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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이것이 레퍼런스 게임이다! PS Vita용 언차티드

언차티드: 새로운 모험의 시작 리뷰

정우철(음마교주) 2012-02-24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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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PS3의 시스템셀러로 자리 잡은 <언차티드> 시리즈. 소니(SCE)의 든든한 아군으로서 당연하게도 PS Vita의 론칭 타이틀로 일찌감치 결정됐습니다.

 

휴대용 게임기에서는 지금까지 찾아보기 힘들었던 그래픽과 새로운 조작 시스템, 그리고 <언차티드>라는 이름이 합쳐지면서 PS Vita의 성능을 알리는 레퍼런스 게임으로 <언차티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선보입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모험이죠.

 

<새로운 모험의 시작>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PS Vita의 모든 기능을 활용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하드웨어의 성능을 과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목적은 달성됐을까요?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이것이 레퍼런스 타이틀이다!

 

<언차티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하 새로운 모험의 시작)의 전체적인 구성은 PS3로 나왔던 전작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등장인물, 배경, 새로운 유적 정도일까요?

 

스토리만 해도 유적을 찾으러 가는 주인공이 절벽이나 건물에 매달려서 죽을 위기를 넘기다가, 퍼즐을 풀고, 유적을 찾지만, 유적은 결국 무너지면서 행복한(?) 마무리를 맞이한다는 기존의 패턴을 고수합니다. PS3 버전의 새로운 시리즈라면 그래픽이나 추가 시스템을 넣을 수도 있겠지만 휴대용 게임기에서는 아무래도 무리였겠죠.

 

주인공인 네이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매달립니다. 파트너만 바꿔서 말이죠.

 

레퍼런스 게임의 목적은 말 그대로 새로운 하드웨어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은 색다른 조작과 더불어 PS Vita의 부가기능을 이용한 미니게임을 다수 선보입니다. 물론 그래픽 역시 상상한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올바른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PSP보다 월등하지만, PS3에는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의 그래픽’을 작은 휴대용 기기에서 표현합니다. ‘휴대용’이라는 필터가 머릿속에서 작동하면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PS3의 그래픽을 손바닥 안에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죠.

 

새로운 조작방식, 그래픽,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를 뛰어넘는 플레이는 만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한마디로 ‘레퍼런스 게임이란 이런 것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타이틀입니다.

 

참고로 PS Vita의 스크린샷 캡처 기능은 안티앨리어싱(AA) 적용이 안 된 상태로 저장됩니다. 실제 게임화면은 진짜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듯한 표현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 새로운 조작, 이렇게 깊은 뜻이?

 

PS Vita의 특징 중 하나는 앞뒷면 터치와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조작입니다. 당연히 <새로운 모험의 시작>에서도 이를 활용합니다.

 

기본적인 액션인 매달리고 이동하는 것은 동선을 앞면 터치로 스윽~ 하고 만져만 주면 그대로 이동합니다. 굳이 버튼을 계속 누를 필요가 없죠. 일종의 자동이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밧줄에 매달려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경우는 뒷면 터치패널에 대고 손가락을 위아래로 문지르면 됩니다.

 

만약 손떨림이 심한 유저라면 처음부터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이런 터치 조작은 게임 전반에 걸쳐 계속 이어집니다. 앞면 터치는 여러 조각으로 찢어진 지도나 문서를 맞추거나 탁본을 뜨는 경우, 자물쇠나 금고의 번호를 맞추는 경우, 격투 등에서 사용되고, 뒷면 터치는 줄타기, 아이템의 회전 등에 쓰이더군요.

 

이외에도 자이로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밝은 곳으로 PS Vita의 뒷면을 갖다 대면 빈 문서에 빛이 통하면서 내용이 보이게 되는 퍼즐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기능을 깜짝 놀랄 만한 아이디어로 구현해낸 셈이죠.

 

빛에 종이를 비춰보는 퍼즐에서 감탄사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 새로운 조작이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니다

 

기존의 디지털 방식(버튼을 누르고 스틱을 움직이는) 조작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으로 조작하는 것은 참신하고 새로운 게임기의 특징을 십분 활용한다는 점에서 좋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작이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데 올라가거나, 세밀한 조작이 필요한 곳에서는 정교하지 못한 조작으로 게임 진행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물론 PS Vita를 기울이면 점프할 위치에서 자세를 잡거나, 저격 모드에서 기기 자체를 움직여 조준점을 잡는 방식은 참신합니다.

 

대부분의 조작은 PS Vita의 새로운 기능을 활용합니다.

 

나름의 재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편의성 부분에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주지는 못하겠더군요. 조작 오류가 일어나기 쉽고 세밀한 조작이 힘든데다 아날로그 방식의 조작을 위해서 계속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피곤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개발사(벤드 스튜디오, Bend Studio)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조건 아날로그 조작을 강요하지는 않거든요. 새로운 조작 방식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 중 한 가지입니다. 만약 새로운 조작을 강요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니 상상하기 싫어지더군요.

 

오히려 조작의 편의성은 PS Vita 특유의 듀얼스틱과 버튼의 배열이 기존 PSP보다 편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마치 PS3의 듀얼쇼크 가운데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해 플레이하는 기분이 듭니다.

 

대부분의 조작에서 스틱과 버튼 조작이 더 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 휴대용 게임기답지 않은 게임 플레이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플레이하면서 드는 생각은 휴대용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콘텐츠 자체가 풍부합니다. 터키석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을 모으거나, 주요 지형지물의 사진을 찍고, 유물을 모으는 등의 콘텐츠는 플레이어의 수집욕구를 자극합니다. 지나치게 방대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많다는 게 꼭 단점이라고 하기는 힘들겠죠.

 

 터키석 조각을 처음 발견하면 ‘앗싸~’, 목록을 보면 ‘하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유물을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PS Vita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한 수집도 존재하죠. 왜 찍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전체적인 플레이 밸런스도 적절합니다. 이미 PS3 플랫폼으로 3편의 시리즈가 나와 있는 만큼 이야기를 탄력적으로 풀어 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실제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은 처음부터 엔딩까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잠시 쉬어 가는 페이지처럼 유머와 위트를 즐기는 챕터가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언차티드> 시리즈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지루할 틈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죠. <새로운 모험의 시작>은 30여 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지만 어느새 엔딩을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뻔한 스토리가 분명해 보이지만, 이야기의 끝을 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스토리 자체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진행됩니다. 그렇다고 머리 아픈 내용이 아니라, 특유의 위트가 넘치는 대사 안에서 스토리가 흘러가죠.

 

 

■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네임드 타이틀

 

솔직히 말해서 전체적인 구성이나 사양 등은 기존의 <언차티드>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 말은 휴대용 게임기에서 거치형 게임기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이야기고,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터치를 이용한 퍼즐은 PS Vita가 아니었다면 선보이기 힘든 것들이 많습니다. 직관적으로 만지고 문지르는 동작을 ‘언차티드스러운’ 콘텐츠로 만들어냈죠. 하지만 새로운 조작을 제외하면 새로운 감흥을 느끼기에는 너무 밋밋합니다.

 

참고로 대충 문지르면 절대로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앞면 터치를 이용한 조각맞춤 퍼즐은 새로운 기능을 적절하게 활용한 콘텐츠입니다.

 

기존 PS3 진영에서 <언차티드>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임기를 사게 만드는 시스템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면, <새로운 모험의 시작>은 PS Vita 구입을 이끄는 시스템셀러로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그래도 PS Vita를 구입했다면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한 번쯤 플레이해 봐야 합니다. 아쉬운 점은 온라인 모드가 없다는 정도일 뿐, 재미나 콘텐츠의 구성 면에서 본다면 놀라운 (휴대용) 게임 타이틀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