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새로운 코너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가볍게’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기자가 자기 마음대로 솔직 ·담백하게 (주관적으로) 가감 없이 담아내는 글이니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악플 자제요~ ㅠ_ㅠ)
‘어중간’한 음악 게임
리듬앤파라다이스
(Rhythm & Paradise)
☞ 플랫폼: PC 온라인
☞ 개발/서비스: KRG소프트/엠게임
☞ 장르: 음악 소재 미니게임 모음집
☞ 서비스 상태: 2월 중순까지 한 달정도 프리 오픈
[개요]
<리듬앤파라다이스>(이하 리파)는 <열혈강호 온라인>의 KRG소프트가 개발하고 엠게임이 서비스하는 ‘음악’ 소재의 캐주얼 게임이다. 엠게임 입장에서는 2002년 <오투잼>, 2008년 <팝스테이지>에 이어서 세 번째로 서비스하는 음악 게임이다.
<오투잼>이나 <팝스테이지>가 <비트매니아> 방식의 이른바 ‘정통 연주형 리듬액션 게임’이었다면, <리파>는 <오디션> 스타일의 대중적인 ‘댄스 게임’에 조금 더 가깝다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 모드가 5개나 된다는 것. 실제로 엠게임은 “노래 한 곡을 다양한 게임모드로 즐길 수 있어, 반복하더라도 매번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잠깐, <오디션>은 게임 모드가 모두 몇 개였더라?
엠게임의 이전 음악게임들에 비해 보다 대중적인 댄스 게임을 표방한다.
<리파>는 현실 세계의 주인공들이 판타지 세계로 모험을 떠나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심각하게 판타지스러운 배경설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설정은 게임 속에서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으니까, 그냥 잊고 있어도 즐기는 데 전혀 문제없다.
게임 진행방식도 ‘로비 접속 → 방 생성/방 참여 → 게임모드 선택 → All Ready 후 플레이’라는 캐주얼 게임의 정석 of 정석을 그대로 따른다.
<리파>는 오는 2월 중순까지 프리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프리 오픈을 왜 한 달이나 하나요?”라고 따진다면 당신은 패배. 이벤트 규모가 제법 푸짐한 편이니 참고하자. 공식 홈페이지는 요기 {more}
공식 홈페이지에는 구인광장(인력시장?)이라는 이름의 게시판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이 게임의 개발목적과 상업적 포인트가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색은 있다! 하지만…]
<리파>는 프리 오픈 버전을 기준으로 모두 5개의 게임 모드를 제공한다. 이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정통 연주형 리듬액션 게임에 가까운 모드부터 다른 음악 게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참신한 모드까지, 저마다의 특색이 비교적 뚜렷하게 구별된다.
단순히 리듬(타이밍)에 맞춰 키를 누르는 방식의 모드가 있는가 하면, 키보드 없이 오직 마우스만을 사용해서 음악을 즐기는 모드도 있을 정도다. 유저들은 실제로 모드마다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적어도 엠게임이 주장하는 ‘하나의 음악을 즐기더라도 (모드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인 셈이다.
그런데, <리파>가 제공하는 게임 모드들은 한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바로 각각의 모드들이 ‘연주형 리듬액션 게임’으로서도, 대중적인 ‘댄스 게임’으로서도, 혹은 ‘커뮤니티 게임’으로서도 그 재미가 어중간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특색은 있는지 모르겠는데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할까?
일단 <리파>의 거의 모든 모드들은 ‘리듬감’이나 ‘연주하는 재미’가 다른 게임에 비해 떨어진다. 특정 게임 모드는 아예 대놓고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기억력 테스트’를 하는 등 플레이 방식을 보면 이건 ‘음악 게임’이 아니라, 그냥 ‘음악이 없어도 되는’ 캐주얼 미니게임에 더 가깝다는 느낌도 든다.
또한, 노트의 판정범위가 애매하다거나, 쓸데없는 잔 조작이 많다거나, 난해하다는 등의 단점도 많기 때문에 개별 모드들의 ‘완성도’ 또한 좋다고 보긴 힘들다.
일례로, 퍼즐과 리듬 게임이 결합됐다고 해서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롤리롤리’ 모드의 경우. 냉정하게 보면 머리 쓰는 것은 없고 순전히 순발력만 이용하기 때문에 퍼즐 게임으로서는 영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 게임으로서 좋냐 하면, 유저들은 리듬보다 블록의 방향 맞추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리듬감을 느끼기 힘들다. 따라서 음악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애매하다.
퍼즐+리듬의 결합이라고 하지만 결국 이도저도 아닌 롤리롤리 모드. 실제 게임에서의 인기는 뒤에서 1~2위를 다툰다.
그렇다고 해서 <리파>가 <오디션>이나 <러브비트> 같이 커뮤니티를 강조한 댄스 게임들처럼 유저들의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민등록번호상) 남성이라면 남자 캐릭터만을 만들 수 있고, 여성이라면 여자 캐릭터만 만들 수 있지만. 그걸로 끝. 모드 안에서 유저들끼리 상호작용도 없고, 기타 특별한 커뮤니티 요소나 시스템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팸 시스템도 아직까지 구현되지 않은 상태다.
[이거 프리 오픈 맞나요?]
<리파>를 체험하면서 당황했던 것은 “이 게임이 정말 론칭 전 단계인 ‘프리 오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 게임은 <팝스테이지> 시절 인기가 높았던 엠게임 오리지널 유명 곡들과 함께, 아이유의 ‘좋은 날’ 같은 최신 유행가요를 선보인다. 하지만 그 수는 다 합쳐도 50개가 안 될 정도로 적고, 오리지널 곡과 최신가요 사이의 음악 길이 및 게임성 편차가 눈에 띄게 크다.
일례로 오리지널 곡들은 거의 전부 1분 30초~2분 30초 정도로 짧고 간결한데 반해 최신 가요들은 4분이 넘어 그 2배에 이른다.
난이도와 밸런스도 곡마다 뒤죽박죽이다. 같은 곡이라도 난이도 2에서는 별 어려움 없이 ‘Great’ 100%를 기록하는데, 난이도 4에서는 제대로 ‘Bad’의 지옥을 맛볼 수 있다.
가장 리듬 게임 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터치터치 모드. 높은 난이도에서는 탄막형 슈팅 게임으로 변신(?)한다.
MMORPG 방식으로 많은 유저들이 모이는 광장은 캐릭터 이동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고, 시점의 확대/축소가 안 되기 때문에 <테라> 아룬 서버 벨리카 광장보다 더 갑갑하다는 느낌을 준다.
상점 같은 ‘기능성 NPC’들은 재대로 구현되지 않은 게 태반이다. 이쯤 되면 <리파>가 왜 프리 오픈을 한 달이나 진행하는지 납득이 될 정도다.
광장은 구현되지 않은 NPC들로 가득.
[깨쓰통이 <리듬앤파라다이스>를 해봤더니…]
게임을 하는 내내 <팝스테이지>가 그리워졌다. 비록 업데이트는 2년 넘게 중단됐지만, 아직 엠게임 포털에서는 <팝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팝스테이지>를 하고 있다.
음악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괜찮았던 <팝스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