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을 즐긴 후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 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게임을 철저히 즐긴 다음에 분석하는 리뷰나 체험기와 달리,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 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가볍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지난 29일 두 번째 테스트를 시작한 <블레이드 & 소울>을 테스트일차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일종의 ‘블레이드 & 소울의 2차 CBT 일기’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1일차는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맞은 <블레이드 & 소울>의 변화들입니다. /(블소에서 꿋꿋하게 남캐를 외치는)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암살자의 전투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 적을 교란하라! 신규 캐릭터 암살자의 추가
<블레이드 & 소울>의 2차 CBT에서는 새로운 직업인 암살자가 추가됐습니다. 암살자는 <블레이드 & 소울>에서 유일하게 은신을 쓸 수 있는 직업입니다. 허리춤에 단도를 꽂은 암살자는 다양한 암기와 함정, 그리고 현란한 동작으로 적을 혼란에 빠트리죠.
모습을 숨긴 채 순식간에 적의 등뒤로 돌아가는가 하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적을 기절시킵니다. 공격을 퍼붓고 난 다음, 적에게 나무토막 하나만을 남기고 다시 등 뒤로 돌아가 공격을 이어가죠.
이 밖에도 수리검을 던져 적을 견제하고 적과 나의 위치를 순식간에 바꾸는 등 공격 하나마다 속임수가 가득합니다. 오토타겟팅 방식의 액션에 연출에도 많은 공을 들인 <블레이드 & 소울>에서 트리키한 움직임까지 보여주다 보니 암살자의 전투는 화려함 그 자체입니다. 솔직히 말해 MMORPG 전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참고로 암살자는 테스트 전부터 많은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2차 CBT에서는 시작부터 수많은 유저가 암살자를 택했습니다. 심할 때는 화면의 절반을 암살자가 ‘도배’하더군요.
조작난이도가 가능 높은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가장 좋았던 암살자
■ 한층 편해진 인터페이스. 하지만 여전히 좁다!
2차 CBT에서는 인터페이스도 대폭 변경됐습니다. 특히 유저의 편의성을 살리는데 집중했죠. 우선 새로운 조작방식인 ‘B&S 모드’가 추가됐습니다. 기존의 조작은 ‘클래식모드’로 이름을 바꿨죠.
B&S모드는 간단히 말하자면 기존의 TPS게임들과 비슷한 조작방식입니다. 화면중앙에 크로스헤어가 위치하고 특별히 버튼을 누르지 않고 마우스만 움직여도 시야가 따라갑니다. 캐릭터는 언제나 모니터 정면만을 바라보고 있죠. 기본공격도 R버튼에서 마우스 왼쪽버튼으로 바뀌었습니다.
1, 3인칭 액션게임을 즐겨본 유저라면 순식간에 적응할 수 있는 직관적인 조작방식입니다. 마우스로 조준하고 마우스를 클릭해 공격을 가하면 되니까요. 엔씨소프트에서도 <B&S모드>를 기본조작으로 선정했죠. 반면 클래식모드는 아예 마우스 클릭 이동을 추가했습니다. 기존의 MMORPG 팬들을 잡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마우스이동은 클래식모드에서만 끄거나 켤 수 있습니다.
상인이 없어 불편하던 지역에는 상점이 들어섰다.
도통 알아보기 어려웠던 보패도 깔끔하게 정리됐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의 보패는 다른 게임의 방어구와 같은 역할을 맡는 장착아이템입니다. 위치에 따라 8개로 나뉘어있고 같은 모양의 조각끼리만 바꿔서 장착할 수 있죠.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피자를 잘라놓은 모양새를 떠올리면 됩니다.
지난 테스트에서는 정렬기능이 전혀 없는 탓에 인벤토리 곳곳에 놓인 보패를 확인하다 보면 ‘엠씨스X어 뺨치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테스트부터 보패 탭이 깔끔히 정리되면서 한결 알아보기 쉬워졌습니다. 예비 보패세트를 만들어둘 수 있는 창도 생겼죠.
이 밖에도 인터페이스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인터페이스 커스터마이징과 오토타겟팅의 민감도를 설정할 수 있는 옵션도 추가됐습니다.
1차 CBT에서는 편의성과 워낙 높은 담을 쌓아 올렸던 <블레이드 & 소울>인 만큼 인벤토리의 변화는 반가운데요. 정작 인벤토리 공간은 여전히 좁은 탓에 다양한 변화도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벤토리는 여전히 보패로 꽉 차있고, 상점에 들르는 걸 잠깐만 잊어도 던전에서 ‘어떤 아이템을 버려야 할 지 한참을 고민하게 되죠. ‘가방이 부족해서 사부님의 원한을 갚지 못했다’는 어느 유저의 농담이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군요.
인터페이스 이동은 물론 크기조절, 붙이기 기능 등 다양하다
■ 쉬워진 난이도, 특색을 살린 전략
‘사부님의 복수를 위해 떠난 명문의 후계자들이 지나가던 강시 하나에 떼죽음을 당하던’ 1차 CBT의 높은 난이도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특히 초반의 보스급 몬스터가 대폭 약해졌는데요. 1차 CBT의 천령각시나 대왕 역병충의 경우, 게임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공략을 외운 후, 부활을 밥 먹듯이 반복하는 ‘좀비러시’ 정도는 펼친 후에야 겨우 클리어할 수 있었죠.
반면 2차 CBT에서는 두 세 명의 유저만 모여도 레벨만 맞으면 공략을 몰라도 큰 어려움 없이 클리어할 수 있을 만큼 초반 난이도가 대폭 낮아졌습니다. 다만 ‘썩어도 블소’라는 말(?)이 있듯 여전히 두 명 이상의 적만 몰려와도 긴장을 놓칠 수는 없습니다.
난이도를 낮춘 또 하나의 공신은 ‘합격기’입니다. <블레이드 & 소울>의 보스 몬스터는 상태이상에다가 높은 저항력을 갖고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를 넘어뜨리거나 기절시키기 위해서는 동시에 2명 이상의 유저가 동일한 상태이상 공격을 시도해야 합니다.
문제는 옆자리에 앉아 플레이하거나 음성채팅이라도 이용하지 않는 한, 동시에 합격기를 사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겁니다. 사실 바로 옆자리에서 플레이하는 디스이즈게임 내부 파티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는데요.
2차 CBT에서는 일종의 ‘환영 이펙트’를 통해 이를 해결했습니다. 예를 들어 거대전갈인 귀염꼬리에게 권사가 다리걸기를 사용합니다. 내성이 뛰어난 우리의 귀염꼬리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지만 대신 귀염꼬리의 몸에서 녹색 환영이 분리되며 넘어집니다. 마치 유체이탈처럼요.
바로 ‘누군가 다리를 걸었으니 지금 타이밍에 다른 파티원이 함께 다리를 걸면 녹색 환영처럼 귀염꼬리가 넘어질 거다’라는 신호죠. 같은 의미로 넉백은 노란색, 스턴은 파란색 환영이 튀어나옵니다.
이제 간단합니다. 보스의 몸에서 나오는 환영 이펙트만 봐도 누가 어떤 상태이상을 썼는지 바로 눈치챌 수 있죠. 곧바로 같은 상태이상 공격을 하면 환영과 똑같은 폼으로 넘어지는 것도 재미있더군요. 아이디어는 좋지만 ‘호흡을 맞추기’가 지나치게 어려웠던 합격기를 훌륭히 살려낸 또 하나의 아이디어입니다.
■ 유저폭주, 수긍되지만 아쉬운 서버상황
두 번째 테스트였지만 <블레이드 & 소울>의 인기는 전혀 식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규모 테스터가 한 서버에 몰리면서 CBT라곤 보기 어려운 수준의 포화 상태를 보여줬죠. 일부 지역에서는 유저분산을 위해 100개 이상의 채널이 열렸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오픈 베타테스트에서나 볼법한 자리싸움과 퀘스트를 위해 줄을 서는 기현상들이 클로즈 베타테스트부터 이어졌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의 인기를 증명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워낙 많은 유저가 몰린 탓일까요? 서버안정성 하나는 알아주던 엔씨소프트도 결국 시간당 한 번 꼴로 서버다운을 겪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