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가 시기인 만큼, 요즘은 ‘스포츠 게임’ 이라고 하면 단연 축구 게임이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온라인 게임계만 해도 10여종이 넘는 수많은 축구 게임들이 공개됐으며, 이들 중 일부는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크나큰 인기를 얻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의 이런 흐름(?)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한 ‘야구 게임’ 기대작이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바로 신생 개발업체인 와이즈캣이 개발하고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하는 <슬러거>(Slugger)가 그 주인공 이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로 인해 한창 야구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지난 3월, 이미 한 차례 공개된 바 있는 이 게임은 이번 2차 테스트에서 그야말로 ‘환골탈태’. 많은 부분이 개선돼 돌아왔다.(사실 1차 클베 때는 완성도가 너무 떨어졌던 탓에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네오플·한빛소프트의 <신야구>, 애니파크·넷마블의 <마구마구>와 함께 차후 ‘온라인 야구 게임 삼국지’를 펼칠 <슬러거>의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참가해봤다. /디스이즈게임
시스템 정비와 튜토리얼 등장
<슬러거>가 이번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으로는 바로 타격 시스템, 투구 시스템 같은 각종 게임 시스템들이 재정비와 새롭게 등장한 ‘튜토리얼’ 및 인공지능 상대와 경기할 수 있는 ‘연습게임 모드’의 추가를 들 수 있다.
마치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이 진행되는 튜토리얼. 간단한 설명을 본 후 타격, 투구, 주루의 3가지 테스트를 통과하면 바로 본 게임에 돌입할 수 있다.
특히 너무나도 어려웠던 지난 1차 테스트의 타격 시스템은 이번 2차에서 한결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바뀌었다. 결론부터 말해서 <슬러거>는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스타일의 타격 시스템. 즉 타격 커서를 공에 맞춘 후,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방식의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날아오는 공에 타격 커서를 맞춘 후, 타이밍에 맞춰 타격 버튼을 누르면 공을 치게 된다. 타격 커서가 큰 편이기 때문에 일단 익숙해지면 난이도는 쉬운 편.
스트라이크 존 밑에 표시되는 미터기를 통해 자신의 스윙이 빨랐는지, 느렸는지를 체크할 수 있다.
투구 시스템 또한 바뀌었는데, <MVP 베이스볼>의 투구 시스템과 같은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즉 던질 구질과 코스를 먼저 결정한 후, 투구 버튼을 누르면 게이지가 차 오르고(파워 결정), 이후 돌아오는 게이지를 정확하게 ‘세이프티 존’에 맞추면 그 판정에 따라 공이 정확하게 날아가느냐,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 투구 시스템은 <모두의 골프>나 <팡야>의 스윙 시스템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게이지를 정확하게 맞추면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질 수 있지만, 실패하면 ‘빈볼’이다.
여기에 <슬러거>는 이번 2차 테스트에서 새롭게 야구 게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계(해설)’ 음성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게임이 내세운 중계 아나운서는 놀랍게도 전문 야구 캐스터나 해설위원이 아닌 바로 게임MC 전용준 씨!
전용준 씨는 전문 야구 중계인은 아니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중계가 전체적으로 매끄럽고 깔끔한 편으로, 딱히 흠잡을 곳은 없었다. 아니, 귀에 익숙한 목소리인 덕분에 오히려 친숙했다고나 할까?
처음 게임 시작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살짝~ 고민했다.^^;
자신만의 야구단을 만들어보자!
<슬러거>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마구마구>나 <신야구>에 비해 확연히 다른 점은 바로 현존하는 프로야구 구단들이 등장하지 않으며, 오직 게이머만의 오리지널 야구단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만의’ 야구단을 만들고 이를 육성하는 재미, 그리고 ‘감정이입’이라는 측면에서는 3개의 야구 게임 중 최고라는 뜻이다.(물론 시스템이 다 구현된 다음의 이야기라는 단서가 붙는다는 게 문제지만)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자신만의 팀을 생성할 수 있다. 유니폼의 종류나 색깔, 팀 마크, 이니셜을 직접 지정해줄 수 있다.
팀의 연고지와 팀의 성향(공격지향, 수비지향, 공수 밸런스 안정)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게임은 당연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육성 시스템’이 중요하다. <슬러거>는 게이머가 게임을 많이 치르면 치를수록 선수들의 능력치가 올라가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즉 처음에는 최고 구속 시속 135km 정도만 찍던 투수라고 해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주 등판 시켜주면 자동으로 사용한 구질의 능력치가 오르고, 나중에 가면 시속 145Km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도 있게 된다는 식이다. 그러므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선수가 있다면 매 경기마다 출전시켜서 집중 조련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스템은 미구현 상태.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슬러거>의 육성 시스템은 이를 제외한 다른 시스템들이 모두 구현되지 않은 상태다. 하다못해 선수들의 이름이라도 임의로 바꿔줄 수 있다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나만의 구단을 만드는 재미’에 빠져보고 싶다면 다음 테스트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직은 다듬을 부분이 많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야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야구’를 하는 재미, 그 자체인 법. 그렇다면 과연 <슬러거>가 선보이는 야구는 어떠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슬러거>는 야구 게임의 기본 틀은 확실히 갖추었지만, ‘2차 테스트’인 만큼 아직까지 조작감이나 밸런스 부분에서는 수정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수비 조작이 너무너무 힘들다. 공이 높게 뜨면 겁이 덜컥 날 정도.
현재 <슬러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조작감이다. 특히 다른 무엇보다도 수비수 조작에서 많은 문제를 보이고 있는데, ‘게이머의 조작에 대한 게임의 반응이 느리고, 정확하지 못한 부분’은 속히 수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실제 게임에서는 단순한 단타도 수비수들의 반응이 느려서 손쉽게 장타로 둔갑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타격 시스템이 바뀐 덕분에 변화구가 완전히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새롭게 바뀐 타격 시스템 역시 아직은 다듬을 부분이 많다. 전체적인 타격 난이도가 낮아진 것은 좋지만, 문제는 너무 쉬워져 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타격 커서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모든 구질의 공을 코스에 상관없이 손쉽게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은 다음 클베에서 조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2차 테스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수준. 아직 덜 익은 풋사과 같은 느낌이랄까?
‘슬러거’, 2차 클베 버전 종합 평가
그래픽: 카툰렌더링을 사용했지만, 4등신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나름대로’ 리얼한 그래픽을 선보인다. 선수들의 표정도 풍부하고 개성 있지만, 아직 모션은 많이 어색한 편.
사운드: 새롭게 추가된 중계 사운드의 품질은 Good~! 전체적으로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효과음 쪽은 아직 많이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타격과 투구, 주루 시스템은 조금만 더 다듬으면 괜찮을 듯. 미구현 상태인 육성 시스템을 빨리 구현해 달라~.
밸런스: 많이 부족하지만 2차 클베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허용범위 안쪽. 버그는 논외(-_-)
종합 평가: 지난 1차 클베에서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 떨어지는 게임성을 드러내 많은 우려를 산 <슬러거>. 하지만 이번 2차 클베에서는 ‘대성’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아직은 ‘가능성’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만, 좌우지간 야구 게임을 좋아한다면 지켜볼 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야구팀’을 만들어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