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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흔들고 두들겨서 난무! 진·삼국무쌍 넥스트

PS Vita용 진삼국무쌍 넥스트(NEXT) 리뷰

현남일(깨쓰통) 2012-02-22 14:30:00

일본 코에이를 대표하는 사골 ‘일기당천’ 액션 게임 시리즈. <진·삼국무쌍>의 최신작이 지난 11일, 소니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PS Vita 용으로 국내에 정식발매됐다.

 

<진·삼국무쌍 넥스트>(NEXT, 이하 넥스트)는 PS Vita가 가진 하드웨어 성능을 적극 활용해서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요소들을 대거 선보인다. 또한 거치형 콘솔 게임기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그래픽을 자랑하며, 무쌍 시리즈 특유의 ‘일기당천’ 액션성도 잘 재현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거치형 콘솔 게임기에 버금가는 훌륭한 비주얼


<넥스트>가 눈에 띄는 점은 ‘휴대용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PS Vita의 하드웨어 성능을 통해 정말로 거치형 콘솔 게임기에 뒤처지지 않는 뛰어난 비주얼을 선보인다는 사실이다.


캐릭터나 오브젝트 묘사는 세밀하고 깔끔하며, 전투에서 나오는 이펙트 역시 딱히 나무랄 데가 없다. 무쌍 특유의 ‘한 번에 다수의 적을 쓸어버린다’는 손맛 역시 제대로 살리고 있으며, 한 화면에 수십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해도 끊김이 거의 없다.


<넥스트>의 비주얼은 가장 최근에 PSP용으로 발매된 시리즈인 <진·삼국무쌍 6 스페셜>과 비교하면 얼마나 진보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천지차이라고 할까? 과장을 조금 보태서 <진·삼국무쌍 6 스페셜>을 하다가 <넥스트>의 화면을 보면 “눈이 정화된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PSP용 <진·삼국무쌍 6 스페셜>(위)과 비교하면 정말 뛰어난 그래픽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여담이지만 오는 3월 닌텐도 3DS용으로 발매될 <진·삼국무쌍 VS>와 비교해봐도 그래픽 만큼은 <넥스트> 쪽이 우월하다.

 

이 정도 캐릭터가 한꺼번에 등장해도 화면 끊김이 거의 없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PS2는 확실하게 뛰어넘었다는 느낌을 주며, PS3에 근접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넥스트>는 PS3용으로 지난해 발매된 <진·삼국무쌍 6>와 <진·삼국무쌍 6 맹장전>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등장 캐릭터, 캐릭터 디자인과 모션, 등장하는 무기 등은 모두 6편의 그것을 따른다.

 

 

기기를 흔들면서 무쌍난무!


<넥스트>는 단순히 비주얼만이 좋아진 것이 아니다. PS Vita가 지원하는 각종 조작 시스템을 활용해 지금까지의 무쌍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조작과 액션도 선보인다.


시리즈의 백미인 ‘무쌍난무’만 해도 무쌍 게이지를 일정량 이상 쌓은 다음 O 버튼을 눌러 발동하는 일반적인 무쌍난무가 여전한 가운데, 터치 스크린이나 중력센서, 후면 터치패드 등을 활용하는 ‘신속난무’가 새로 추가됐다. 쉽게 말해 터치 스크린에 표시되는 적을 손가락으로 두들기거나, PS Vita를 상하로 흔들어 공격하는 강력한 필살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장비의 신속난무는 타이밍에 맞춰 PS Vita 본체를 흔들어주면 주변의 적들을 가열차게 공격한다. 관우의 신속난무는 전면 터치스크린 중앙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며 빠른 속도로 드래그하면 소용돌이를 일으키듯 주변을 공격하게 된다.

 

타이밍에 맞춰서 PS Vita 본체를 흔들면 주변에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장비의 신속난무. 이런 식으로 장수마다 다양한 방식의 신속난무를 사용할 수 있다.


신속난무 외에도 터치 스크린이나 후면 터치패드, 중력센서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이벤트나 미니 게임이 등장한다.


날아오는 궁병의 화살을 터치 스크린에서 드래그해 막아내는 이벤트, 돌격해오는 적을 터치 스크린으로 두들겨서 막아내는 이벤트, 중력센서를 통해 PS Vita 본체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적을 공격하는 이벤트 등이 있다.


게임이 지루해질 무렵 이런 이벤트나 미니 게임이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보다 즐겁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PS Vita의 중력센서를 이용해 본체를 좌우로 기울여 말을 조작하는 간단한 레이싱게임. 이런 다양한 미니게임이나 이벤트가 분위기 환기차원으로 자주 등장한다.

 

각 맵의 ‘보스급’ 장수와 대결하는 1:1 이벤트도 자주 발생한다. 터치 스크린을 직접 두들겨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다. 초반에는 아무렇게나 화면을 터치해도 승리할 수 있을 정도로 쉽지만 후반에는 적의 패턴을 파악해서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를 써야 한다.

 

 

마니악함이 빠진 <진·삼국무쌍>


<넥스트>는 소설 <삼국지연의>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싱글 캠페인 ‘연의 모드’, 인공지능(AI)과 자유롭게 중국 대륙에서 땅따먹기를 즐기는 ‘쟁패 모드’, 무선 연결로 주변 사람들과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공투 모드’, 각종 미니게임 모음집인 ‘유희 모드’의 네 가지 게임 방식을 제공한다.


이 중에서 메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연의 모드는 소설의 흐름대로 하나씩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다가 위·촉·오·진, 4가지 진영의 승리결말을 하나씩 감상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번외편으로 여포 시나리오도 있다). 모두 클리어하는 데 25시간 정도 걸리기 떄문에 휴대용 게임기 기준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볼륨이라고 할 수 있다.


연의 모드 외에도 쟁패 모드, 공투 모드 등 준비된 콘텐츠를 차근차근 즐긴다고 한다면. 40시간 이상도 충분히 플레이할 만하다.

 

스토리 모드는 4가지 진영 중 원하는 쪽을 선택해서 진행하던 6편과 다르게 일방통행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렇듯 양 자체는 많을지 몰라도 <넥스트>의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보면 원작 시리즈들에 비하면 굉장히 ‘쉽고 단순하게’, ‘캐주얼하게’ 구성돼 있다.


콘솔 게임기로 나온 기존작들의 경우 특정 무장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다면 반드시 일정한 조건을 달성해야 했고, 희귀한 무기 역시 공략을 참조해 조건을 맞춰야 얻을 수 있었다. 스테이지 구성을 보면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면 전세가 뒤집어지는 등의 일이 자주 벌어졌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꽤나 ‘다이나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맵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필요했다.


하지만 <넥스트>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대부분의 무장이 ‘그냥 이유 없이’ 해금되고, 무기나 아이템 역시 대부분 ‘그냥’ 얻을 수 있다. 각각의 스테이지에서 ‘이벤트’는 많이 발생하지만, 사실 게임의 승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플레이어는 아무 생각없이 적의 본진을 향해 무쌍난무만 신나게 해도 대부분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이런 점은 <넥스트>가 ‘휴대용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다고만 할 수 있는 변화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몰입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 특히 <진·삼국무쌍> 특유의 마니악함이나 파고들기 요소를 좋아하던 마니아라면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대부분의 무장을 별다른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연의 모드 다음으로 유저들이 오랜 시간 즐기게 되는 ‘쟁패 모드’. AI와 일종의 땅따먹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깊이’만 놓고 보면 6편의 ‘크로니클 모드’에 비해 굉장히 캐주얼하다.

 

플레이 중에 오른쪽 상단 미니맵을 확대해서 휘하의 다른 장수들을 원하는 거점으로 파견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전혀’라고 할 정도로 승패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이 게임에서는 그저 무조건 앞을 향한 ‘무쌍난무’만이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넥스트>는 <진·삼국무쌍> 특유의 손맛과 액션을 휴대용 게임기에서 잘 살리면서, PS Vita 하드웨어를 이용해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는 신작, 그리고 이를 굉장히 캐주얼하게 풀어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몰입하면서’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할지 모르지만, 언제 어디서나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가볍게 ‘무쌍’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PS Vita 유저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타이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