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카바인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MMORPG <와일드 스타>를 플레이하면서 처음 느낀 감정은 '생소함'입니다. 뭔가 지금까지 즐겨왔던 MMORPG와 비슷하면서도 뭔가 익숙치 않은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 참신함? 아닙니다. 오히려 ‘색다름’이라는 단어가 적절합니다.
어떻게 본다면 어렵다고 볼 수도 있고 한 두시간 잠깐 플레이 해 본 것만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임입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문과생이 갑자기 미분과 적분 문제를 바라보는 기분 정도로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과연 <와일드 스타>는 어떤 게임일까요? 일단 분명한 것은 금방 이해하기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직업 선택은 개인의 성향에 맞춰 선택
<와일드 스타>는 접근성이 강한 게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접근성은 유저의 개인적인 성향을 존중하는, 카바인 스튜디오의 말을 빌리면 개인의 선택을 중요시 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직업은 전사, 법사 등이 아닌 탐험가, 군인, 과학자, 정착민 등으로 나뉩니다. 즉 남들이 가지 않거나 새로운 길을 찾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탐험가를 선택하면 되고,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면 군인을, 이것저것 수집하고 만들어 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학자를, 남을 돕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정착민을 선택하면 됩니다.
게임스컴에서는 탐험가와 군인만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탐험가는 말 그대로 길을 찾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길은 단어 뜻 그대로의 길입니다. 숨겨진 던전을 찾을 수도 있고, 얼핏 보면 이동할 수 없는 지형이지만 탐험가는 숨겨진, 혹은 지름길을 찾아낼 수 있고 남들이 열 수 없는 문을 열기도 합니다.
반면 군인은 말 그대로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남들도 전투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지만 군인은 퍼블릭 퀘스트를 통해 좀더 강한 몬스터와의 전투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레이드 등의 대형 전투도 군인용 퀘스트입니다.
■ 직업에 따라 달라지는 UI
직업에 상관없이 전투의 기본은 비슷합니다. 전투의 방식은 종족 특성에 맞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한 외형을 가진 그라녹 종족은 검을 사용하는 전사의 전투 방식입니다. 인간은 총을 사용하고, 고양이의 외모를 가진 오린 종족은 마법 기술을 사용합니다.
직업보다는 종족에 따라 전투방식이 나뉩니다. 다만 직업에 따라서 인터페이스가 달라집니다. 탐험가를 선택하면 숨겨진 통로를 찾을 수 잇는 비콘이 인터페이스로 등장하고, 군인을 선택하면 적을 찾아내는 레이더가 보이는 식입니다.
인터페이스가 다르다 보니 같은 종족, 같은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직업에 따라 조금씩 플레이 패턴이 달라집니다. 그라녹 종족을 선택해 탐험가와 군인을 각각 플레이 해보니 그 차이가 명확해집니다.
탐험가는 비콘을 보면서 숨겨진 통로와 아이템을 찾아 주변의 자잘한 몬스터를 처치하는데 집중합니다.
반면 군인의 경우 퍼블릭 퀘스트를 통해 끊임없는 전투를 해야 합니다. 퍼블릭 퀘스트의 경우 특정한 시간동안 몰려드는 적을 물리치고, 마지막에는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패턴이 주를 이룹니다. 물론 이런 퍼블릭 퀘스트는 주로 군인용이지만 탐험가의 경우, 주변의 군인과 함께 퀘스트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 전투의 기본은 콤보
초반에 주어진 스킬은 4가지 입니다. 일반적인 공격, 조금 더 강한 공격, 아주 강한 공격 등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킬은 4가지이지만 하나의 스킬이 계속 사용하면 콤보 포인트를 얻고, 액션도 달라집니다.
그라녹의 경우 기본 공격은 검을 휘두르는 것입니다. 한번 공격하면 단순하게 한번 휘두를 뿐이죠. 그런데 연속으로 공격하면 콤포 포인트가 쌓이면서 공격이 다양해집니다. 처음에는 내려치고 다음에는 올려집니다. 3번째는 가로베기를 하더군요.
이렇게 기본 공격을 하다가 조금 더 강한 공격을 하면 해당 포인트를 사용한 만큼 강한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저의 패턴에 따라 특정한 패턴 경험치를 별도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콤보 공격을 하다보면 콤보 경험치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회피를 타이밍에 맞춰 성공한다면 회피 경험치가 별도로 올라가더군요. 이 경험치가 쌓이면 남들보다 더 효율적인 콤보 혹은 회피를 가능하게 합니다. 초반에는 별로 느끼기 힘들 수도 있지만 레벨이 올라가면 갈수록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패턴을 가지게 됩니다.
■ 직업간 상호작용이 중요한 재미요소
<와일드 스타>는 자기가 선택한 요소를 따라가고, 또 스스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요소는 직업간, 혹은 종족간 상호작용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탐험가가 새로운 길을 찾아내고 개척해도, 이를 사용할 사람이 없다면 의미 부여가 힘듭니다. 또한 군인의 경우 전투에 특화됐다고 해도 혼자서 레이드에 참가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즉 탐험가가 새로운 던전을 발견하면, 던전을 같이 클리어 할 군인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군인이 산 어딘가에 던전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갈 방법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겠죠. 이때 탐험가와 함께 길을 찾아 나서서 던전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초반 지역만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게임스컴 버전에서는 이런 재미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게임스컴 버전은 <와일스 스타>의 첫 공개입니다. 아마도 어떤 게임인지 잠깐 맛보기 정도로 공개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이 게임을 단정짓기에는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기존 게임과 너무 다른 참신한 콘텐츠가 무엇일까?"를 찾는다는 것은 게임스컴 2011에서는 조금 무리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