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어즈에서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전략 MMORPG <삼국지를 품다>가 13일 폐막한 지스타 2011에서 최신 체험버전을 공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지스타에 참가한 <삼국지를 품다>는 한층 더 높아진 완성도와 함께, 특유의 ‘드라마성’을 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넥슨 부스 체험대에서 만나본 <삼국지를 품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삼국지를 품다>는 기본적으로 다른 MMORPG와 다르지 않은 진행 흐름을 보여준다.
자신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든 후, NPC로부터 각종 퀘스트를 받아 수행한다. 퀘스트와 전투 보상 등을 모아 각종 장비를 구입해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고, 경험치를 얻고 레벨을 올린다. 하나의 이벤트를 마치면 스토리에 따라 다음 이벤트, 혹은 새로운 지역이 열린다. 여기까지는 다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삼국지를 품다>는 아주 사소한 퀘스트나 이벤트라고 해도 최대한 ‘동영상’을 활용해 드라마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그렇게 큰 비중이 없는 ‘관우의 청룡 언월도 획득’ 이벤트만 해도 마치 무협지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멋들어진’ 연출의 동영상으로 재생되는 식이다.
이렇게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기 때문에, 원작 소설을 잘 모르는 유저라도 편안하게 삼국지의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삼국지를 품다>는 요즘 삼국지 소설계에서 유행(?)이라고 할 수 있는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간(가령 유비가 실은 교활하다거나, 조조가 사실은 진짜 영웅이라는 식의) ‘변종 삼국지’가 아닌, 원작소설 <삼국지연의>에 충실한 ‘정통 삼국지’ 게임을 추구한다.
그런 만큼 원작 특유의 느낌을 좋아하는 삼국지 마니아나 과거에 읽었던 삼국지의 느낌을 떠올리면서 즐겁게 즐길 수 있다.
■ 엔도어즈 특유의 턴 방식 전투 전개
<삼국지를 품다>는 <군주 온라인> <아틀란티카> 등을 만든 엔도어즈 김태곤 사단의 차기작이다. 그런 만큼 <아틀란티카>에서 선보였던 턴 방식 전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무작정 공격만 지시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병과 및 배치를 살피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영웅들은 저마다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보다 쉽게 전투를 풀어 나갈 수 있다.
전투는 맵 위에 표시되는 이른바 ‘잡병’들과 부딪히면 시작하는 일반 전투부터, 소설 속 유명 전투를 재현한 전략 전투 등이 있다.
전략 전투는 소설의 상황을 최대한 재현한다. 예를 들어 소설 속 유비가 황건적을 유인한 후 화공으로 물리친 전투는 소설 속의 상황 그대로 풀어 나가야 한다. 유저가 먼저 황건적을 특정 지점까지 유인하면 자동적으로 화공 이벤트가 발생하고, 적이 몰살되는 식이다.
이런 전투에서 유저들은 흡사 PC·콘솔용 전략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전투는 수동으로 할 일을 지정할 수도 있지만, 귀찮으면 인공지능(AI)에게 맡겨도 된다.
한편 <삼국지를 품다>는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영웅들을 하나, 둘 자신의 파티원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이는 엔도어즈의 전작 <아틀란티카>의 용병 영입을 생각하게 만드는데, 향후 정식으로 서비스될 때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영웅이 등장하는 식의 활용법도 기대된다.
■ 지금까지의 웹게임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콘텐츠
전반적으로 <삼국지를 품다>는 ‘삼국지’를 소재로 하는 MMORPG로서, 아직 클로즈 베타테스트도 시작하지 않은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지스타 체험버전 역시 완성도나 콘텐츠의 양을 떠나 순수하게 ‘재미’만을 평가하자면, 삼국지 마니아인 필자는 꽤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삼국지를 품다>에서 뭔가 색다른 요소나 혁신적인 것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에 나온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이 게임의 특징’은 있을지 몰라도, ‘이 게임만의 특징’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픽도 요즘 나오는 신작에 비하면 좋다고 보기 어렵다.
<삼국지를 품다>는 애플 아이패드나 아이폰 같은 모바일 기기로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삼국지를 품다>는 바로 ‘웹게임’이다. 클라이언트 설치가 필요없고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웹게임이면서도 풀 3D 그래픽을 완벽하게 지원하며, 영상을 활용한 각종 연출이 들어가고, 이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지스타 2011에서는 <삼국지를 품다>의 스마트폰 버전도 선보였으며, 이는 PC 버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다만, 웹 플랫폼의 한계 때문인지 로딩이 너무 잦고, 로딩 속도도 느리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맵 하나 넘어갈 때마다 로딩이 나온다), 이는 앞으로 최적화를 통해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실제로 개발진도 로딩을 줄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소의 제약, PC 사양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정통 삼국지를 즐겨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삼국지를 품다>는 분명 기대작 리스트에 올려 놓아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