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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트로이 무쌍, 기존의 무쌍과 다르다!

서양의 눈으로 바라본 무쌍의 전투와 액션

정우철(음마교주) 2011-04-19 16:40:03

<트로이 무쌍>은 게임 이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무쌍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다만 배경이 고대 트로이 전쟁이라는 것만 빼면 일기당천의 콘셉트를 그대로 즐길 수 있을 것 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삼국지와 일본 전국시대, 혹은 건담류에서 벗어나 참신한 배경을 무쌍 시리즈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개발사도 서양 개발사, 코에이 캐나다입니다. 서양인의 시점으로 본 무쌍의 콘텐츠는 어떤 느낌일까요?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얻었습니다. 직접 플레이를 해본 느낌은 한마디로 '참신함에서 느끼는 재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중소규모의 연속전투, 하지만 치열한 전투

 

<트로이 무쌍>에서는 일기당천의 전투를 느끼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예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신화 속의 전투이지만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처럼 100만 대군이 서로 맞붙는 전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건담무쌍> <삼국무쌍> 등에서는 수없이 쏟아지는 졸개들을 베어 나가며 적장을 상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트로이 무쌍>은 소규모 분대전투 들을 거친 다음, 최종 보스와의 1:1로 스테이지가 끝납니다.

 

그런데 의외로 <트로이 무쌍>의 재미는 전투의 조작이 즐겁습니다. 기존 무쌍 시리즈에 등장하는 졸개들은 단순히 킬(Kill) 수를 늘려주는 나무 토막에 불과했죠. 공격은 안하고 유저의 공격을 받아주기 위한 소모품에 그쳤습니다.

 

졸개들도 제대로 막고 공격합니다. 더이상 허수아비 같은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트로이 무쌍>은 다릅니다. 전투 하나하나가 무게감있게 다가옵니다. 졸개들도 공격다운 공격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심각한 대미지는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대미지를 받게 됩니다.

 

특히 졸개 하나 하나의 힘은 약하지만 뭉쳐있을 경우 무서운 상대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만약 졸개들에게 포위당하면 게임오버를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장의 느낌이 짜릿하게 손끝으로 다가오는 거죠.

 

창을 투척하거나 활을 쏘는 졸개들은 두려운 존재입니다. 보통 <삼국무쌍> 이라면 아. 그냥 궁수가 나타났네로 인식하고 돌격하던 방식으로 플레이하게 되죠. 하지만 <트로이 무쌍>에서는 일단 활이 날아오면 방어해야 합니다. 고슴도치가 되어 땅에 쓰러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 싫다면 말이죠.

  

기존 무쌍 시리즈라면 이 상황에서는 '훗!'하고 넘어갔지만...

 

<트로이 무쌍>에서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고대 그리스의 전투를 보면 분대별 전투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트로이 무쌍>에서도 전장은 계속 몰려오는 적들이 아닌 분대 별로 지역을 담당하는 적을 상대하게 됩니다. 이 분대라는 게 <트로이 무쌍>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앞에는 창병과 보병, 그 뒤에는 궁병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전투에 이기기 위한 전형적인 전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에 있는 보병을 신경 쓰면서 전투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치명적인 화살을 막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중소 규모의 치열한 전투를 거듭하면서 길을 뚫고 마지막에는 보스와 최종 결투하는 방식으로 미션이 구성돼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중간 세이브가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플레이를 할수록 마지막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하는 시스템이 왜 좋은지를 깨닫게 되더군요.

 

대부분의 스테이지는 보스와 대결입니다. 보통 여기서 좌절을 하는 경우가 많죠.

 

 

■ 색다른 느낌의 전투가 참신하다

 

<트로이 무쌍>을 플레이하면 기존의 무쌍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게 지금까지의 무쌍 시리즈가 동양적인 느낌이라면 <트로이 무쌍>서양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무쌍 특유의 연속공격과 더불어 포커스 어택, 그리고 상대의 방어를 무너뜨리고 틈을 공격하는 스턴 어택, 상대의 공격을 튕겨내는 패리, 그리고 적의 방어를 무시하는 퓨리 어택은 <삼국무쌍> 시리즈는 맛볼 수 없는 <트로이 무쌍>만의 재미입니다.

 

타이밍에 맞게 공격하면 추가 대미지가 있는 퍼펙트 어택이 발동 합니다.

 

 

단순하게 <트로이 무쌍>의 개발사가 코에이 캐나다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서양의 전투를 잘 이해하는 서양 개발사가 만드는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같은 칼질이라고 해도 동양과 서양의 쓰임새는 실전에서도 다릅니다.

 

<삼국무쌍>이나 <전국무쌍>처럼 동양을 무대로 한 시리즈는 칼로 베는 개념으로 가벼운 느낌이 전달됩니다. <트로이 무쌍>에서는 칼로 벤다기 보다 쳐낸다는 묵직한 느낌이 다가옵니다. 여기서 사람을 폭발(?) 시키는 <북두무쌍>은 예외로 치겠습니다.

 

배경과 전투가 다른 만큼, 연출도 기존 무쌍과는 다릅니다. 영화 <300>을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프레임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묵직한 움직임과 더불어 퍼펙트 어택을 성공 시킬 때의 느릿한 화면 연출은 게임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있죠.

 

패리(Parry)라는 공격을 튕겨내고 반격하는 기술을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게다가 신화에서 볼 수 있는 전투도 있습니다. 사이클롭스와 같은 거대 괴물과의 전투는 자칫 평범해지기 쉬운 플레이에 변화를 주는 활력소 같은 콘텐츠가 됩니다.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전투는 게임이기에 가능한 재미를 충분히 맛 보여 주고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와 연출의 색다름은 기존 무쌍 시리즈의 반복적인 지루함을 날려버릴 정도로 상이합니다. 무쌍에 질려서 <트로이 무쌍>을 외면한 유저라면 생각을 바꿔보길 바랍니다.

 

묵직한 타격감과 물리엔진은 그야말로 싸우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 다양한 캐릭터와 아이템의 활용

 

<트로이 무쌍>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입니다. 헥토르, 아킬레스, 파리스, 오디세우스 등 트로이 전쟁의 영웅은 물론 그들과 관계된 인물들이 게임에 등장합니다. 이들은 각자 고유의 액션과 무기를 사용하고 이에 따라 차별화된 전투를 경험하게 만듭니다.

 

다만 이 개성적이 인물들을 모든 전투에 참가시킬 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손꼽힙니다. 캐릭터에 애정이 생길만 하면 스토리가 넘어가게 되죠. 문제는 스토리마다 플레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캐릭터의 차별화는 확실하지만 이를 플레이하는 데 제한을 둬 감질 맛이 나기도 합니다다행히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아이템을 공유할 수 있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반복 플레이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해 취향에 맞는 캐릭터로 성장 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트로이 무쌍>의 아이템은 일종의 <디아블로> 방식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주어진 인벤토리안에 아이템을 채워 넣으면 그 효과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템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각종 게이지를 늘려주는 반지류, 연속 공격의 수를 늘려주는 보석들, 공격력이나 방어력, 그외 각종 전투 효과를 가지는 장식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채워 넣는데 공간의 활용은 <디아블로>에서 을 넣는 개념과 유사합니다.

 

물론 인벤토리 공간을 늘려주는 것도 가능하죠. 스테이지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캐릭터는 아이템 공유를 통해 어느 정도 반감되는 재미를 상쇄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애착을 가지는 캐릭터만을 이용해 플레이 하기는 힘들다는 단점은 어쩔 수 없습니다.

 

아이템 사용은 인벤토리에 올려놓는 <디아블로> 스타일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 진정한 재미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

 

<트로이 무쌍>은 지금까지의 무쌍 시리즈와는 다릅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무쌍 특유의 지루함을 참신함으로 덮어버렸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트로이 무쌍>역시 게임의 재미를 느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플레이 타임이 늘어가면서 아이템을 모으고 이를 이용할수록 보다 호쾌한 전투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죠.

 

게임 초반의 단순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복잡한 연속기와 타이밍을 맞추는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졸개들이 몰려들 때 고전했던 초반과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어떻게 하면 한번에 쓸어버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초반에 강한 졸개들도 시련을 겪고 강해진 영웅에게는 결국 쾌감의 제물일뿐...

 

 

문제는 콘텐츠의 양입니다. <트로이 무쌍>의 콘텐츠는 질적인 면에서는 풍부하지만, 양적인 면으로 본다면 다소 작게 느껴집니다. 스테이지마다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고정돼 있다 보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더 적게 느껴지더군요.

 

시간을 투자해서 아이템을 모으고 점점 강해지는 캐릭터를 이용해 본격적인 재미를 느끼는 순간 <트로이 무쌍>의 모든 콘텐츠가 소모됩니다. 그래서 일까요? <트로이 무쌍>의 치트 모드는 모든 콘텐츠를 즐긴 유저에게 또 다른 유희를 맛보게 해주기는 합니다.

 

플레이를 하면 할 수록 강해지는 캐릭터에 비해 즐길 거리는 다소 적은 편입니다.

 

 

결과적으로 <트로이 무쌍>은 기존 무쌍 시리즈에 지루함을 느꼈던 유저들에게는 참신한 콘셉트로 다가옵니다. 아마 차별화된 시스템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족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너무 참신하게 다가오려는 나머지 기존 무쌍 시리즈의 장점도 가져오질 않았으니까요. 아마 처음부터 기존 무쌍 시리즈는 염두에 두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게임의 느낌은 비슷한 콘셉트를 차용한 서양게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 점수는요~. 7점 입니다. 참신함으로 색다른 무쌍의 재미를 줬지만 아직 무쌍이라는 이름에 변화를 주긴 했지만, 아직 무쌍이라는 이름을 넘겨 받기에는 모자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참신함에 무쌍의 장점을 더 추가한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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