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연재중인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요약: 악플 자제요. (ㅠㅠ;)
그대, 미국 메이저 리그(MLB)를 느끼고 싶은가?
MLB 2K11 ☞ 플랫폼: PC, PS3, Xbox 360 ☞ 장르: 커맨드 입력방식 액션 야구(???) ☞ 언어: 영어 ☞ 등급: 카드강화 없어 전체 이용가 MLB 11: The Show ☞ 플랫폼: PS3, PSP ☞ 장르: MLB 소재 야구 ☞ 언어: 영어 ☞ 등급: 이쪽도 건전해서 전체 이용가.
※ 본 기사에서는 PS3용 <더 쇼>와 Xbox 360용 <2K11>을 해보고 그 느낌을 비교/정리했습니다.
[MLB 소재 야구 게임의 양대산맥]
2K스포츠의 <MLB 2K11>(이하 2K11)과 SCE의 <MLB 11: The Show>(이하 더 쇼)는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을 소재로 하는 야구 게임이다.
어찌 보면 가장 대표적인 MLB 소재 야구 게임들. 현재 코나미의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리즈가 비정기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가 ‘MLB 소재 야구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사실상 위의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다만 개발사가 가진 라이선스 범위 문제로 인해 <더 쇼>는 오직 PS3와 PSP로만 즐길 수 있다.
반면 <2K11>은 PC와 Xbox 360, PS3 등.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 플랫폼 접근성 면에서는 아무래도 <2K11>이 낫다.
[Round 1: 비주얼]
<2K11>이나 <더 쇼> 모두 사실적인 비주얼을 추구한다.
선수들의 모션은 양 게임 모두 실제 야구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처럼 사실적이다. 각종 상황에서의 화면 연출이나 리플레이 연출 또한 실제 방송사의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사실적이다.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두 게임 모두 딱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하지만 전반적인 ‘그래픽 퀄리티’를 놓고 이야기하자면 단연 <더 쇼>가 앞선다. 특히 광원 효과 및 블러 효과(멀리 있는 장면이 뿌옇게 보이는 효과) 사용에서 <2K11>을 압도하기 때문에 척 봐도 <더 쇼>의 그래픽이 낫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의 모델링 역시 <더 쇼> 쪽이 좀 더 사실적이다. 이는 두 게임에서 추신수의 모델링만 놓고 비교해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관중 표현이나 구장 표현 등도 전반적으로 <더 쇼>가 앞선다.
선수들 표정이나 관중표현 등이 매우 사실적인 <더 쇼>
실제로 디스이즈게임 휴게실에서 실험해본 결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면서 게임 플레이 장면을 보면 <더 쇼>는 “MLB가 벌써 개막했나?” 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2K11>은 “야구 게임 하네?” 라는 반응이 나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2K11>의 그래픽이 형편없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어디까지나 <더 쇼>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 특히 투수의 ‘공 던지는 모션’ 등. <2K11>쪽이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도 찾아보면 많다.
[Round 2: 투/타격]
[2K11] <2K11>이 다른 모든 야구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 그것이 바로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서 진행되는 투구/타격 시스템이다.
먼저 투구 시스템을 보면 각 구종마다 정해진 커맨드를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서 격투 게임 커맨드 입력하듯 눌러줘야만 한다. 가령 ‘포심 패스트볼’은 오른쪽 ↓ 방향으로 스틱을 당겨서 원하는 만큼 파워가 모였을 때, ↑ 방향으로 밀면 공을 던진다는 식.
타격 역시 비슷하다. 가령 일반적인 스윙은 오른쪽 스틱을 ↑ 방향으로 밀면 휘두르는 반면, ‘힘 있는 스윙’은 오른쪽 스틱을 ↓ 방향으로 당긴 다음 ↑ 방향으로 밀어야 휘두른다.
이런 투구/타격 시스템은 실제로 해보면 (과장 조금 보태) 액션 게임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굉장히 재미있다.
[더 쇼] 본래 <더 쇼> 시리즈는 <하드볼>, <MVP 베이스볼> 등에서부터 내려오던 유사 깊은(?) 버튼 입력 방식의 투/타격 시스템을 선보여 왔다. 이 때문에 <2K> 시리즈에 비해 손맛이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들어야만 했는데, 이번 최신작은 새롭게 ‘순수 아날로그’ 투/타격 시스템을 도입. <2K11>에 근접한 액션성(?)을 보여준다.
다만 처음 선보이는 탓인지 이 ‘순수 아날로그’ 입력 시스템은 아직까지 <2K11>에 비하면 그 손맛이 떨어진다. 특히 타격은 '투구 예측 시스템' 때문에 버튼을 완전히 버릴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차별화된 손맛을 기대하기 힘들다.
대신 <더 쇼>는 무조건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야 하는 <2K> 시리즈와 다르게 옵션에서 기존의 ‘버튼 입력 방식’, ‘자동 입력 방식’, ‘순수 아날로그 입력 방식’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유저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원하는 것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Round 3: 게임모드]
<2K11>이나 <더 쇼> 모두 기본적인 ‘퀵매치’ 이외에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하나의 팀을 골라 1년 단위로 시즌을 즐기는 ‘시즌 모드’, 오리지널 캐릭터를 생성한 후, 마이너리그부터 메이저리그까지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일명 ‘마이 플레이어’ 모드(<더 쇼>는 ‘로드 투 쇼’ 모드), 온라인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게임을 즐기는 ‘온라인 모드’ 역시 양 게임 모두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다만 <2K11>은 프로야구 시즌 중 ‘포스트 시즌’만을 따로 떼어내서 즐길 수 있는 ‘포스트 시즌’ 모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더 쇼>는 야구 게임 보다는 ‘팀 관리’(매니지먼트)에 초점을 맞춘 ‘프랜차이즈’ 모드를 선보이는 게 눈에 띈다. 어느 쪽이 좋은지는 유저의 취향 문제다.
[Round 4: 밸런스 및 버그]
<2K11>과 <더 쇼>는 모두 게임 플레이 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이나, 밸런스 붕괴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역시 딱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없는 상태.
게다가 두 게임은 모두 유저가 ‘타격 파워’, ‘공 스피드’ 등. 실제 게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 덕분에 자신의 실력, 성향 등에 따라 이를 자유롭게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버그 쪽에서는 <2K11> 쪽이 시리즈 전통답게(?) ‘그러면 그렇지’ 수준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공이 분명히 담장을 넘어갔는데도 ‘그라운드 홈런’ 판정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게임 모드에서는 선발투수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자잘하면서도 신경 쓰이는 버그를 제법 많이 찾을 수 있다.
<더 쇼>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부 게임 모드에서는 선수들의 라인업이 ‘비상식’ 적으로 꼬이는 현상이 있으며, 간혹 불펜에서 투수 정보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견되고 있는 것. (그래도 체감상 <2K11>보다는 훨씬 낫다는 느낌이다)
물론 두 게임 모두 계속해서 패치를 내놓고 실제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화되고는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단일 플랫폼이기 때문인지 <더 쇼>는 안정성 면에서는 <2K11>보다 앞선다.
[기타 사항들]
☞ <2K11>은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해당 타자의 능력치를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모르는 선수라고 해도 신속하게 전략을 짤 수 있다. 하지만 <더 쇼>는 일일이 정보메뉴를 찾아야 해당 타자의 특성을 알 수 있다.
☞ 두 게임 모두 캐스터와 해설자가 중계방송을 한다. 하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2K11> 쪽이 좀 더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다.
☞ <2K11>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로스터를 상시 업데이트하며. 오늘 있었던 경기 결과를 비롯해 다양한 뉴스를 수시로 보여준다. 아직 시즌 시작 전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MLB 팬들은 좋아할 것 같다.
☞ <2K11>은 온라인 게임을 빼면, 현재 PC에서 거의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MLB 소재 야구 게임’이다. 그런 만큼 희소성(?)이 있으며, 유저들의 자작 로스터나 콘텐츠 업데이트도 활발하다.
☞ <더 쇼>는 ‘체크스윙’을 비교적 손 쉽게(?) 할 수 있다. 반면 <2K11>은 체크스윙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미리 ‘내가 이번 타석에서는 체크스윙을 하겠어’라고 맘먹지 않는 이상 사용하기 힘들다.
☞ <더 쇼>는 모션 컨트롤러인 ‘PS 무브’(Move)를 이용해서 홈런더비를 즐길 수 있다. 일반 게임 모드에서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무브가 있다면 색다른 느낌의 손 맛을 맛 볼 수 있다.
☞ <더 쇼>는 ‘감독 모드’를 제공한다. 플레이어가 직접 선수를 조종하는 것이 아닌, 감독이 되어 방침을 전달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모드를 말한다. 이 덕분에 손이 느린(?) 유저라고 해도 게임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 <2K11>의 리그모드는 사실 ‘매니지먼트 게임’의 재미는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반면 <더 쇼>의 프랜차이즈 모드는 매니지먼트 게임에 거의 근접한 재미를 선보인다. 매니지먼트 요소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참고 해볼만하다.
[깨쓰통이 <2K11>과 <더 쇼>를 ‘비교’해봤더니…]
<2K11>과 <더 쇼>는 모두 저마다의 장단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딱히 어느 한 쪽이 더 낫다! 라고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
지금도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특정 게임이 완성도가 더 높다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냥 자신의 환경과 취향에 따라 즐기면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