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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좀비 꿈을 꾼 용, 용과 같이 OF THE END

시리즈 최종편 PS3용 용과 같이 OF THE END 리뷰

정우철(음마교주) 2011-06-24 10:47:27

지난해 도쿄게임쇼에서 세가의 부스는 <용과 같이> 시리즈로 도배가 됐었습니다. 그중에서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좀비물(!)로 거듭난 <용과 같이 OF THE END>였죠. 실제로 게임을 해 보기 전에는 기존의 스토리와 어떻게 연결시킬지 감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엔딩을 본 지금은 머리가 아픕니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는데전작과 어떻게든 연결은 되는데억지스러운 면이 너무 많이 보이는 점이 거슬린다고 할까요. 기존의 인간군상의 묘사와 야쿠자들의 세계를 다룬, 그리고 시리즈를 관통하는 스토리의 감흥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분명히 <용과 같이>는 넘버링 시리즈로 4, 외전으로 1편이 나오면서 점점 마니아 타이틀이 되어 버린 것은 확실합니다. 때문에 대중적인 면을 찾고자 좀비와 건샷 액션으로 변형한 이번 타이틀은 과연 어땠을까요? 시리즈를 모두 즐겨 온 입장에서 평가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리뷰의 특성상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달라진 액션, 주먹에서 총으로

 

이번 타이틀과 전작을 비교해서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부분은 바로 액션 스타일입니다. 미야모토 무사시를 콘셉트로 삼았던 <용과 같이: 켄잔>에서 일본도를 이용한 검술액션을 선보인 이후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액션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그것도 총을 이용한 건샷 액션입니다. 말 그대로 총기류를 이용해 좀비를 해치워야 합니다. 무대는 좀비로 가득한 카무로쵸의 거리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3인칭 슈팅(TPS)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켰지만 장르의 변경은 없습니다.

 

더 이상 주먹이 통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 때문에 게임의 재미는 상반됩니다. 기존의 스타일을 좋아하던 플레이어에게는 손맛이 없어졌고, 기존의 주먹액션이 식상하던 플레이어에게는 쏘는 맛이 생겼습니다. 물론 단순히 총을 쏘는 것은 아닙니다. 헤드샷도 있고, 무기의 종류에 따라 원거리, 근거리 전투도 존재합니다.

 

주변의 드럼통이나 가스통, 유조차 등 폭발이 가능한 오브젝트를 이용해 한꺼번에 좀비를 쓸어버리는 히트액션으로 화끈한 전투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존에는 드러나지 않던 <용과 같이> 시리즈의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히트액션은 체술에서 주변의 폭발 가능한 오브젝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바뀝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용과 같이>의 조작은 FPS TPS처럼 세밀하지 못합니다. 조준 방식도 크게가지입니다.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자유시점), 정면 조준(고정시점), 정밀 조준입니다. 특히 정밀 조준의 경우 반 오토타겟팅으로 상대의 머리를 자동으로 조준해 줍니다. 모두 세밀하지 못한 조작을 보충하기 위함이죠.

 

그 결과, 조작 자체는 쉽습니다. 쉬운 조작은 이른바 좀비 학살로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시간이 갈수록 반복되기 때문에 흥미를 잃기 쉬워지더군요. 그나마 다양한 총기의 수만큼 손맛이 다르다는 점이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해 주는 요인입니다.

 

좋게 보자면 간단한 조작으로 다채로운 총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불편한 조작감을 간단한 조작으로 보여주기 위한 눈속임에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사실상 플레이어가 좀비를 사냥하러 돌아다닙니다.

 

 

■ <데드 라이징>을 꿈꾼 <용과 같이>

 

좀비와 격리된 카무로쵸를 배경으로 삼은 <용과 같이 OF THE END>는 건샷 액션이 더해지면서 완전히 달라진 게임성을 선보입니다. 일단 게임의 중심이 어드벤처에서 액션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거리를 걸으면서 원하는 건물에 들어가거나, 사람들과 마주치며 서브스토리를 진행하고, 다양한 미션을 받아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전투의 경우 스토리상 강제진행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피해 갈 수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아닙니다.

 

감염 이전의 거리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어드벤쳐 형식이었지만….

 

감염 이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총을 들고 다니는 사냥터로 무대가 바뀝니다.

 

좀비가 넘쳐나는 카무로쵸 거리는 격리됩니다. 안전구역과 감염구역으로 나뉘죠.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모든 거리는 격리구역으로 확대되고, 마주치는 좀비와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 말은 이동하면서 끊임없는 전투가 진행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총알이 부족한 경우는 없습니다. 세이브 포인트가 사라진 대신 무기고가 생기면서 총알은 무제한입니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총이 지루해지면 땅에 떨어진 쇠파이프, 각목, 간판 등을 이용해 좀비를 때릴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전기톱도 등장합니다.

 

이쯤 되면 뭔가 떠오르지 않나요? <데드라이징>을 플레이하는 느낌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전작과 스토리는 연결되지만 그보다 좀비를 사냥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어 버리니까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던 서브 스토리 역시 좀비로부터 사람을 구출하라는 정도입니다.

 

이쯤 되면 막나가자는 것이지요?

 

 

전작과 연결되는 스토리, 하지만 개연성이 없다

 

좀비를 등장시킨 외전 격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메인 스토리는 전작에서 이어집니다. 아니 전작이 아닌 모든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시작되고 또 <용과 같이>라는 이야기의 마무리도 지어 버립니다.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모두 4명입니다. <용과 같이 4>에서도 4명의 주인공이 옴니버스 형태로 스토리를 끌어 나갔지만 키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운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용과 같이 OF THE END>에서는 1편부터 4편까지의 주요 등장인물이 각자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과거 등장인물들이 다시 만나고 엮이며 스토리를 이어 나갑니다.

 

한때 적이었지만 지금은 동지로 싸우고, 평생 친구였고, 또 전작에서 함께 싸웠던 동료들이 이번에 등장합니다.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복수를 위한 수단이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신주쿠 거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실제로 있을 법한 굵직한 드라마가 장점인 <용과 같이> 시리즈가 마지막에 와서 공상과학(SF)이 되어버립니다.

 

큰 줄기만 본다면 지금까지 얽혀 왔던 원한과 인간관계가 이번 타이틀을 통해 모두 풀어집니다. 시리즈의 주인공 키류는 “The End!”는 마지막 대사로 시리즈를 마무리하죠.

 

적으로 나왔던 또 한 명의 용은 SF의 주인공이 되어 등장하기도 하죠.

 

큰 사건으로 인해 파괴된 카무로쵸 거리에서 재건 사업이 벌어지는 엔딩 장면은 그동안 틀에 박혀 있던 <용과 같이> 시리즈를 새로운 판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용과 같이 OF THE END>의 플레이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다만 <용과 같이> 시리즈를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입니다.

 

하지만 결론은 다 같이 모여서 좀비를 잡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시리즈의 시스템은 그대로, 하지만 너무 변화가 없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특징이자 장점인 유흥주점 공략과 다양한 미니게임 등은 이번에도 여전합니다. 그런데 전작과 거의 같습니다. 달라진 점이라면 자신이 공략하던 음식이나 대상을 더 알기 쉽도록 플레이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용과 같이>라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가 콘텐츠는 <용과 같이 3>부터, 정확하게 말하자면 PS3 타이틀로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픽도 업그레이드된 흔적은 찾기 힘듭니다.

 

유흥주점에서 아가씨를 상대하는 미니게임도 건재합니다.

 

변화가 있다면 미니게임의 난이도가 상승하는 정도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작에서 해당 미니게임을 모두 클리어했던 플레이어라면 재미보다 지루함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한 번 정도 체험해 보고 다를 것이 없으니 플레이하는 빈도 역시 줄어들더군요.

 

그 때문인지 새로 개편된 건샷액션의 필수품인 총기류의 업그레이드와 이를 위한 플레이 비중이 높아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 서브 스토리를 즐기다가 결국에는 메인 스토리 위주로 필수 요소만 체험하게 되더군요. 탄탄했던 스토리도 무너지고, 재미를 위한 미니게임들은 지루합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좀비를 사냥하는 건샷액션 뿐이더군요.

 

하지만 이미 전작에서 질릴 정도로 했기 때문에 좀비를 잡는 게 더 재밌더군요.

 

 

그래서 제 점수는요~

 

시리즈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절대로 한글화를 안 해 줍니다.

 

아니 할 수 없다고 해야 맞는 말입니다. 그나마 동봉된 공략본이 자세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무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뒷골목 세계의 은어와 일본어 사투리, 그리고 전작의 내용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는 몰입감을 막는 단단한 장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외에도 자잘한 단점이 꽤 눈에 띕니다. 잦은 로딩과 조금 좀비가 몰려온다 싶으면 보이는 프레임 하락, 단순한 특수좀비의 종류는 더욱 게임에 몰입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팬이 아니라면 짜증이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격리구역을 탐색하는 것이 주된 일과입니다.

 

PS3의 트로피를 모으는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게임의 모든 요소(미니게임 포함)를 공략하겠다고 도전의욕이 솟구치는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1회 플레이 이후 반복하는 경우는 아마 없을 듯합니다. 개선 없는 조작감, 반복되는 로딩과 맵의 이동. 허무맹랑한 스토리는 시리즈가 쌓아온 장점을 검은 장막으로 덮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제 점수는 6점입니다. 팬으로서 그리고 건샷액션의 재미가 어느 정도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에 6점을 주고자 합니다. 그나마 재미라도 별로였다면 엔딩을 보지 못한 <용과 같이 OF THE END>의 리뷰는 아마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이 게임을 100% 즐길 수 없습니다. 일본의 모바일 콘텐츠와 연동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일본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이용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나마 배팅센터 미니게임처럼 업그레이드(?)된 부분도 있긴 합니다.

 

공을 쳐서 모든 타겟을 맞추면 이렇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