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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체험기] 달리고 날아라! 크리스탈보더

안정빈(한낮) 2006-07-26 09:46:18

지난해 겨울 엔씨소프트의 <SP JAM>부터 <크리스탈보더>, <아이언슬로프> 그리고 아직 소문만이 무성한 <스노GT>까지, 짧은 기간에 같은 장르의 게임이 대거 몰리며 화제가 됐던 ‘스노우보드 게임 대결’이 결국 갖가지 문제에 부딪히며 제대로 시작조차 못해본 채 겨울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특별한 계절이 없는 온라인게임 상에서 언제까지나 시즌만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스노우보드는 겨울에만 탄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본격적인 대결에 첫 포문을 연 게임이 있다. 바로 WRG에서 개발한 판타지 보드 레이싱게임‘ <크리스탈보더>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달리고 날아라!

 

스노우보드게임의 생명은 무엇일까? 공중에서 벌이는 다양한 트릭과 퍼포먼스? 물론 이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선결돼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스피드와 점프다. 

 

스노우보드 자체가 ‘내려간다’는 컨셉이 주가 되는 게임인 만큼 스피드야 당연한 것이고 긴 활공시간의 점프가 없다면 다양한 트릭 역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결국 스피드와 점프가 어떻게 구현됐느냐에 따라 차후 게임에 들어갈 다양한 컨텐츠의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트릭을 하려면 일단 높이 뜨는 것이 기본!

 

그렇다면 <크리스탈보더>에는 이 같은 스피드와 점프가 어떻게 녹아있을까?

 

먼저 아찔한 스피드를 위해 준비한 것이 순간적인 속력을 낼 수 있는 부스터다. 이 부스터게이지는 공중에서 다양한 트릭을 펼치는 것으로 모을 수 있으며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맵의 흐름을 읽는’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해진다.

 

물론 사용 시 앞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참고로 아이템 모드에서는 부스터게이지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데, 이 경우 맵 상에서 랜덤으로 나오는 부스터아이템을 먹는 것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내리막에서 쓰면 정말 빠르다. 눈으로는 볼 수 있지만 손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

 

그리고 기본적인 점프의 높이가 매우 높게 설정돼 있고 맵의 고저차가 확실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기나긴 활공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한 맵 당 이처럼 ‘누구나’ 활공이 가능한 곳이 5군데 이상 준비돼있다는 것도 <크리스탈보더>만의 매력.

 

다른 건 몰라도 스피드와 점프라는 기본기만큼은 확실히 갖춘 셈이다.

 

 점프가 높고, 맵에서 ‘무조건 날아야하는 곳’이 많다.

  

 

아쉬운 트릭, 단순함이 죄다!

 

그러나 아찔할 정도의 점프나 스피드와는 달리 정작 ‘공중에서 펼치는 트릭’의 경우 오히려 일반 스노우보드게임보다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트릭이 너무나 단조롭다는 점이다.

 

<크리스탈보더>에서 준비된 트릭은 ‘상하좌우 회전’과 ‘보드를 잡은 채 상하좌우 회전’ 그리고 알트키를 눌러 사용하는 크리스탈트릭이 전부다. 회전방향에 따른 차이를 제외한다면 고작 3종류의 트릭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나마도 크리스탈트릭은 상점에서 일정량의 게임머니를 주고 사야하는 것이니만큼 결국 유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트릭은 ‘보드를 잡고 도느냐’ ‘그냥 도느냐’의 두 종류뿐이다.

 

그냥 돌다가 끝난다.

 

물론 트릭의 조합을 통해 보너스점수를 얻을 수는 있다고 하지만 트릭자체가 ‘돌기’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합이라고 해봐야 ‘어느 방향으로 몇 번’이 고작이다.

 

덕분에 조작이 쉽고 편해지긴 했지만, 스노우보드게임에서 트릭의 숫자가 이것밖에 안된다는 것은 분명 치명적인 문제다. 차후에라도 다양한 종류의 트릭들을 추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상점에서 파는 크리스탈트릭. 가격이 싸서 큰 불편은 없지만 정작 Alt 버튼 하나로

발동된다는 것이 문제다. 공중에서 조작하는 맛이 없으니... 

 

 

괜히 판타지가 아니다

 

스노우보드라고 눈길만 달려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눈길은 물론 사막과 바다, 심지어는 공중 유적에 이르기까지 <크리스탈보더>의 맵은 다양하다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맵의 배경만 독특한 것이 아니다. 각 맵은 그 스타일에 따라 바닥에 장애물이 많거나(로스트시티) 길의 폭이 매우 좁아 떨어지기 쉬운(헤븐 브릿지) 등 종래의 스노우보드게임에서는 찾기 힘든 독특한 특징들도 가지고 있다.

 

경사만 있으면 달린다’가 <크리스탈보더>의 목표다!

 

게다가 각 맵에는 몇 개씩의 지름길도 준비돼있기 때문에 단순히 맵을 즐기는 것만이 아닌 분석/파악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실제로 이 같은 맵의 구조로 인해 공략게시판에는 각 고수유저들이 자신만의 지름길을 공개하는 동영상도 상당수 올라와있을 정도다.

 

스노우보드 게임의 맵이라고 해봐야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에 점프대 몇 개면 끝이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 반드시 한번쯤 즐겨보자. 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맛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공중유적 맵에서 계단의 단차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트릭이 발동되거나 폐허 맵에서 장애물과 지면의 구분이 확실하게 되지 않는 등 아직까지 다소 다듬어야 할 부분들도 많이 남아있다.

 

이 앞에서는 전진버튼만 누르고 있어도 낙차 때문에 ‘앞으로 회전’트릭이 발동,

착지미스로 넘어져버린다. 대체 왜?!

 

 

잦은 문제가 너무 많아

 

스피드도 좋고, 활공 시의 느낌도 충분하다. 단조로운 트릭이 상당히 걸리긴 하지만 이 역시 방향키만을 이용한 단순한 조작 때문이라고 치면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허나 정작 <크리스탈보더>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큼직한 문제가 아닌 ‘자잘한 버그들과 랙’이다. 특히 유저간의 네트워크 문제로 발생되는 버그의 경우 꼴지도 달리던 유저가 난데없이 나타나 1등을 한다든가 게임의 스타팅이 아예 되질 않는 난감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사소한 버그 같지만 ‘정말 자주’ 일어난다총원은 4명인데 등수는 6등?

 

그나마 점수를 겨루는 점프나 아이템 모드라면 좀 났겠지만 오로지 순위만을 요구하는 레이싱 모드에서 난데없이 게임 도중 1등이 정해져 버리면 다른 유저들은 도저히 게임을 지속할 맛이 나질 않는다.

 

명색이 오픈베타테스트 게임인 만큼 좀 더 성의 있고 신속한 문제수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