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의 또 다른 콘텐츠가 공개됐습니다. 짧아서 아쉬웠던 지스타 2010 체험버전 이후의 미공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소울 파티가 지난 18일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지스타 버전의 <블레이드앤소울>은 초반 5분을 보여준 영화 예고편이라면, 소울 파티 버전은 100분짜리 런닝타임의 본편 느낌입니다.
소울 파티 버전은 지스타 버전의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물론이고 공개되지 않았던 각종 시스템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시간이 흐른 만큼 다듬어진 부분도 많아 지스타 때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죠. 참고로 이번 체험기는 필자가 플레이한 권사의 시점에서 바라본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 점을 일러둡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새로운 지역과 스토리를 따라가는 퀘스트
소울 파티에서는 지스타에서 (튜토리얼 겸) 인트로 후에 이동했던 대나무 마을의 뒷이야기와 함께 망자의 숲 등 새로운 마을과 퀘스트가 공개됐습니다. 기본 시스템은 지스타 버전과 유사한데요, 주로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이해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입니다.
전체 맵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개발된 <블레이드앤소울>의 콘텐츠 볼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울 파티 마지막에 깜짝 공개된 40레벨대 지역까지 감안하면 개발 자체는 이미 40레벨을 넘어섰다는 게 분명하죠. 이제는 (40레벨 이후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것과 함께)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다듬으면서 MMO다운 모습을 갖춰 나가는 단계로 보입니다.
소울파티 버전에서 공개된 콘텐츠의 전체 맵.
지스타 버전에서는 왼쪽 아래 대나무 마을의 일부 콘텐츠만 공개됐죠.
지스타 버전에서도 일부 퀘스트를 즐길 수 있었지만, 대부분이 튜토리얼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에 반해 소울 파티에서는 큰 흐름을 따라가는 메인 퀘스트와 해당 지역의 작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서브 퀘스트를 모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메인 퀘스트, 즉 사부의 원수인 ‘진서연’의 행방을 찾는 퀘스트와 해당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퀘스트로 구분됩니다. 메인 퀘스트 NPC는 노란색, 서브 퀘스트 NPC는 파란색으로 표시돼서 쉽게 구분할 수 있더군요.
일단 퀘스트의 종류는 전달, 채집, 사냥 등 다양합니다. 대부분의 퀘스트를 진행할 때 이리저리 이동하기보다 한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고요.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개연성입니다.
■ 퀘스트의 개연성과 간편함
<블레이드앤소울>의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동선의 최소화와 퀘스트 내용의 개연성이 돋보입니다. 대부분의 퀘스트에는 한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약초를 구해오라는 퀘스트에서는 초반 퀘스트의 인물과 연계됩니다.
지스타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을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해안가에서 쓰러진 마을 주민을 옮기는 퀘스트를 진행해 봤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약초 퀘스트는 자신이 구한 NPC를 치료하기 위한 행동입니다.
아무런 의미 없이 ‘멧돼지를 10마리 사냥해라’ 같은 퀘스트가 없어서 좋더군요. 예를 들어 혈강시 10마리를 잡아야 하는 퀘스트는 2명의 NPC가 다른 조건을 내놓더군요. 한 명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 시체를 화장해야 한다고 합니다.
유저는 자신이 구한 인물이 곽칠임을 알게 되고, 그를 위해 약초를 구하는 퀘스트를 이어서 진행하게 됩니다.
혈강시를 사냥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물론 선택은 유저의 몫이죠.
나머지 한 명은 왜 강시가 돌아다니는지 원인을 알기 위해 강시의 부적을 갖다 달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하나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데도 2가지 퀘스트로 나뉩니다. 나중에는 다시 각각의 세부 스토리로 들어가면서 몰랐던 이야기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실제 퀘스트 중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포함돼 있습니다(나중에 플레이할 독자를 위해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혈강시 퀘스트를 하다보면 귀신의 한을 풀어 주는 퀘스트로 분기가 나뉩니다.
혈강시의 마지막 퀘스트 중 하나는 첫 파티 퀘스트인 천령강시 투로 이어집니다.
다른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퀘스트 지역이 묘하게 겹치는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최소한의 동선에서 2가지 이상의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더군요. 즉 훔쳐간 물건을 찾는 퀘스트와 산적을 물리쳐 달라는 퀘스트를 보면, 산적들이 훔쳐간 물건을 지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유저는 2가지 퀘스트를 한꺼번에 수행하게 되죠.
■ 새롭게 드러난 보패 시스템과 무기강화
<블레이드앤소울>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템에 있습니다. 무기류의 아이템은 능력치가 존재하지만 입는 옷에는 아무런 능력치가 없습니다(적어도 소울 파티 버전까지는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코스튬 아이템입니다.
기존 RPG가 상의, 하의, 신발, 어깨, 장갑 등으로 파츠를 구분하고 각각 능력치를 부여한 것과 완전히 다르죠. <블레이드앤소울>의 옷은 말그대로 의상일 뿐입니다. 능력치도 없기 때문에 유저가 보기 좋은 옷을 고르면 되고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보패 시스템입니다. 지스타 버전에서는 보패 시스템을 볼 이유도, 쓸 여유도 없었죠. 한마디로 장비 아이템에 적용될 능력치를 보패 아이템으로 대치한 것입니다.
보패는 8개 조각이 모여서 하나가 완성됩니다. 건, 곤, 감, 리 8괘로 나눠지는데요, 각 보패 조각은 회피, 방어, 공격력, 치명타 등의 능력치를 갖고 있더군요. 보패 조각은 일반 등급과 고급 등급으로 나눠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세트 보패도 존재합니다. 세트 보패의 경우 8조각을 모두 모아서 장착하면 보너스 능력치가 주어지는 식이고요.
참고로 필요 없는 보패는 합성을 통해 새로운 보패로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보패 조각을 착용하고 어떤 보패로 완성시킬 것인가에 따라서 캐릭터의 능력치가 달라지게 되죠.
■ <블레이드앤소울>의 무기 시스템은?
소울 파티에서는 보패 시스템과 더불어 무기강화 시스템도 공개됐습니다. 무기 강화도 <블레이드앤소울>에서는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무기 인챈트 시스템의 적용 여부는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체험버전으로 미루어 볼 때, 적어도 +1,+2, +9 아이템 등으로 구분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무기강화는 주어진 슬롯에 강화석을 장착하는 식입니다. 무기의 등급에 따라 슬롯의 수가 정해지더군요. 강화석 역시 막기, 방어, 회피, 공격력 등으로 나눠지고요. 강화석의 크기에 따라서 효과가 비례하는 것도 눈에 띄더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기도 선택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비 아이템에 능력치가 없고 보패로 대신합니다. 하지만 무기에도 능력치가 적용됩니다.
같은 등급의 무기라도 접두사에 따라서 보조 능력치가 다릅니다. 권사의 경우 구리권갑은 단순히 공격력만 제공받지만 ‘회피의 구리권갑’은 공격력과 부가 능력치의 보너스를 적용받습니다. 또, 회피 외에도 치명, 명중 등의 세부 접두사가 있더군요.
결과적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은 캐릭터를 개성 있게 키울 수 있습니다. 옷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아이템이고, 보패와 무기, 무기 강화 시스템을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듭니다. 오히려 기존 RPG보다 다양한 캐릭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회피만을 극대화한 회피권사, 공력력을 극대화한 공격권사, 또는 밸런스를 잡은 만능형 권사 등 각 직업에 따라 최적화된, 혹은 개성을 살린 능력치를 유저 스스로 만들어 나가게 되니까 말이죠.
■ 지스타 버전에 비해 달라진 전투의 느낌
지스타에서 처음 <블레이드앤소울>을 체험했을 때 액션의 강렬함은 인상 깊었지만, 오토타겟팅에 의한 1:1 최적화 액션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소울 파티 버전에서는 뭔가 달라진 기분이 들더군요.
전투 시스템에서 달라진 점을 찾아보기 힙듭니다. 엄밀히 말해서 같습니다. 그런데 전투의 느낌은 확 다르게 다가옵니다. 플레이에 익숙해져서 일까요? 물론 그런 면도 있겠지만, 맵에 배치한 몬스터의 비율을 조정한 이유가 크다고 봅니다.
일단 소울 파티 버전과 지스타 버전을 비교할 수 있는 대나무 마을의 튜토리얼 미션에서도 적의 수가 줄었고, 배치도 조금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 후의 지역에서는 선제공격과 비선제공격 몬스터의 조합도 눈에 띄었습니다.
퀘스트 수행 지역이 일부분 겹치므로 해당 지역의 몬스터는 일부는 선공, 일부는 후공 몬스터로 배치돼 있었습니다. 때문에 적이 몰려도 최대 3~4명 정도로 혼자서 상대할 만합니다. 또 보패와 아이템의 강화로 인해 대책 없이 얻어맞는 일도 없습니다.
■ 오토타겟팅에 따른 무빙 어택
전투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 이유 중 하나는 인간형 몬스터의 비율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저의 캐릭터처럼 적들도 권사, 검사, 역사 등으로 구분됩니다. 심지어 유저가 사용하는 기술을 적도 쓰더군요.
나의 공격에 상대가 반격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상대의 패턴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나옵니다. 적이 ‘막기’를 쓰면 유저는 다리걸기나 파운딩을 할 수 있죠. 레벨이 올라갈수록 기술이 늘어나기 때문에 선택지는 점점 늘어납니다.
반대로 적이 폭권을 사용한다면 유저는 반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상대의 패턴을 확인하고, 상황과 타이밍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는 것은 <블레이드앤소울> 전투의 핵심입니다.
기본적으로 적의 공격 방식에 따라 선택지는 2개로 나눠집니다. 예를 들어, 권사는 찌르기 공격을 하는 적을 상대로 반격을 사용하거나, 상대의 뒤나 옆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오토타겟팅이어서 상대도 정면을 향해 공격하기 때문이죠.
참고로 이번에 공개된 콘텐츠 중 총을 사용하는 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적이 유저 캐릭터와 같은 직업을 가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총을 사용하는 유저 캐릭터도 나오지 않을까요.
■ 기술의 효율을 생각하는 조작이 중요
중요한 것은 효율입니다. 권사는 투혼을 모아서 기술을 씁니다. 투혼이 얼마나 모였는가에 따라서 상대에게 주는 대미지가 달라지더군요. 투혼이 최대로 모였다면 상대의 기술에 반격한 다음 빈틈을 노려 폭권 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투혼이 생각보다 안 모여 있다면, 무빙으로 피한 다음 일반 공격으로 투혼을 모으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즉 다양한 변수를 얼마나 활용하는가 여부가 전투의 재미를 느끼는 척도가 됩니다. 섣불리 공격했다가 반격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작은 간단합니다. 주어진 단축키를 누르면 되니까요.
권사는 투혼을 얼마나 모았는가에 따라 대미지가 달라집니다.
결국, <블레이드앤소울>에서는 얼마나 상황에 잘 대처하는가에 따라 고수와 초고수를 구분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고수는 적을 물리칠 뿐이지만, 초고수는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조작은 쉽지만, 이를 마스터하는 것은 결코 만만하지 않아 보입니다.
한마디로 간단한 조작으로 누구나 쉽게 전투에 참여할 수 있지만, 레벨이 오를수록 단축키 연타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전투 시스템을 이해하고, 공방의 묘미를 찾아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상성과 상황의 파악, 그리고 효율성을 극대화한 전투, 체험하면 할수록 많은 생각과 컨트롤이 필요한 게임이 <블레이드앤소울>입니다. 관건은 그것을 즐기고 재미있다고 느끼게 만들어 줄 콘텐츠의 완성도에 달려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