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새로운 코너 ‘해봤더니’의 외전 ‘써봤더니’는 게임과 관련된 각종 하드웨어를 직접 써보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하드웨어/주변기기 소개글입니다.
게임이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최근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한 각종 하드웨어와 주변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는데요. 과연 이들을 사용하면 우리의 행복한 게임 라이프(Game Life)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솔직 담백하게(그리고 주관적으로) 담아낼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게이밍 보조 키보드
레이저 노스트로모 (Razer Nostromo)
☞ 개요: PC용 보조 키보드(게이밍 패드)
☞ 개발/판매처: 레이저(Razer)
☞ 인터페이스/언어: USB, 큰 의미는 없지만 전용 프로그램 언어는 영어
☞ 가격: 8만 5천원(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기준)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요?]
노스트로모는 요즘 말 그대로 별의 별 게이밍 주변기기를 다 선보이고 있는 주변기기 기업 ‘레이저’가 판매하는 ‘게이밍 보조 키보드’다.
본래 벨킨에서 제작해 판매하던 ‘N52TE’와 똑 같은 제품이지만, 레이저가 드라이버 및 프로파일 소프트웨어를 레이저쪽이 개발했으며, 국내 사후지원 및 A/S도 직접 담당한다.
‘게이밍 보조 키보드’란 키보드와 마우스 외에 별도로 사용하는 게임용 보조 입력장치를 말한다.
요즘 등장하는 MMORPG나 FPS, RTS 게임들은 대부분 수 많은 단축키를 지원하며, 조작체계도 복잡하다. 따라서 유저들은 저마다 자신이 편한 대로 키를 세팅해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노스트르모 같은 보조 키보드는 바로 이런 유저들로 하여금 조금 더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노스트로모는 방향키와 마우스 휠 조작, 총 16개의 단축키를 ‘왼 손 하나’로 모두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원하는 키를 찾으러 광활한(?) 키보드 위를 헤맬 필요도 없다. 손목이 고정된 상태에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모든 키를 조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제품은 손목을 편하게 받칠 수 있는 받침이 붙어있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큰 무리가 오지 않는다.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총 8개의 프로파일을 지원하기 때문에 세팅만 미리 해두면 여러 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데도 큰 불편함이 없다.
한편 노스트로모는 책상의 ‘품격(?)’과 함께 사용자의 ‘난 다른 범인들과 달라’ 하는 자부심까지 강화해준다. 가격 역시 그에 걸맞게(…) 주변기기 중에서는 다소 비싼 편에 속한다.
[외형 탐구]
노스트로모를 사용하는 기본 자세. 엄지 손가락으로 측면의 방향키를 조작하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14개의 티를 사용하게 된다. 검지 손가락으로 마우스 휠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는 FPS 게임이나 MMORPG 시점 조작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엄지손가락으로 사용하는 콘솔 게임기 콘트롤러의 아날로그 스틱과 같은 느낌으로 조작하게 된다. 부드럽게 잘 돌아가는 편이다. 방향키 바로 위에 있는 버튼 역시 사용자가 자유롭게 키를 세팅해서 사용할 수 있다.
1번부터 14번 키와 마우스 휠은 이런 식으로 배치되어있다. FPS 게임 등. 일부 게임들은 방향키를 사용하지 않고 3번, 7번, 8번, 9번 키를 방향키 대신 사용하게 된다.
15번 키는 방향키 바로 밑에 위치하기 때문에 방향키와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향키를 사용하지 않는 게임에서는 별 문제되지 않는다.
바닥에는 제품이 미끌어지지 않도록 고무가 부착되어있다.
[실제 게임을 하는 데 써봤더니…]
<서든어택>
노스트로모와 가장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FPS 게임이다. [W], [A]. [S]. [D]와 함께 무기 단축버튼, 앉기/일어나기/액션/점프 등 모든 키를 노스트로모 상단의 14개의 키에 편한 대로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키가 한 손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손목이 고정된 상태에서 보다 빠르게 캐릭터를 콘트롤할 수 있다. 실제 0.001초에 목숨을 거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스타크래프트 2>
노스트로모는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RTS 게임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어찌 되었든 14개가 넘는 키를 한 손 안에 담을 수 있으니, 자기가 사용하기 편한대로 단축키를 배치하면 보다 빠르게 키를 누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 같은 경우에는 유닛 별로 단축키가 워낙 많고, 또 기본 단축키가 키보드에 맞춰 직관적으로 배치되어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즉 노스트로모를 사용하려 한다면 꽤나 오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WOW>
노스트로모가 많은 키를 지원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기기로 ‘채팅’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 즉 노스트로모는 아무래도 채팅을 많이 해야 하는 MMORPG와의 궁합은 맞지 않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채팅을 많이 하지 않을 때. 그러니까 ‘전투중’에는 노스트로모가 유용하다. 특히 단축키를 최대 16개 이상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스킬 단축키만 미리 세팅해둔다면 보다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WOW> 역시 ‘채팅과 주요 조작은 키보드로’, ‘전투 때만 노스트로모를 이용’ 하는 식으로 활용하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받침대와 디자인 덕분에 키보드 보다는 손목의 피로함이 덜하다. <앨리샤> 같은 다른 일반적인 캐주얼 게임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몇 가지 불만]
다만 키보드로 게임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라이트 게이머라면 아무래도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8만 5천원이면 저가형 마우스가 17개다.
그리고 이 제품은 윈도우 7 64bit 버전에서는 드라이버를 제대로 잡지 못하기 때문에 제품 연결 후 수동으로 드라이버를 잡아줘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일부 게임(대표적으로 <테라>)에서는 이 기기를 연결하면 다른 정상적인 조작이 힘들어진다는 버그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게임에서 100% 만족을 느끼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기기는 성능을 100% 활용하려면 각 게임에 맞는 세팅을 유저가 일일이 해줘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귀찮은 걸 싫어하는 유저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테라>는 게임의 버그 때문에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이런 경우에는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나?
[꺠쓰통이 레이저 노스트로모를 써봤더니]
처음에는 무슨 <슈퍼 로봇대전> PS용 한 손 콘트롤러를 보는 줄 알았다. 그리고 일일히 키 세팅해야 하는 작업이 꽤나 불편했다.
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니 여러 게임들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지금은 <테라> 같이 아예 적용할 수 없는 게임이 아니라면 가급적 이 하드웨어를 써서 게임을 즐기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