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어즈가 개발하는 페이스북용 소셜 게임 <아틀란티카 S>가 지난 13일 폐막한 지스타 2011 넥슨 부스에서 처음으로 체험버전을 공개했다. 게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아틀란티카 S>는 지난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PC 온라인 게임 <아틀란티카>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원작의 주요 특징을 계승하면서 ‘페이스북용 소셜 게임’의 여러 요소들을 결합했다.
디스이즈게임은 지난 지스타 2011에서 공개된 <아틀란티카 S>의 체험버전을 직접 체험해봤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원작의 게임성을 페이스북에서 재현하다.
페이스북용 소셜 게임들은 일반적으로 어도비의 ‘플래시’(Flash)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하지만 플래시는 그래픽이나 용량 등 개발에서 많은 부분 제약을 받으므로 클라이언트 기반의 PC 온라인 게임에 비해서는 외형 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PC 온라인이나 콘솔, 패키지 등에서 ‘원작’을 둔 페이스북용 게임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원작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며, 콘텐츠를 대거 생략하거나, 단순하게 만들어 껍데기(와 게임명)만 원작의 모습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틀란티카 S>는 놀라울 정도로 원작 <아틀란티카>와 흡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래픽이나 밑에서 다시 설명할 전투 연출부분은 원작에 비해 떨어지지만, ‘용병 영입’, ‘캐릭터의 성장과 아이템 파밍’, ‘용병파티구성’ 등 핵심 요소들과 게임성은 페이스북에서도 무리 없이 ㄱ현됐으며, 원작의 용병들도 대부분 등장한다. (체험버전에서는 8종의 용병을 선택할 수 있었다)
원작의 그래픽 리소스를 재활용했다. 전체적인 그래픽 분위기도 <아틀란티카>답다.
<아틀란티카 S>의 게임 진행은 원작과 유사하다. 플레이어는 먼저 캐릭터를 만든 후, 준비된 용병으로 ‘파티’를 구성한다. (체험버전에서는 편성할 수 있는 용병들이 처음부터 주어졌지만, 차후 정식 버전에서는 다양한 퀘스트 등을 통해 용병들을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주어지는 퀘스트들을 하나, 둘 플레이하고 던전을 돌면서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번다. 장비를 구입하거나 제작해 용병을 강하게 키우고 좀 더 높은 난이도의 던전에 도전한다.
이렇듯 <아틀란티카 S>에는 ‘퀘스트 시스템’, ‘던전’, ‘아이템 제작과 강화’, ‘캐릭터 육성’ 등. RPG에서 중요한 시스템들이 대부분 등장하고 있다. 덕분에 소셜 게임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온라인 RPG, 혹은 웹게임을 한다는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레벨 별로 다양한 던전이 구현되어있다.
원작에도 등장한 다양한 용병들이 등장한다. 참고로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자신의 파티를 ‘토벌대’에 보낼 수 있다. 정해진 시간 후 게임에 접속하면 돈과 경험치를 받는다.
카드배틀 형태의 자동전투
<아틀란티카>에서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역시 ‘턴 방식’의 전략적인 전투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틀란티카 S>는 다른 요소들은 몰라도 전투만큼은 원작 보다 대폭 단순화했다. 일종의 ‘카드 배틀’ 형태의 자동전투가 그것이다.
원작은 유저들이 일일이 용병들의 행동순서를 지정하는 ‘수동전투’와 스스로 진행되는 ‘자동전투’를 마음애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틀란티카 S>는 오직 자동 전투만을 선택할 수 있다. 한 번에 편성할 수 있는 용병의 최대 숫자도 6명뿐이고, 원작에서는 3열(3x3)이었던 전투칸도 2열(3x2)로 줄었다.
전투 연출 또한 TCG의 그것과 유사하기에 화려함은 없다. 덕분에 전투 자체의 재미는 원작에 비해 큰 감흥을 느끼기 힘들며 오래 즐기면 금새 지루해질 수도 있다.
전투는 ‘자동’ 카드배틀 형태다. 덕분에(?) 전략적인 전투의 재미는 줄어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아틀란티카 S>에는 다양한 용병들이 등장하고, 각 용병들의 개성과 주요 스킬 등 ‘특징’은 제대로 구현되어있다는 점이다. 용병을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달라질 수는 있다는 뜻.
따라서 이런 부분은 원작 특유의 전투에서 오는 재미를 기대했던 유저라면 다소 실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굳이 위안을 삼자면 ‘시뮬레이션’의 재미는 살아났다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게임이 ‘페이스북용’ 소셜 게임이기 때문에, 기존의 PC 온라인 게임만큼 몰입해서 즐기기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소셜 게임’ 으로써는 적당한 수준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소셜 게임은 친구가 많으면 편하다
앞에서 일반적인 소셜 게임보다는 온라인 RPG와 유사하다고 했지만, <아틀란티카 S>는 기본적으로 다른 유저들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소셜 게임이다. 주변의 친구들, 페이스북에서 아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 보다 수월하게 준비된 콘텐츠를 즐기고,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의 개인공간에 방문. 선물을 주고 받거나 다른 플레이어가 미리 구성해놓은 파티와 전투를 치룰 수 있다. 또한 다른 유저의 파티와 함께 던전을 공략해볼 수도 있다.
특히 다른 유저와 함께 던전을 공략한다면 2개의 파티가 서로 돌아가면서 몬스터를 공격하므로 평소보다 훨씬 수월하게 고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일단 던전을 공략하면 그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함께 파티했던 친구와 다시 공략할 수 있지만, 친구가 여러 명이라면 연달아서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틀란티카 S>역시 만국의 페이스북용 소셜 게임의 기본 법칙인 “친구가 곧 힘”이 그대로 작용한다.
하드코어 RPG와 캐주얼 게임의 줄타기
일반적으로 소셜 게임은 유저가 한 번에 조작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돼 있다. 집중해서 오랜 시간 즐긴다고 해도 특별한 재미를 느끼기 힘들게 디자인되어 있다.
하지만 <아틀란티카 S>는 RPG의 콘텐츠 순환구조를 갖고 있다. 유저가 몰입해서 즐길 수 있고, 이렇다 할 행동 제한도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원하는 만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친구가 많다면 사실상 무제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100% 하드코어 RPG와 같은 깊이 있는 중독성 높은 콘텐츠를 보여준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특히 전투가 진행될 때는 유저가 그저 손만 빨고 바라보는 게 전부다. 이번 체험판에서조차 초반에는 몰라도 후반에는 다소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꼭 HP가 많은 적을 먼저 때리고, HP가 낮은 적에게 강력한 스킬을 사용한다’는 식으로 자동전투가 꼬인다면, 더욱 더 지루해진다는 문제도 노출했다.
결국 <아틀란티카 S>는 페이스북에서도 하드코어 RPG에 ‘근접한’ 재미를 즐겨보고 싶은 게이머. 혹은 <아틀란티카> 시리즈의 재미를 페이스북에서도 맛보고 싶은 유저에게 적절한 게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