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온라인>과 <아틀란티카>를 개발한 엔도어즈의 첫 퍼블리싱 게임 <불멸 온라인>이 오픈 베타테스트에 들어갔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임’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온 <불멸 온라인>은 말 그대로 친절하고 쉬운 진행이 돋보인 MMORPG였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하치미츠
■ 저사양 게임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그래픽
<불멸 온라인>은 요즘 출시되는 게임들과는 정반대의 낮은 사양으로, PC 사양이 좋지 않아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다가 낮은 사양에서도 그래픽 수준이 준수해 돋보인다.
기본적인 게임 세계관은 평범하다. 신들의 왕 아서가 창조한 세상이 배경으로, 신들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악마 무리들이 나타났고, 혼란에 빠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영웅(유저)들이 모였다는 설정이다. 또, 나라별 유명 유적지인 아틀란티스, 쿠푸사막, 피라미드 등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유적지를 간접적으로 만나 볼 수 있다.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그래픽 수준은 적절한 편이다.
■ <친절한 금자씨>에 버금가는 레벨업과 퀘스트
<불멸 온라인>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임이라는 콘셉을 내건 만큼 다양한 도우미 시스템을 제공한다. 먼저 사냥을 위한 ‘전투 도우미 시스템’이 있는데, 사실상 자동사냥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원하는 몬스터를 정하고, 체력(HP)이 지정된 양 이하로 떨어지면 해당 아이템을 사용하는 등 자동사냥을 위해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설정할 수 있다.
클릭만 하면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잡는다.
퀘스트를 받으면 네비게이션에 등록되며, 몇 번의 간단한 클릭만 하면 NPC가 있는 곳까지 알아서 이동한다. NPC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채집도 한 번만 채집할 수 있는 오브젝트가 아니라면 한 번 클릭만으로 간단하게 계속 수집한다.
이런 도우미 시스템이 있어 전반적으로 레벨업 속도는 아주 빠른 편이다. 자체적으로 경험치를 2배 올릴 수 있는 시간제 아이템과 한 가지의 몬스터를 계속 잡을 때 붙는 연킬 보너스 등도 빠른 레벨업을 돕는다.
레벨업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이뤄진다.
■ 레벨업만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불멸 온라인>은 필드 몬스터를 사냥하면 포획이 가능하고, 자신만의 소환수로 쓸 수 있다. 소환수는 유저와 함께 레벨업을 하고, 원하는 능력치를 높일 수도 있다. 또, 소환수 관련 NPC를 만나 다양한 스킬도 배운다.
소환수는 선택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키울 수 있다.
소환수 외에도 탈것이 따로 존재하며, 직업마다 타고 다닐 수 있는 몬스터도 다르다. 탈것 역시 소환수처럼 강화할 수 있는데, 강화 횟수에 따라 외형과 능력치가 달라진다. 다만, 탈것에 탄 채로는 공격이 불가능하고, 그저 이동속도를 빠르게 하는 이동수단에 그친다.
게임 안에 따로 준비돼 있는 이벤트 퀘스트들도 플레이 의욕을 높인다. 시간대별로 정해진 이벤트 퀘스트나 매일 생기는 데일리 퀘스트 등도 보상이 좋은 편이라 유저들의 참가 의욕을 높이는데 한몫한다.
데일리 및 주간 이벤트 퀘스트의 보상은 푸짐한 편이다.
■ 열매는 많지만 가지는 많이 쳐야 할 느낌
<불멸 온라인>은 레벨업과 퀘스트가 너무나 편하고 친절하기 때문에 자칫 세계관은 파악하기는 커녕 ‘만렙’ 찍기에 혈안이 되어 대사와 시나리오는 무시하고 플레이하게 된다. 남들은 빠르게 레벨을 올리고 있는데 세계관을 하나씩 읽으며 보내기는 힘들 노릇. 그 시간에 1레벨이라도 빨리 올리고 싶어져 건너뛰는(스킵) 경우가 많았다.
레벨업을 하느라 정작 읽지도 않는 연대기는 거치적거리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프리 오픈과 오픈 베타를 빠르게 진행한 탓인지 다듬어야 할 부분도 굉장히 많은 편이다. 먼저 게임 내 오역이 눈에 많이 띄었다. 중간 중간 나오는 알림말이나 파티 알림말 등의 메시지가 전부 물음표로 보여 무슨 말인지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이 자주 있었고, 일부 아이템 설명은 대체 무슨 말인지 아리송할 때가 있다.
무슨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의아했던 알림말.
가끔 무슨 뜻인지 헷갈리는 오타와 오역들이 눈에 거슬린다.
게임을 하는 내내 신경이 쓰인 것은 타격감. 가뜩이나 NPC와 플레이 캐릭터의 음성(보이스)이 한 마디도 없는데, 타격감마저 좋질 못하니 전투가 심심해지기까지 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인벤토리가 작아도 너무 작았다. 퀘스트로 받는 아이템이나 레벨업 축하기념 아이템을 주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인벤토리가 너무 작아 한두 푼이 아쉬운 저레벨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아이템을 버려야 했다.
인벤토리는 레벨업을 해도 많이 늘려주지 않기 때문에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나머지 칸들이 너무나도 답답해 보였다. 아무리 부분유료 MMORPG들이 나중(매출)을 위해 인벤토리를 제한적으로 제공한다지만, ‘제일 쉽고 편하다’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인벤토리가 너무 적어 개선해 달라는 유저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그리고 <불멸 온라인>의 강력한 자동사냥, 즉 ‘오토’ 기능에 대해 일부 유저들에게는 아무래도 거부감이 강하게 드는 게 사실이다.
물론 ‘스태미너가 떨어지면 도우미 사용불가’라는 제약이 있어서 유저가 무제한 자동사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스태미너란 것이 정말 손쉽게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마음만 먹으면 10시간이라도 한 자리에서 사냥과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전투 도우미가 제공하는 기능들. 엄청나게 세밀하다.
<불멸 온라인>에선 유저를 배려하는 친절함이 구석구석 잘 녹아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자칫 놓치기 쉬운 자잘한 곳에서의 배려와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듯한 레벨업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고속도로 위에 한 번 올라간 이후에는 별다른 자극을 느끼기 힘들다는 게 아쉽다. 그저 액셀러레이터만 밟고 멍하니 달리는 것처럼, 일자형 진행에 다소 쉽게 질리는 경향이 느껴졌다. 레벨업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쭉 달리고 싶은 유저에게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