 다른, 독특한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비주얼은 소위 ‘서양 센스’가 묻어납니다. 북미 코믹스의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또한 플레이 캐릭터가 피규어이기 때문에 배경 사물들이 크게 묘사돼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묘한 느낌도 줍니다.
적에게 당할 때도 ‘죽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파괴됐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출 자체는 은근히 잔인하…다고 할까요? (전신이 박살납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해브 온라인>은 아주 경쾌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편입니다. 특별히 어렵거나 복잡한 시스템 같은 것은 없고, 맵도 크지 않아서 전투가 벌어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눈에 띄는 점은 캐릭터 하나가 처음부터 샷건, 어썰트라이플, 저격총 같은 8개의 무기를 한꺼번에 들고 싸운다는 것입니다. 핵심 콘셉 중에 하나가 바로 ‘다양한 무기를 상황에 맞춰 교체하면서 싸운다’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렇다 보니 유저들이 역할을 나눠 ‘전략적으로 싸운다’보다 철저히 ‘개인 플레이’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저격, 돌격 가릴 것 없이 만능이기 때문에 정말 단순하게도 “유저의 실력(과 손 빠르기) = 킬 수”로 연결됩니다.
이는 최근 서비스를 진행하는 팀 플레이 중심의 다른 게임들, 대표적으로 <배틀필드> 시리즈나 <팀 포트리스 2> 같은 게임들과는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느낌을 줍니다.
무기를 바꾸는 키를 누르면 8개의 리스트가 떠서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해브 온라인>은 프리 CBT에서 ‘칼전’, ‘개인전’, ‘팀전’ 등 5가지 게임 모드를 선보였습니다. 기존의 FPS/TPS에 있는 모드들은 다 들어 있다고 해도 될 정도죠.
다른 모드는 기존 게임들과 많이 다르지 않지만, 한 가지 눈에 띄는 모드가 바로 ‘아이템전’입니다. 이 모드는 적을 파괴할 때마다 임의로(랜덤) 나오는 아이템을 얻어서 갖고 있다가, 적절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아이템은 일정시간 무적, 이동속도 증가, 사망시 폭발 등 잘 쓰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활용하기에 따라 초보자라도 다른 유저들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고, 게임이 더 빠르고 박진감 넘치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템전을 선호하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해브 온라인>은 핵심 소재가 ‘피규어’인 만큼,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에 제법 많은 공을 들이게 됩니다. 상점을 보면 무기보다 오히려 캐릭터 복장이 더 많고, 비쌀 정도입니다. 아직까지는 옷을 산다고 해서 능력치가 늘어나거나, 추가 경험치가 붙는 식의 보상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는 괜찮은 편입니다.
옷이 좀 비싼 편이라 다양한 것을 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꾸미면 자신만의 개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아예 다른 외형의 피규어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머니로 상점에서 다른 무기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점에서 살 수 있는 무기를 보면 단순히 강력한 무기보다 ‘특성이 다른 무기’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눈에 띕니다.
근접무기를 예로 들면, 상점표 무기는 기본무기에 비해 이동속도는 빠르지만 공격속도가 느린 형태입니다. 다만 이런 무기 종류는 현재 2가지밖에 없어서 선택하는 폭이 다소 좁은 게 아쉬웠습니다.
종류가 너무 없어서 상점이 좀 휑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프리 CBT에서 경험한 <해브 온라인>은 ‘피규어’라는 콘셉을 잘 살린,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즐기기 좋은 TPS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는 게 못내 걸리더군요. 물론 이것을 무조건 단점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그래도 ‘온라인게임’이니 오랫동안 즐길 이유나 동기가 부여돼야 하는데, <해브 온라인>은 프리 CBT에서 스트레스 풀기 이상으로 오래 즐겨야할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게임 구조 자체부터 철저히 개인 플레이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유저끼리 대화도 적은 편이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도 힘듭니다. ‘잠깐 잠깐’ 즐기기는 좋지만 ‘딱 거기까지’라는 느낌이랄까요.
해외 시장을 우선적으로 겨냥하는지 ‘도와줘’, ‘덤벼라’ 같은 퀵보이스가 영어로 돼 있다는 게 눈에 띈…다기보다는 솔직히 거슬렸습니다. 이 정도는 한글화해도 될 텐데요.
심지어 게임 설명도 영문 보이스에 한글 자막.
물론 <해브 온라인>은 피규어라는 콘셉을 (이미) 잘 살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특성에 맞는 모드와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서 즐길거리를 갖추면 좋을 듯합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멋진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토이 워즈>라는 이름으로 내년 초 테스트를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