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우스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라임오딧세이>가 지난 11월 18일에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공개 초기부터 편안한 그래픽은 물론 생활형 RPG를 강조했다. 전투를 하지 않아도 생활 만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며 많은 유저의 관심을 모았던 <라임오딧세이>의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 평화로운 그래픽과 음악의 앙상블
<라임오딧세이>의 최대 장점은 ‘생활’에 게임의 방향을 맞춘 그래픽이다. 겉보기에도 깔끔하면서 파스텔 풍의 색감을 가진 배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고 ‘평화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캐릭터와 몬스터도 배경에 잘 어울려 처음 <라임오딧세이>를 본 유저라면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파이널 판타지V>, <성검전설2>의 사운드 엔지니어, 효과음을 담당하고 현재는 프로키온 스튜디오를 설립한 미쓰다 야스노리가 총괄한 OST는 편안함을 더한다.
■ 메인은 전투, 생활은 글쎄..?
<라임오딧세이>는 테스트 전부터 생활형 RPG를 강조해 홍보를 할 정도로 생활 시스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는 전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투는 기존 RPG와 크게 다르지 않아 막힘이 없고, 스킬 이펙트가 화려해 플레이하는 맛이 난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파티 플레이를 유도하는 부분이 많았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같은 레벨대의 몬스터를 상대하기 힘들어지고, 일반 몬스터를 3~4 마리를 잡으면 쉬어야 되기 때문에 파티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후반으로 갈수록 몰이 사냥이 가능한 전사 캐릭터로 몰리는 원인이 됐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콤보 시스템은 결국 없어졌다. 콤보는 스킬의 사용 순서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내는 시스템으로 플레이에 전략을 부여했었다.
CBT때 기대했던 콤보 시스템이 사라진 건 상당히 아쉽다.
<라임오딧세이>의 생활 시스템은 전투와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개발사는 강조했다. 이는 전투를 하지 않고 생활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실제로는 생활 시스템만으로 게임을 즐기긴 힘들다.
원하는 재료가 어느 지역에 있는지 찾는 것도 일이다.
생활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복잡하다는 것이다. 제작에 필요한 아이템은 재료를 구해 추출하고 나머지 재료를 사거나 직접 구해야 된다. 언뜻 다른 제작 시스템과 별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주 재료에 대한 추출 공정이 한 번 더 들어간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또, 재료를 구할 때 캐기, 모으기, 찾기, 베기 등로 나뉘어져 어떤 행동을 해야 원하는 재료를 얻을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차라리 퀘스트가 맵에 표시되는 것처럼 레시피 북 같은 것을 만들어서 자신이 획득했던 재료의 위치와 습득 방식이 등록되는 것은 어땠을까 한다.
물론 시간을 들여 제작한 아이템은 같은 레벨의 아이템보다 능력치가 좋다.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전투나 구입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저가 20레벨에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한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면 전투만 한 유저는 그 아이템을 경매장에서 바로 구입하고 레벨업을 해, 다음 아이템으로 넘어갈 수 있다.
경매장에서 아이템을 구입 후 레벨업을 하는 것이 현재로선 더 이득이다.
실제 레벨업 속도도 전투와 생활을 병행한 유저보다 전투만 한 유저가 더욱 빠르다. 때문에 현재 <라임오딧세이>의 생활은 플레이 성향이 맞는 유저를 제외하곤 무시하면서 플레이되고 있다. 게다가 상위 아이템에 필요한 재료는 고레벨 사냥터에 있어서 생활을 즐기려면 전투도 병행해야만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된다. 결국 <라임오딧세이>의 현 상황은 ‘선 전투 후 생활’ 이 됐다.
일단 레벨을 올리고 생활은 그 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게 됐다.
■ 선행 스토리에 비해 동기부여가 적다
<라임오딧세이>는 신의 영광이 깃든 고대에 잃어버린 과일 ‘라임’을 찾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는 여기서 끝이다. 게임을 진행해봐도 더 이상의 이야기를 찾을 수가 없다. 스토리로 주는 퀘스트도 ‘라임’을 찾는 것과 큰 개연성이 없고, 대부분 몬스터를 잡거나 다른 NPC를 만나는 수준이다.
도대체 우리 라임은 언제 찾나요?
게다가 퀘스트를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 맵에 표시되면서 내용을 읽지 않아도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다. 이는 쉽다고도 말할 수 있고 스토리나 퀘스트를 통한 몰입도가 낮다고도 말할 수 있다. 특히 스토리가 궁금해서 온 유저에게 <라임오딧세이>는 다른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이라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플레이 목적의 상실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퀘스트의 내용을 봐도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인지 판단하기 애매하다.
■ 작은 불편이 가장 큰 불편이다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 <라임오딧세이>도 곳곳에 아직 버그가 남아 있다. 서버 문제 같은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인벤토리나 캐릭터창 호출, NPC 상점을 이용하면 생기는 알 수 없는 지연현상(렉), 단축키 창이 이유없이 초기화 되거나 몬스터가 갑자기 인식이 안 되며 스킬 마스터리가 적용되지 않는 등 기초적인 버그가 산적해 있다.
해상도를 올리면서 UI크기를 확대했더니 글씨가 뭉개져 가독성이 떨어진다.
그 외에도 버그는 아니지만 아이템 강화 시 인벤토리가 자동으로 열리지 않고, 아이템 판매시 중첩된 아이템은 일일이 확인을 눌러야 하는 등 당연시 했던 기능들이 빠져 있었다.
무조건 확인을 눌러야만 중첩된 아이템이 판매에 등록된다. 한 번에 하고 싶다.
■ 익은 줄 알았지만 설익은 ‘라임’
개인적으로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 당시 <라임오딧세이>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편안한 그래픽과 생활을 중심으로 플레이 한다는 것, 그리고 오프닝으로 시작되는 스토리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라임오딧세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콤보 시스템, 모험가 길드 퀘스트 등 <라임오딧세이>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대부분 사라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금의 <라임오딧세이>는 생활이 아니라 전투를 중심으로 하는 여느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앞으로는 좀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