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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여러 의미로 버틸 수가 없다, 연희몽상

감마니아 웹게임, Web 연희몽상을 해봤더니…

현남일(깨쓰통) 2011-12-02 01:52:00

[‘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연재물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가볍게’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 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기자가 자기 마음대로 솔직·담백하게 (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이니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요약: 다른 사람의 취향은 소중한 법입니다.


 

그러니까 이상한 게임은 아닌데…

 

Web 연희몽상

 

☞ 플랫폼: 웹게임

(자바 스크립트/iOS 모바일 기기 플레이 가능)

 

☞ 장르: 삼국지 소재 전쟁/전략 웹게임

 

☞ 연령등급: 청소년 이용불가

 

☞ 서비스: 정식 서비스중(부분 유료화)

 

☞ 게임 홈페이지: 여기 {more} 


 

 

[연희무쌍? 연희몽상?]


감마니아 코리아가 서비스하는 <Web 연희몽상>(Web 恋姫†夢想)은 일본 BASESON이 개발한 ‘PC용 성인 에로 게임’(보통 ‘야게임’이라고 부르는 그것) <연희무쌍>(恋姫†無双) 시리즈가 원작인 웹게임이다.

 

원작의 경우 일본에서는 제법 높은 인기를 끈 덕에 1편인 <연희무쌍>이 2007년 발매된 이래 후속작을 비롯해 전연령 이용가의 PS2 버전과, PSP 버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들이 파생됐다. 최근에는 아케이드용 대전격투 게임도 개발이 확정됐다.

 

<Web 연희몽상> 역시 이런 파생작 중 하나로, 일본에서는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지난 11월 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작은 연희‘무쌍’인데 왜 연희‘몽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냐 하면, PS2 등 일부 플랫폼에서 ‘무쌍’이라는 단어가 코에이테크모가 가진 상표권과 충돌하기 때문이다.(진·삼국무쌍, 건담무쌍 등)

 

<연희무쌍> <연희몽상>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나관중 원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유명 장수들이 거의 대부분 ‘여성’, 그것도 전형적인 ‘일본식 미소녀’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전문용어를 쓰고 싶지 않지만, 전문용어(?)로는 이를 ‘모에 캐릭터’라고도 한다.)

 

<연희무쌍>의 원작은 유비, 관우, 장비, 조운 등 100여 명에 달하는 삼국지 속 유명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 미소녀 캐릭터로 등장해서 굉장히 가벼운(혹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가상의 <삼국지>를 연출한다는 내용이다. 소설 원작, 그리고 특유의 남성미 넘치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대로 컬처쇼크를 느끼거나, 거품물고 쓰러지기 딱 좋은 내용이라고 할까?

 

그리고 이런 원작의 특징은 <Web 연희몽상> 역시 상당 부분 물려받고 있다.

 

우리나라였으면 생각도 못했을 발상이지만, 일본은 자국 역사 속 유명 위인조차 필요에 따라 로봇으로 만들기도 하는 나라다. 그냥 문화차이라고 이해하자.

 

 

[야한 게임 아님] 


미리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원작이 성인용 에로 게임이라고 해서 <Web 연희몽상>도 그런 류 게임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국내 등급이 청소년 이용불가인 것은 맞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캐릭터 및 장면의 이미지 중 여성의 신체부위가 강조된 의상 및 부분적인 노출이 표현되어 있음”이라는 이유로 18세 판정을 내렸다. 심지어 국내 서비스사인 감마니아코리아마저 ‘풍기문란 19금 삼국지’, ‘Let’s Sexy’ 등 온갖 자극적인 광고멘트를 난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정상적인 삼국지 웹게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의외로(?) 게임 속은 멀쩡한 삼국지 전략 웹게임이다.

 

 

물론 일부 이미지가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을 안 해본 당신이 생각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내용을 보면 평범한 삼국지 웹게임] 


단순하게 이미지만 보면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Web 연희몽상>은 게임 내용만 보자면 아주 평범하다. 딱히 떨어지는 구석이 없는 전형적인 전략 웹게임이라고 할까?

 

<Web 연희몽상>에서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영토를 갖고 각종 자원을 생산해 시설의 레벨을 높이고 병사를 모으게 된다. 강한 병사를 모아서 주변의 NPC를 토벌하고, 새로운 거점을 세우고, 다른 국가의 유저들과 공방전을 벌이게 된다.

 

각종 장수를 모아서 레벨을 올리거나 장비를 구입하는 식으로 육성할 수 있다. 플레이어들끼리 연합해서 일종의 길드인 ‘결사단’을 형성할 수 있는데, 최종적으로 위·촉·오 3국 중 한쪽이 천하를 제패하면 승패가 결정된다.

 

시설 육성, 아이템 구매, 장수 육성이나 수집, 전투 등 전반적인 시스템이나 게임성을 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탓에 딱히 다른 삼국지 소재의 웹게임들과의 차별점을 느끼기 힘들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최전방’과 느긋하게 자원채집·시설육성을 즐길 수 있는 ‘후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다른 웹게임에 비해 건물의 생산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패턴으로 시설을 육성할 수 있다.

 

결국 <Web 연희몽상>을 즐겨야 하는 이유, 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이자 존재의 의미, 다른 게임과의 차별성은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100여 명에 달하는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다.

 

 

[모에, 혹은 오그라듦]


100여 명의 미소녀 캐릭터들은 수가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편이다. 그리고 <Web 연희몽상>은 캐릭터성을 최대한 살린 시스템을 곳곳에 갖추고 있다.

 

일례로 캐릭터마다 ‘도전과제’(수집요소)가 있어서 플레이어가 이를 달성하면 이벤트 CG의 잠금이 풀린다. 특정 캐릭터를 전투에 100번 참가시키면 해당 캐릭터의 이벤트 CG를 볼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캐릭터마다 플레이어와의 ‘친밀도’라는 요소가 있는데, 각종 보물을 하사하면 게임 속 캐릭터의 이미지가 바뀌는 식의 사소한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런 식의 변화다. 그렇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캐릭터마다 도전과제를 달성하면 각종 이벤트 CG를 볼 수 있다.

주로 PC판 원작의 이벤트 CG를 재활용한 것이지만….

 

캐릭터들은 ‘카드’의 형태로 등장하며 수집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 카드를 뽑아보겠다고 불타올랐다가는 대책 없이 지갑이 가벼워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런 요소는 특정 마니아에게는 확실한 ‘장점’이 될 수 있다. (또 전문용어 쓰는데, 전문용어로는 이를 ‘모에’라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요소는 이를 이해할 수도, 즐길 생각도 없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확실한 ‘Oh My Eye’, 혹은 ‘손발의 오그라듦’이 된다.

 

실제로 게임 속 캐릭터들의 대사나 몇몇 이벤트를 보면 여러 가지 의미로 “버틸 수가 없다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냥 간단하게 게임의 초반부 튜토리얼에서 NPC인 ‘장각’(텐호우)이 플레이어를 습격한 후 보내는 편지를 보면 이게 어느 수준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제목: 에헤헤~

보낸 사람: 장각(텐호우)

방금 습격 때문에 놀랐지?

난 『장☆세자매』의 텐호우야.

동탁 님과 함께 『장☆세자매』 연합으로, 우리 방식으로 천하를 차지할라구~♪

어디선가 만나게 되면 잘 부탁할게~ 훗


 

……그러니까 대충 이런 분위기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과감하고 상큼하게 생략한다.

 

혹자는 진영 선택에서부터 진입장벽을 느낄지도 모른다.

 

 

[초보는 어쩌라고?] 


<Web 연희몽상>은 ‘삼국지 인물들의 미소녀화’라는 튀는 문화 코드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게임 시스템만 놓고 평가하자면 딱히 치명적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편견 없이 보면 적어도 기본은 한다.

 

다만 게임 외적으로 보면, 게임의 정보와 가이드가 너무나도 부실해서 아쉽다. 실제로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몇 레벨에 어떤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같은 사소한 정보를 찾기 힘들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일본 사이트를 뒤지거나, 공략 카페를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

 

그렇다고 튜토리얼이 상세하게 잘 구성돼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때문에 초보자들은 처음 NPC의 성을 공략하는 단계부터 당황할 수 있고, 자신의 플레이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작 지점을 결정했다가 게임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처음 시작 지점을 최전방으로 결정하면 정신 없이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게 된다. 반면 후방에서 게임을 시작하면 다른 플레이어와 부딪힐 일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이런 기본적인 정보조차 하나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이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 성향에 맞지 않는 시작지점을 선택했다가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결론] 


<Web 연희몽상>은 삼국지 소재의 전략 웹게임을 좋아하며, 그중에서도 ‘모에’ 문화 코드에 관대하고, 즐길 줄 아는(혹은 즐겨보고 싶은) 성인 게이머에게 적절한 웹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