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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9년 만에 돌아온 느와르 건슈팅, 맥스 페인 3

맥스 페인 3, PC 버전 리뷰

전승목(아퀼) 2012-06-18 11:07:06

 

※ 주의: 영상에 잔혹한 표현이 나옵니다.

  

 

 

빗발치는 총알을 피하고 몸을 날려서 적에게 총을 쏜다. 총알은 하나 같이 주인공 맥스 페인에게 이르지 못하고 애꿎은 서류뭉치만 날리고 사무실만 벌집으로 만든다.

 

과감하게 몸을 던져 적들을 처리한 맥스 페인은 사무실 집기들을 엄폐물로 삼은 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뒤늦게 그를 발견해 샷건을 조준한 적을 근접전으로 쓰러뜨리고, 마지막 남은 적에게 아낌없이 탄약을 쏟아붓는다. 총알은 적의 머리를 향해 빨려들어가듯 날아가고, 그 장면을 끝으로 전투가 끝난다.

 

위의 영상은 플레이어가 직접 연출할 수 있는 실제 플레이 장면이다. 액션 영화 부럽지 않은 장면들을 플레이어가 연출할 수 있는 게임, <맥스 페인 3>를 소개한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총알을 피하는 불릿 타임 액션

 

<맥스 페인> 시리즈는 총알을 피하며 적을 쓸어버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액션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전투를 하면서 게이지를 모아 불릿 타임을 쓰면 날아가는 총알이 보일 정도로 슬로우 모션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플레이어는 적의 총알을 눈으로 보면서 피하고 수많은 적들을 단숨에 정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악당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맥스 페인> 시리즈의 특징이다.

 

<맥스 페인 3>는 이러한 시리즈 특성을 그대로 계승했다. 플레이어는 단축키 하나만 눌러서 불릿 타임과 점프해서 총을 쏘는 슛닷지 등의 스킬을 간편하게 쓸 수 있다.

 

스킬을 잘 이용하면 아슬아슬하게 총알을 피하고, 몸을 날린 채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연속으로 헤드샷을 성공시키는 등 자신이 원하는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 그것도 어지간한 액션 영화나 액션 게임의 명장면 못지않은 연출로 말이다.

 

슛닷지나 불릿 타임을 이용하면 총알을 피하며 멋지게 적을 처리할 수 있다.

 

 

■ 불릿 카메라로 완성되는 액션의 기승전결

 

<맥스 페인 3>는 총알의 시점으로 적이 죽는 모습을 보여주는 불릿 카메라 연출도 이용한다. 쉽게 말해 플레이어가 저격총을 쏘면 총알이 똑바로 날아가 상대방의 머리에 명중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불릿 카메라 덕분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쏜 샷건에서 날아가는 산탄이 알알이 흩어져 적에게 박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대구경 권총에서 발사된 탄이 적의 머리에 커다란 구멍을 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타격감이 극대화되는 대목이다.

 

불릿 카메라는 플레이어에게 ‘이곳의 적은 모두 제거됐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는 정보도 제공한다. 불릿 카메라는 플레이어의 눈앞에 나타난 적들 중에서 마지막 적이 죽었을 때 발동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불릿 카메라로 적의 최후를 보면서 극적인 액션의 쾌감을 맛보는 동시에 마지막 적이 죽었다는 안도감도 느낄 수 있다.

 

전작에도 있었던 불릿 카메라는 그래픽과 연출의 발전으로 더욱 멋진 장면을 선사한다.

 


■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액션

 

3편에서는 전작 <맥스 페인 2>에서는 볼 수 없었던 멋진 액션들도 많이 추가됐다. 전작에서는 비공식 게임모드인 ‘쿵후’를 따로 설치하지 않으면 적을 발로 차서 날리는 액션을 감상할 수 없었지만, <맥스 페인 3>에서는 특수 카메라 앵글로 근접전 액션을 따로 강조해준다. 덕분에 적을 차고 쓰러뜨린 뒤 관자놀이에 총알을 박아넣는 터프한 액션을 볼 수 있다.

 

총격전을 벌이는 미션뿐만 아니라 보트를 타고 적을 추격하는 미션, 버스를 타고 탈출하는 미션, 헬리콥터 위에서 저격하는 미션 등 액션은 더욱 다양해졌다. 하나 같이 액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할 만한 연출을 선보인다.

 


멋진 근접전 액션. 적에게 가까이 가기 힘든데도 근접전을 하고 싶게 만들 정도다.

 

유탄발사기로 무장차량들을 박살 내는 미션, 보트 추격 미션 등 볼 거리가 많다.

 

 

■ 진통제도 액션을 위한 도구로 쓰인다

 

부상당한 맥스 페인은 자동으로 체력을 회복할 수 없다. 대신 체력을 회복하는 아이템인 진통제를 찾아내 복용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진통제를 복용하는 시스템이 게임 플레이를 방해한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진통제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통제를 갖고 있는 동안은 갑작스럽게 죽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진통제가 하나라도 있으면 라스트 스탠드’가 발동돼 부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라스트 스탠드는 치명상을 입은 맥스 페인이 쓰러지기 직전에 자신을 공격한 적을 쏴 죽이면 체력이 회복되는 시스템이다.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적을 쏴죽이지 못해 게임오버를 당할 수도 있지만, 쓰러지는 동안 불릿 타임이 발동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적을 쏠 수 있다.

 

한마디로 진통제만 갖고 있으면 죽을 위기에 처해도 쉽게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덕분에 게임도 쉽게 즐길 수 있고, 쓰러지는 맥스 페인이 적에게 반격하는 액션도 감상할 수 있다. 게임 난이도를 낮추는 동시에 액션의 재미도 더해주는 셈이다.

 

진통제를 아끼다가 게임오버를 당하는 허무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 너도 나도 느려지는 불릿 타임,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맥스 페인 3>의 멀티플레이에서는 시리즈의 상징인 불릿 타임과 슛닷지를 사용할 수 있다. 불릿 타임이나 슛닷지를 사용하면 사용자의 화면뿐만 아니라 시야 안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의 화면도 느려지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아군 플레이어나 상대 팀 플레이어의 불릿 타임에 걸려 본의 아니게 느려지는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

 

나쁘게 생각하면 갑자기 느린 화면으로 플레이하게 되니 당황하거나 답답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불릿 타임을 쓰지 않았는데도 화면이 느려진다는 것은, 어딘가에는 상대 팀 플레이어가 나를 노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불릿 타임 방식은 게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일 수도 있지만, ‘적이 어디 있는지 주의하라’는 경고 메시지일 수도 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플레이어의 몫이다.

 

내가 불릿 타임이나 슛닷지를 사용하면 시야 안의 모든 캐릭터가 느려진다.

 

 

■ 엎치락뒤치락하는 맛이 있는 멀티플레이

 

멀티플레이 모드에서는 불릿 타임 이외에도 다양한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다. 몰려다니는 상대 팀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유탄 발사기를 꺼내는 스킬, 상대 팀의 위치를 화면에 표시하는 스킬, 상대 팀끼리 싸우게 하는 스킬 등이다.

 

이러한 스킬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심지어 지고 있는 팀이 스킬 덕분에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스킬로 사용할 수 있는 유탄발사기. 두세 명은 쓸어버리는 위력과 범위를 자랑한다.

 

성적이 나쁜 유저도 다른 유저를 제압할 기회를 주는 ‘페인 킬러’ 모드도 있다. 페인 킬러는 맥스 페인과 그의 친구 ‘라울 파소스’를 조작할 수 있는 모드다. 맥스 페인을 조작하는 플레이어와 라울 파소스를 조작하는 플레이어가 한 팀이 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악당(갱)이 되어 맥스 페인과 라울 파소스를 막아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갱을 조작하는 플레이어가 맥스 페인을 쓰러뜨리면 맥스 페인을 조작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아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성적이 나쁜 유저도 어쩌다 맥스 페인이나 라울 파소스를 쓰러뜨리면 성적을 확 끌어올리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맥스 페인과 라울 파소스는 다른 갱 캐릭터보다 훨씬 체력이 좋고 강력한 무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페인 킬러 모드에서 조작할 수 있는 라울 파소스.
웬만한 플레이어는 다가가기도 전에 그의 기관총에 벌집이 된다.
 
 

■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멀티플레이

 

멀티플레이에는 페인 킬러 모드 말고도 ‘갱 워즈’ 모드란 것이 있다. 갱 워즈는 일종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보면 된다. 부활 횟수에 제한이 없는 데스매치도 즐길 수 있고, 부활 횟수 제한이 있는 데스매치도 가능하다. 상대방 진영에 폭발물을 부착하는 폭파 미션, 돈 가방을 옮겨야 하는 수송 미션도 있다. 이 모드들은 모두 다섯 라운드에 걸쳐 랜덤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다양한 모드를 골고루 즐길 수 있다.

 

후줄근해 보이는 차림새. 하지만 커스터마이징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외에도 ‘5분 동안 안 죽고 플레이할 것’, ‘적을 ○○명 죽일 것’, ‘돈을 얼마 이상 모을 것’ 등의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 업적 시스템도 있고, 돈을 모아서 캐릭터의 무기와 복장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시스템도 제공된다.

 

온라인 FPS게임만큼은 아니더라도 <맥스 페인 3>의 멀티플레이는 싱글플레이보다 훨씬 더 길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적어도 ‘싱글플레이의 덤’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맥스 페인 3>의 멀티플레이는 나름의 재미가 확실했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업적에 도전할 수 있다.

 

 

■ 후속작의 정석을 보여준 락스타 게임즈

 

<맥스 페인 3>는 지난 2003년 출시된 <맥스 페인 2>를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최근 게임이 추구하는 편의성을 갖췄다. 여전히 총알을 피하며 적을 소탕하는 맥스 페인의 액션은 짜릿하고, 여전히 진통제로 체력을 회복해야 하는 시스템인데도 큰 불편은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실시간으로 총격전이 벌어지는 멀티플레이에서도 불릿 타임을 구현했고, 플레이어들이 불릿 타임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다양한 스킬을 추가했다. 덕분에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맥스 페인 3>는 9년의 기다림이 아깝다고 생각되지 않는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영어를 몰라서 게임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영어를 모르면 컷신이 나오는 동안 계속 이어지는 주인공 맥스 페인의 대사를 음미하기 어렵다. 전작을 플레이하면서 맥스 페인이란 인물에게 심취한 플레이어라면 분명 아쉬울 부분이다.

 

한때 뛰어난 경찰이었지만 아내와 친구를 모두 잃고 폐인이 된 맥스 페인. 
그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