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체험기의 주인공은 웹 MMORPG <쾌걸 삼국지>입니다. ‘병력’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전략형 웹게임과 달리 캐릭터가 중심인 <쾌걸 삼국지>는 캐릭터의 성장과 아이템 획득, 퀘스트에 의한 스토리의 진행 등 ‘RPG의 핵심요소를 웹브라우저에서 구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권영웅 기자
■ 아기자기한(?) 삼국지의 명장들
<쾌걸 삼국지>에서는 귀엽고 화사한 색감으로 재구성된 삼국지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유쾌한’ 느낌이 나는 캐릭터 디자인을 보면, 정통 삼국지와는 다른 유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장수들 특유의 이미지, 예를 들어 동탁은 뚱뚱하고 음흉하면서도 악독하고, 관우는 근엄하고 긴 수염의 강인한 느낌 등을 잘 살려냈습니다.
그래서 <쾌걸 삼국지>가 새롭게 해석한 장수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한 편입니다. 다만, <쾌걸 삼국지>가 MMORPG다 보니 원작의 각 지역도 맵으로 구현돼 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각 도시의 특징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각 장수의 이미지에 맞게 구현된 <쾌걸 삼국지>의 명장들.
■ RPG의 기본요소에 충실한 콘텐츠
<쾌걸 삼국지>는 웹에서 즐기는 RPG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퀘스트가 하나씩 이어지면서 게임의 각 기능을 알려줍니다. 레벨을 올리고, 부하 장수들을 모으고, 장비를 착용하며, 각각의 기능들을 하나씩 배워 나갑니다. 유저는 자연스럽게 <쾌걸 삼국지>의 각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최근 부쩍 친절해진 MMORPG의 기본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쾌걸 삼국지>는 고전 RPG의 전투 시스템을 닮았습니다. 다만, 고전 RPG 전투의 재미요소 중 하나였던 공격 목표를 지정하고, 스킬을 사용하는 요소가 모두 ‘자동’으로 진행되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각 캐릭터들은 자신의 직업 성향에 맞게 자동으로 싸웁니다. 예를 들어 무사는 전방의 적을 우선 공격하고, 암살자는 후방의 적을 우선 공격합니다. 결국 전투는 캐릭터의 레벨이 높다면 큰 문제없이 이길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된다.
물론, <쾌걸 삼국지>는 RPG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의 판단이 전투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설정할 수 있는 ‘진법’으로 각 직업의 특성에 맞게 전방과 후방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상대하는 적의 공격 유형이 물리인지 마법인지 감안해 방어구를 바꿔줄 수 있습니다. 같은 적을 상대로 장비교환과 진법변경 같이 ‘유저의 개입’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부분이 확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전투의 재미는 꽤 쏠쏠한 편입니다.
캐릭터를 키우는 부분에 있어서도, 각 캐릭터의 스킬 설정과 장비 아이템 착용, ‘혼령’의 착용을 통한 각 캐릭터의 성장과 자신의 모든 장수들에게 적용되는 패시브 스킬 ‘천부’의 성장, 이를 위한 전투 경험치 ‘군공’ 분배의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 등은 <쾌걸 삼국지>의 재미요소 중 하나입니다.
혼을 장착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 웹게임의 재미요소는 충분히 갖췄다
웹게임의 재미요소라 하면, 자신의 영지를 발전시키고, 그 영지에서 얻는 ‘수입’으로 ‘시간이 지나니 부자가 되었습니다’는 느낌일 것입니다. <쾌걸 삼국지> 역시 그 부분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며 성장하면 보상으로 주어지는 자신의 영토와 각 건물들에선 게임머니인 ‘은화’를 세금 징수로 얻을 수 있고, 생명력을 회복하는 ‘곡식’을 농장에서 일정한 시간마다 수확할 수 있습니다. 또 부두에서 선박을 파견해 캐릭터 레벨업 훈련에 사용하는 ‘쾌걸패’와 은화를 얻을 수 습니다.
마구간에서는 장비 아이템의 일종인 ‘전마’를 사육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일정한 시간마다 ‘클릭’하는 유저의 개입이 필요하고, 때맞춰 꼬박꼬박 ‘클릭’할 경우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웹게임의 백미인 영지관리도 충실히 구현돼 있다.
다른 유저의 영토를 침략하고, 그 유저들 약탈하는 요소도 있는데요,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재미도 꽤나 쏠쏠한 편입니다. 비무대에서는 다른 유저와 겨룰 수 있고, 비무 승리로 얻은 점수를 이용해 ‘투구’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저의 영토에 침략해 승리하면 그 유저를 ‘포로’로 잡을 수 있는데, 이 유저에게서 세금을 징수한다거나, 포로로 잡힌 유저 영토의 마구간에서 경마를 진행해 보물을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유저에게 약탈을 당해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요,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침략하는 사람은 행동력이 소모되지만, 침략당한 이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지 않고, 승자의 보상은 자동으로 지급되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선박 파견 부분에서는 실질적인 생명력 손실이나 은화 손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부분도 치명적인 수준은 아닙니다. 결국 다른 유저와 겨루는 재미는 살리고, 그 폐해라 할 수 있는 패배 유저의 피해는 없애 유저들의 부담을 최소화했습니다.
PvP에서 지더라도 큰 손해는 보지 않는다.
■ 너무나 편해서 오히려 문제?
<쾌걸 삼국지>의 단점은 ‘너무 편하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게임 진행은 자동 길찾기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이뤄집니다. 퀘스트를 받고, 전투를 치르고, 보상을 받고, 다시 전투에 나가는 모든 과정에서 유저의 조작은 ‘클릭’이 전부입니다. 싸우기 전에 진법조정이나 장비교체를 하지 않는다면, ‘다음’ 버튼을 눌러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비주얼 노벨’을 보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특히 초반에는 진법이나 장비를 바꿀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장에서 오는 재미 외에 ‘조작’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물론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점점 영지도 자주 방문해야 하고, 전투의 난이도도 올라가기 때문에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게임의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처음 1시간 정도는 ‘클릭만 하면 자동진행’입니다.
버튼 클릭만 하면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 플레이의 몰입도가 높지 않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이들은 <쾌걸 삼국지>의 초반 진행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는 유저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눠지는 부분입니다. 게임을 즐길 때 ‘편한 것’을 우선시하는 이들에겐 환영받는 요소가 되겠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략 웹게임이 아닌, 다른 유형의 웹게임을 바라는 이들에게 <쾌걸 삼국지>는 확실히 다른 재미를 준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