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지스타를 통해 영상을 공개하며 알려졌던 <고스트워치>가 돌아왔다. MORPG와 TCG의 조합을 시도한 <고스트워치>는 2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MORPG의 던전이 추가됐고 메인 스토리를 포함한 퀘스트와 레이드, 카드 조합 등 게임의 기본 골격도 완성됐다.
<고스트워치>는 이르면 내년 초 북미 베타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며 퍼블리셔가 정해지는대로 국내 서비스도 준비할 계획이다. 디스이즈게임에서 새롭게 달라진 <고스트워치>를 직접 체험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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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체험기는 <고스트워치>의 개발 버전을 체험한 내용입니다. 향후 개발 과정에서 일부 시스템이나 설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MORPG + TCG = 고스트워치
<고스트워치>의 첫인상은 TCG보다는 MORPG에 가깝다. 속성을 고르고 캐릭터를 생성한 후 게임에 접속하면 모든 유저가 함께 사용하는 마을이 보인다. 유저는 마을에서 퀘스트를 받고 해당 던전에 입장해서 던전 안의 적을 모두 쓰러트려야 한다.
W·A·S·D 키로 조작하는 캐릭터 이동, 레벨에 따른 던전 입장 제한, 보스전과 뽑기 방식의 던전 클리어 보상 등 기존의 MORPG를 한 번이라도 즐겨본 유저라면 친숙한 게임 방식이다. 다만 적을 쓰러트리는 방법이 색다르다. 던전 곳곳에 배치된 몬스터를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카드 배틀로 물리쳐야 한다.
유저가 몬스터를 만나면 전투 모드가 시작되고 화면에 크리처를 소환할 수 있는 몇 개의 공간이 생긴다. 화면 하단에는 미리 짜 놓은 덱 중 6장의 카드가 랜덤하게 등장한다. 유저는 마나를 모아 카드를 발동, 크리처를 소환하거나 마법을 사용해 적을 물리쳐야 한다. 한마디로 MORPG에서 전투 부분만 TCG를 도입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적게는 던전 하나에 몇 번, 길게는 몇 십 번에 걸친 전투를 TCG로 치를 걸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해지겠지만 <고스트워치>에서 대부분의 몬스터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직접 덤비기 때문에 던전당 플레이 시간은 짧은 편이다.
예를 들어 고블린과 전투를 시작했다면 유저는 카드를 이용해 크리처를 소환해야 하지만 상대편에는 이미 필드에 2~3마리의 고블린이 배치돼 있고 이를 쓰러트리면 전투가 끝난다. 물론 보스 몬스터를 포함한 일부 몬스터는 유저와 마찬가지로 직접 카드를 소환하며 싸운다.
■ 소환공간과 실시간 턴을 통한 전투의 긴장감
<고스트워치>의 전투는 다른 TCG와 비교해 크게 두 가지 차이점을 갖고 있다. ‘제한된 공간’과 ‘실시간 전투’다. 전투마다 ‘크리처를 소환할 수 있는 소환공간’이 정해져 있다. 이 공간은 전투지역에 따라 달라지며 공간이 모두 찼을 경우 당연히 더 이상 크리처를 불러낼 수 없다.
예를 들어 넓은 평원에서 적을 만났을 때는 16칸의 공간이 주어지지만 좁은 골목길에서는 2~3개의 공간만 주어진다. 지형과 위치에 따라 아군과 적군의 소환공간이 다른 경우도 많다.
참고로 전투에서는 진영의 가장 앞에 있는 크리처만 공격할 수 있고 정해진 범위를 공격하는 크리처와 마법도 있기 때문에 크리처를 소환하는 위치도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고스트워치>의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각 크리처는 행동 게이지를 갖고 있으며 게이지가 모두 찬 크리처부터 적을 공격할 기회를 얻는다. 카드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마나 수급은 물론 마법 발동도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자연스레 상황에 따른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격력이 높은 몬스터가 행동 게이지를 채우기 직전에 모든 몬스터의 행동 게이지를 초기화하는 안개카드를 이용해 시간을 벌거나 약한 크리처를 미끼로 소환한 후 몬스터의 공격이 끝나자마자 강력한 크리처를 소환해 공격에서 우선권을 갖는 식이다.
소환공간과 실시간 전투가 어우러지면서 <고스트워치>에서는 가만히 화면을 보게 되는 일이 없다. TCG의 단점 중 하나인 ‘상대방 턴의 지루함’을 없앤 셈이다.
■ 매뉴얼? 그건 먹는 건가요?
크리처와 마법을 직접 보여주는 만큼 전투도 (TCG치고는) 직관적이다. 일단 크리처를 소환하고 나면 간단한 조작으로도 공격할 목표를 정하거나 크리처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일일이 조작하기 어려워하는 유저를 위한 자동조작 모드도 있다.
마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확대해서 보여주고 공격 턴과 방어 턴의 구분, 언킵, 소환 후유증 등의 ‘단계구분’을 없앴기 때문에 TCG의 규칙을 모르는 유저도 큰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사실 처음 <고스트워치>를 접했을 때의 느낌은 TCG보다는 ‘카드를 사용해 크리처를 소환하는 전략시뮬레이션’에 가까웠다.
덱 편집이나 부스터를 이용한 카드 수집 등의 콘텐츠를 게임 중반 이후 배치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고스트워치>에서는 게임 중반까지 모든 유저가 ‘무속성 덱’을 사용한다. 자신이 선택한 속성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얻는 카드들로 조금씩 갖춰 나가게 된다.
게임 초반부터 다양한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라면 섭섭할 수도 있겠으나 TCG 경험이 없거나 복잡한 룰에 질렸던 유저라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개발사인 엔코어에서는 수 십 개의 던전으로 이뤄진 PvE 콘텐츠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튜토리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 연속 전투와 레이드, <고스트워치>만의 특색들
연속 전투와 빠듯한 카드 꾸리기(?)도 <고스트워치>의 특징이다. <고스트워치>의 던전에서는 오직 성소를 통해서만 카드를 충전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성소가 나오기 전까지는 50장으로 구성된 덱으로만 버텨야 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유저는 전투를 치를 때마다 차츰 줄어드는 카드에 신경을 쓰게 된다. MORPG에서 줄어드는 체력을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심지어 몬스터 중에서는 4~5번에 걸쳐 연속으로 전투를 펼치는 것도 있기 때문에 <고스트워치>에서는 ‘카드의 관리’가 유저의 실력을 가르는 경계가 된다. 심지어 던전의 보상 역시 얼마나 적은 카드를 사용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 역시 카드를 아끼기 위해 강력한 장비 아이템을 사용한 크리처 한 마리로 연속 전투를 버티거나, 크리처 없이 마법만으로 적을 상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을 정도다.
■ 제작·분해·레이드 등 MORPG 콘텐츠는 다 모았다
<고스트워치>에는 제작과 분해, 레이드, 아이템에 따른 강화 등 MORPG의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한다. 다만 모든 콘텐츠는 <고스트워치>에 맞춰 약간씩 변질(?)돼 있다.
제작에서는 쓸모 없는 카드 3장을 섞거나, 재료 카드를 이용해 새로운 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분해는 카드를 부숴 재료 카드로 만든다. 유저 역시 카드를 몸에 직접 장착해서 마나 수급 속도상승 등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던전과 퀘스트의 보상도 카드다. 아이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카드로 바꾼 셈이다.
MORPG에서 빼놓을 수 없는 PvP와 레이드도 <고스트워치>만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레이드는 4인의 유저가 함께 전투에 참가해 실시간으로 전투를 벌일 수 있다. 레이드에서는 파티원이 함께 이용하는 공용 소환공간과 개인용 소환공간이 따로 제공된다. 공격 턴과 방어 턴의 구분이 없는 만큼 파티플레이도 쾌적한 편이다.
‘그나마’ 정통 TCG에 가까운 PvP 랭킹모드와 실력에 맞는 랜덤한 유저와 싸우는 대전상대 검색 기능도 추가했다. <고스트워치>는 현재 북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