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새로운 코너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가볍게’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 ·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 요약: 악플 자제요. (ㅠㅠ;)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갸루☆건 (ぎやる☆ガン)
☞ 플랫폼: 일본에서 미소녀 게임 전문 콘솔 게임기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Xbox360
☞ 장르: 연애 요소 섞인 미소녀 건슈팅
☞ 언어: 일본어, 언어 난이도 자체는 낮은 편
☞ 등급: 일본에서 만 17세 이용가(CERO D)
☞ 가격: 우리나라에서는 구매대행으로 구입시 배송비 빼고 약 9만5,000원(통상판 기준)
[개요]
일본 안티크리에이트에서 개발하고 알케미스트가 유통하는 Xbox360용 ‘미소녀’ 소재 건슈팅 게임.
지난해 도쿄 게임쇼(TGS 2010)에서 처음으로 그 정체가 공개되자, 전세계 미디어 관계자들과 게이머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이후 이 게임은 “헤일로 킬러”, “Xbox360의 진정한 킬러 타이틀”, “엄마, 쟤네들 뭐야? 무서워” 등등으로 불리며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고등학교를 무대로 하는, 꿈과 희망과 판타지가 가득한 3D 건슈팅 게임이다. 게임의 영상과 자세한 배경설정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자.
일본에서는 지난 1월 27일에 발매됐다. 당연하지만 국내 정식발매는 꿈도 꾸지 말기를.
‘갸루’는 걸(Girl)의 일본식 발음이다. 즉 게임명의 정확한 뜻은 ‘Girl+Gun’
주인공은 약 70여 명의 여고생(+여 선생님)들의 방해를 뚫고, 평소 마음에 둔 4명의 히로인 중 한 명에게 고백하러 가야 한다. 여기서 여고생들은 그야말로 좀비처럼 화면 한 가득 등장해 주인공을 공격한다.
보다 원활한 체험기 작성을 위해 기사에서는 이들을 이하 ‘좀비’라 부르겠다.
게임을 하는 내내 좀비들의 신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이상 야릇한 시추에이션과 이벤트도 한 가득 등장한다. (이야! 신난다!) 개발 목적과 노리는 타깃층, 게이머들이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야 하는 당위성이 너무나도 명확하다.
게임성을 논하기에 앞서 일본 개발사의 이런 도전정신은 당장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앙?)
화면 한 가득 등장해 주인공을 공격하는 좀비들. 그런데 이 게임, 남학생은 안 나온다. (당연한가?)
[가볍게 즐기는 연애 건슈팅]
전반적으로 오락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슈팅 게임과 흐름이 유사하다.
화면 한가득 등장하는 좀비들을 물리치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에 ‘보스전’에서 승리하게 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히로인 별로 모두 5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돼 있다. 보통 3~4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다. 텍스트를 읽지 않고 초고속으로 플레이하면 2시간 안에 엔딩을 볼 수도 있다.
일반적인 건슈팅 게임과 유사한 조작체계를 가지고 있다.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좀비를 겨냥하고 [A]버튼을 누르면 공격한다.
눈에 띄는 시스템으로는 ‘두근두근 모드’가 있다. 이는 화면의 좀비들을 한 방에 쓸어 버리는 이른바 ‘폭탄’ 이라고 보면 된다.
마음에 드는 좀비들 중 하나를 골라서 [Y] 버튼을 누르면 발동한다.
한 번 두근두근 모드가 발동하면 유저는 해당 좀비의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를 부위(?) 별로 상세하게 훑어볼 수 있다. 그리고 원하는 부위를 고른 다음 [오른쪽 트리거]를 누르면 화면이 줌인되면서 ‘뚫어지게 쳐다보는 상태’ 가 되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A] 버튼을 누르면 좀비가 흥분(!)한다.
이런 식으로 흥분 게이지를 끝까지 올리면 좀비는 승천(-_- ;)한다. 동시에 화면 안의 다른 좀비들도 모두 사라진다.
좀비 하나만 지정해서 집중적으로 탐구/분석하는 두근두근 모드. 대단하다 정말.
주인공은 ‘공부’, ‘운동’, ‘멋짐’ 등과 같은 능력치도 존재하는데, 최종 능력치에 따라 엔딩이 굳 엔딩이냐, 베드 엔딩이냐가 결정된다.
스테이지 하나가 끝나면 현재 주인공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의외로 디테일이 높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갸루☆건>은 제대로 접하기도 전에 무작정 게임성도 엉망인 싸구려 게임으로 취급받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 이 게임을 해보면, 의외로 ‘대충 발로 만든 게임’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심한 부분까지 디테일이 은근히 높고, 나름대로 장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도 갖추고 있다.
여학생.. 아니, 좀비들은 모두 상세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게임은 모두 70여 명의 좀비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각각의 좀비들은 이름은 물론이고 ‘학년’, ‘성격’, ‘약점이 되는 부위’, ‘성격’ 등 그 특성과 프로필이 모두 세세하게 준비되어 있다.
‘안경소녀’, ‘고양이 귀’, ‘서양인’ 등등, 각각의 개성도 뚜렷하며, 유저들을 공격하는 패턴 또한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테이지 별로 랭킹 시스템과 성적에 따른 ‘호칭’ 시스템도 제공하기에 은근히 도전욕구도 자극한다.
좀비의 민감한 부위(?)를 공격하면 단 한 번에 쓰러뜨리는 ‘엑스터시 샷’이 발동한다. 그런데 민감한 부위는 좀비 별로 모두 다르다! 쓰잘데기 없는 곳에서 디테일이 높잖아!
특히 주목해 볼만한 것은 이른바 ‘콜렉션 요소’다.
유저들은 게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똑 같은 좀비를 ‘두근두근 모드’에서 3번 승천시키면 해당 캐릭터의 자세한 프로필을 100%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원하는 좀비가 언제 어디서 등장하는지는 잘 알 수 없기에, 스테이지 진행 내내 항상 눈에 불을 키고 화면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수영복이나 체육복(부르마) 등. 자신이 원하는 복장의 프로필을 얻으려면, 좀비들이 해당 복장을 입고 있을 때를 찾아 공략해야만 한다.
이런 식으로 모두 70명의 좀비 프로필을 채운다고 생각하면… 게임 플레이 타임은 수 배로 급증한다.
갤러리 메뉴에서 지금까지 프로필을 모은 좀비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민망해서 못... 그런데 난 했네]
오히려 더 화끈한 것(?)이나 복잡하고 마니악한 것을 바랬던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의 이런 캐주얼함에 “생각보다 약한데?” 라며 실망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 게임, 일본의 유명 게임 전문지들에서 리뷰점수 평균 8~9점 이상 받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게임은 함부로 남에게 권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당장 한글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유저층 부터 제한돼 있다.
게다가 진짜 문제는 다름이 아닌 “사운드”.
이게 필설로 형용하기가 힘든데…… 그러니까, 이 게임의 사운드는 듣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민망하다”. 그것도 보통 민망한 게 아니라 “정말정말정말 민망하다”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플레이하면 변태로 찍히기에 딱 좋다.
특히 두근두근 모드에서 승천할 때의 좀비들 신음소리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일본어를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고, 소위 ‘오타쿠 문화’에 관대하며, 민망함에 대해 면역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회가 되면’ 한 번쯤 해 볼 만한 게임이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기회가 되면’
이다. 억지로 하려들면 천벌(?)받을지도 모른다.이 게임은 “엄마 왔다!”(ママ-キタ!) 시스템을 제공한다. 위기상황(?) 에서 [셀렉트] 버튼을 누르면 게임화면이 건전한 2D 도트게임 화면으로 일시적으로 바뀐다.
[깨쓰통이 <갸루☆건>을 해봤더니…]
필자는 50만원이 넘는 5.1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항상 볼륨을 높이며,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사치”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게임 플레이를 즐기고 있다. <갸루☆건>을 Xbox360에 넣고 가동시켰다. 그리고 그 따위 신념은 바로 폐기처분하고 이어폰을 연결했다.
[사족]
☞ 깨쓰통은 TIG 독자들과 회사를 위해 ‘십덕후’ 소리 들을 각오하고,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바쳐 본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깨쓰통은 착했습니다.
☞ 막간광고: 본 기사는 설 연휴에도 업무를 볼 정도로 애사심이 깊은 L&K로직코리아 마케팅 팀 소속. 닉네임 ‘단물청년’ (전 게임전문지 기자, 이제 20대 아님)님의 게임 ‘정품’ 타이틀 제공으로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불법 복제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