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PS3, Xbox360, PC로 발매된 <다크니스 2>는 사지가 잘리고 피가 튀는 잔인함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만큼 매우 잔인하지만 <다크니스 2>는 깊이 있는 스토리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제목처럼 어둠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단순히 어두운 것이 아닌 악과 선의 경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 촉수와 총알이 난무하는 사지절단 액션
악마 다크니스와 계약을 맺은 주인공 재키 에스타카토는 양쪽 어깨에 달린 2개의 ‘데빌 암’을 갖고 있습니다. 두 촉수는 서로 맡은 일이 다른데요, 왼쪽은 사물을 잡거나 던지고, 오른쪽은 베거나 자르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활용해 적을 끌어당겨서 베어버리고, 사물을 집어서 던지거나 방패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를 데빌 암으로 잡은 후 양쪽 발을 잡아 좌우로 벌려 몸을 찢거나 척추를 뽑는 등의 처형 액션은 잔혹함의 극한을 보여주죠.
데빌 암에 잡힌 이후에는 인정사정없는 처형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처형하면 체력을 회복하거나 탄약을 충전해 주는 등 단순히 보여주기 만이 아니라 게임에서 필요한 요소로써 꾸준히 사용하도록 장려(?)됩니다. 이외에도 차의 문을 날려서 적을 상반신과 하반신으로 가르기도 하고, 헤드샷으로 머리를 날리는 등 잔혹한 모습은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게다가 3인칭 시점이 아닌 1인칭 시점으로 죽기 직전에 공포에 질린 적의 얼굴이 보이거나, 데빌 암이 반토막 난 시체를 들고 휘두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잔혹함은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 밖에도 시체의 심장을 먹어 체력을 회복하는 등 잔혹함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합니다.
적의 심장은 체력 회복을 위한 아이템일 뿐입니다.
■ 빛을 차단하라!
사실 <다크니스 2>의 중심은 총기류에 의한 원거리 전투입니다. 권총, 샷건, 기관단총, 소총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며 양손에 하나씩 들고 난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적들도 주로 총을 사용해 원거리에서 싸우는 만큼 근접 공격만 가능한 양쪽 어깨의 데빌 암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신 데빌 암은 왼쪽으로 물건을 잡거나 엄폐물을 들고, 날카로운 날이 있는 오른쪽으로는 전선을 끊거나 방해물을 부수고 접근한 적을 제압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됩니다.
다크니스는 빛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평상시의 재키는 상관없지만 다크니스가 발동하면 빛에 다가가기만 해도 화면이 하얗게 변하면서 앞이 잘 안 보이고 강력한 무기인 데빌 암도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드 곳곳에 있는 빛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두운 길을 밝히기 위한 형광등이나 가로등, 자동차 헤드라이트 또는 발전기 자체를 파괴해야 하죠.
적들도 다크니스가 빛에 약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섬광탄을 던지거나 랜턴으로 플레이어를 비춰 다크니스를 무력화하고 진입하거나 차량의 헤드라이트 뒤에 숨어서 공격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에게 빛의 최대의 적입니다.
적들은 갑옷을 입거나 방패를 사용해 총기류 공격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채찍으로 재키(플레이어)의 총기를 낚아채거나 순간이동을 사용해 순식간에 접근해 공격하는 등 다양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단순히 총을 쏘고 데빌 암을 휘두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야만 적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이죠.
다크니스가 빛에 취약하기 때문에 유저는 계속 어둠 속에 있어야 하는데요, 이를 활용한 전략적인 플레이도 좋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 만큼 적을 확인하기도 어렵고 갑자기 밝은 빛을 보게 되는 등 오래 플레이할 수록 눈이 아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
<다크니스 2>는 탑카우 프로덕션에서 출판한 동명의 인기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마피아 두목이 복수를 위해 악마와 계약하고, 그 악마의 힘을 얻기 위한 또 다른 조직과의 전투가 벌어지죠. 자연스레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갑자기 죽은 여자친구가 나타나거나 정신병원에 갇히는 등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신이 안 섭니다. 하지만 그런 모호함과 혼란은 게임이 결말에 더욱 힘을 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종의 복선이죠.
만화책이 원작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원작 만화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다크니스 2>는 일직선 진행입니다. 그럼에도 길을 잃을 것을 걱정했는지 다클링이라는 작은 악마가 길을 인도해주고 추가로 화살표로 방향을 확인할 수도 있죠.
사실 촉수를 이용한 액션이 강조된 게임이 왜 3인칭이 아닌 1인칭 시점을 선택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직접 플레이해 보니 액션보다는 캐릭터들의 대화, 표정 등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더군요.
다만, 한글판이 아닌 탓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모든 대사에 음성이 적용돼 있지만 그 느낌이 피부로 바로 와닿지는 않더군요.
■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벤데타 모드
<다크니스 2>의 메인 스토리 플레이 타임은 5~6시간 정도로 상당히 짧습니다. 전투 시간 외에도 캐릭터끼리 대화하는 시간이 긴 만큼 실제로 싸우는 분량은 그보다 더 적고요. 그래서인지 <다크니스 2>는 싱글플레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멀티플레이인 벤데타 모드를 준비했습니다.
벤데타 모드에서는 4명의 새로운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협동(Co-Op) 모드인 벤데타에서는 재키가 아닌 4명의 캐릭터를 이용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본편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적들을 쓸어버리는 쾌감과 새로운 스킬을 사용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한 4명의 멀티플레이도 좋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인 재키의 다크니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멀티플레이 역시 벤데타 모드만 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전체적으로 <다크니스 2>는 짧은 볼륨과 한글화의 부재가 아쉬운 게임입니다. 하지만 시원시원하고 화끈한 액션, 판타지와 느와르가 섞인 독특하면서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원한다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