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는 게임스컴 2011에서 <배틀필드 3>의 2인 협동플레이를 공개했습니다. 이후 EA의 B2B부스에서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연회도 열렸는데요.
적외선장비를 이용한 전투와 파트너와의 철저한 협력 등, 지금까지 <배틀필드>가 보여주지 못 한 색다른 전투를 맛봤지만 정작 <배틀필드>다운 긴장감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사고뭉치 독일기자와 함께했던 <배틀필드 3>의 2인 협동플레이 소감을 글로 옮겼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배틀필드 3>의 2인 협동(co-op) 플레이는 EA의 B2B부스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공개됐습니다. 기종은 PS3를 사용했으며 30분 단위로 바뀌는 체험부스에 입장하면 약 15분 간 <배틀필드 3>와 PS3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2명의 기자가 팀을 이뤄 게임에 참여합니다. 공개된 2인 협동플레이는 게임스컴의 EA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것과 같은 버전입니다. 적의 소굴에서 중요한 정보를 가진 VIP을 찾아낸 후, 적의 공격을 벗어나 안전한 위치까지 옮기면 되죠. 다만 15분의 제한시간이 있고 <배틀필드 3>를 처음 접하는 기자들도 있는 만큼 보기보다는 많이 어렵더군요.
■ 배틀필드 맞아? 지금까지와 다른 잠입플레이
제 파트너는 독일의 한 기자였는데요. 시작 전부터 그는 제게 <배틀필드>를 이전에 플레이했는지 묻더군요. 한 번도 없다고 대답하자 ‘그래? 문제없다’는 답변과 함께 자신만만한 포즈를 취합니다.
‘FPS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유럽에서 게임기자답게 정말 믿음직하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패드를 한 손에 들고 가만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잡는 게 맞냐’고 되묻습니다. ‘아~ 망했어요’를 외치던 우승기 해설위원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하네요.
<배틀필드 3>의 2인 협동모드는 기존의 <배틀필드>시리즈와 진행방식이 다릅니다. 골목길에 도착해 지프에서 내리고 나면 작은 건물에 들어섭니다. 이제부터 요인(VIP)를 찾아야 하는데요. 좁은 통로 안에서 적과의 교전이 계속 이어집니다.
통로를 이용해 지하실로 이동하면 2명의 보초가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행히 적은 아직 이쪽을 눈치채지 못했네요. 각각 한 명씩의 적을 겨냥한 후, 파트너의 신호에 맞춰 동시에 처치합니다.
협동모드에서는 이처럼 적이 2인 1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파트너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의도적인 배치로 보입니다. 패드를 처음 잡은 파트너치고는 고비를 잘 넘겼네요.
시야를 피해 창문 밖의 적을 쏘거나 아군을 눈치챈 적이 경보를 울려 지원군을 불러오는 등 잠입액션게임과 비슷한 느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일단 쏘고 보는 <배틀필드> 시리즈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방식의 전투죠.
■ 괜히 코옵이 아니다. 협동이 최우선
2명의 적을 여러번 처치하자 파트너가 신이 났습니다. 떨어진 적의 무기를 주운 후, 혼자서 신나게 앞으로 달려갑니다. 새로운 무기를 줍고 두 배로 신난 파트너가 말릴 틈도 없이 허공에 총을 쏘자 통로 안에서 온갖 고함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쏟아지는 적들.
<배틀필드 3>의 적들은 엄폐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소리가 들리면 해당지역으로 달려옵니다. 플레이어의 짜증을 유발시킬 정도로 인공지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대신 수가 많죠. 어두컴컴한 건물 속 여기저기에서 총성이 날아오기 때문에 난이도가 생각보다 많이 높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달려간 파트너는 이미 골목 앞에서 쓰러져 있습니다. 일으켜 세워주러 달려갔더니 뒤에서 남아있는 적이 문을 박차고 달려듭니다. 아차 하는 순간 쓰러져 있던 파트너가 적의 머리에 권총을 맞춥니다.
<배틀필드 3>의 협동 플레이에서는 쓰러진 아군을 터치해서 살려줄 수 있습니다.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생각하면 되는데요. 쓰러져 있는 동료도 그 사이에 권총을 사용해 주변의 적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잠깐 얼굴을 바라봤더니 빼놓지 않고 한 마디를 거드는군요. ‘You're welcome(천만에)’. 네. 제가 고마워해야 할 상황인가 봅니다.
■ 이어지는 적외선 총격전과 구출완료
요인을 무사히 구출하고 건물을 나오자, 아군이 장갑차를 끌고 나타납니다. 플레이어에게는 적외선장비가 달린 총이 주어지죠. 몸을 은폐한 채 어둠 속에서 적외선장비를 이용해 적을 하나씩 처치해야 합니다.
적외선장비라고 해도 기둥 뒤나 건물 안에 있는 적은 찾아낼 수 없는 탓에 육안으로 적의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적외선장비로 조준해 적을 처치해야 합니다.
적의 조준이 상당히 정확하고, 그 와중에 열심히 죽는 파트너까지 만나니 생지옥이 따로 없더군요. 사방에서 쏟아지는 적을 처치하다 보면 <배틀필드 3>가 아닌 1인칭 액션게임이라도 즐기는 기분입니다. 대부분의 적이 몸을 숨기고 있는 만큼 어디서 날아올 지 모르는 총알에 대비해 은폐장소를 찾는 소극적인 플레이가 계속됩니다.
결국 숨어있는 걸 참지 못한 파트너가 몸을 내놓을 채 앞으로 달려가다 장렬히 산화했고 그를 살리러 장갑차 부근에서 벗어난 저도 적의 저격에 당하면서 체험은 종료됐습니다. 그래도 함께 체험한 기자 중 가장 오래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듣자 이 친구 멋지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웁니다. -_-;
■ 재미는 있는데 배틀필드답진 않다
<배틀필드 3>의 협동플레이는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소규모로 이어지는 전투는 <배틀필드 3>라기보다는 <기어즈오브워>나 <콜오브듀티>를 하는 기분이었죠. 둘이서 호흡을 맞춰 동시에 적을 쓰러뜨리거나 쓰러진 아군을 보호하고, 적외선장비로 야간 전투를 플레이하는 등 색다른 시도도 많았습니다.
적의 인공지능도 무난하고 콘솔 패드를 고려한 조준보정도 들어가있는 탓에 큰 부담 없이 액션게임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배틀필드 3> 특유의 ‘전장 분위기’나 ‘다양한 중화기가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가 없다 보니 큰 감흥을 느끼긴 어렵더군요. 프로스트바이트 2 엔진의 뛰어난 위력도 여기서는 기껏해야 건물 베란다를 부술 때 정도나 사용될 뿐입니다. 지금까지 <배틀필드 3>가 보여준 전투에 비하면 많이 심심했다고나 할까요?
적을 죽이고 죽여도 계속 나오다 보니 긴장감도 상당히 떨어지더군요. 게임에 적응해 나가는 초반 협동플레이 미션이길 바랄 뿐입니다. 재미는 있지만 <배틀필드>다운 맛이 많이 아쉬운 협동플레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