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원시원한 온라인 액션, 하지만…
음마교주: (1차 CBT부터 개근. 진족 여성 검사) 본격적인 토크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감상부터 들어 봅시다. 다들 이번 OBT와 정식 서비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깨쓰통: (OBT부터 플레이. 곤족 여성 역사) 하루에 한두 시간 즐기면 다행인 캐주얼 유저로서 최근 해본 MMORPG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즐긴 것 같네요. 몬스터를 몰아서 잡는 액션의 재미도 훌륭하고, 콘텐츠 자채도 A급이라고 평가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고레벨이 되어서 저레벨 때 놓친 콘텐츠를 다시 즐겨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인 것 같아요. 보상으로 주어지는 ‘옷’은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 고레벨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저레벨 옷을 입을 수 있으니까요. 아, 이건 남성 캐릭터는 논외인가(-_-;).
음마교주: 그렇다면 진족 남성을 선택한 한낮은?
한낮: (2차 CBT와 OBT 참가. 진족 남성 권사) 확실히 남성 캐릭터를 고르니 옷 모으는 재미는 없네요.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빠른 레벨업을 위해서라면 남성 캐릭터를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니까요. 복장이 꽃미남·꽃미녀에 맞춰져 있어 아프로 헤어나 노안 캐릭터에겐 어울리는 옷에 정말 적다는 건 아쉬워요.
게임 이야기로 넘어가면 신선하고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게임이기도 하고요. 확실히 엔씨소프트다운 MMORPG.
음마교주: 액션이나 콘텐츠는 어때? CBT에서 OBT로 넘어오면서 달라진 점도 있고, 밸런스 패치도 나오고 있어서 좀 애매하지 않나?
한낮: 저는 1차, 2차 CBT처럼 액션도 시원시원하고 콤보도 쉬운 편이라 만족하고 있어요. 다만 타이밍을 요구하는 조작이 많다 보니 서버 상태에 따라 체감되는 액션성의 편차가 큰 편인 것이 조금 불만이에요. 예를 들어 권사의 경우 서버 상태에 따라 간단한 연속기도 불가능할 때가 많아요.
콘텐츠는 중간에 29레벨 즈음에서 잠깐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일일 퀘스트나 반복 작업 없이도 매끄럽게 이어지더군요. 진행과 액션 모두 시원시원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월평원에 진입하고 나서는 또 정체구간이 보이네요. 지금 42레벨에서 퀘스트가 없어서 많이 답답해요.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다가 갑자기 반복사냥이나 하라고 강요하니까 더 당황스럽네요.
퀘스트가 끊기면 거미굴 등에서 무한 사냥을 하는 것이 지금의 모습.
음마교주: 음… 지난 베타테스트를 전부 경험한 사람으로서는 액션이 2차 CBT에 비해 조금 답답한 느낌이야. 그래도 많은 논란이 있었던 3차 CBT에 비하면 밸런스를 잘 잡았다고 생각해. 3차 때는 글로벌 쿨타임 때문에 너무 답답했거든.
다만 공개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몇몇 기술에 긴 쿨타임이 적용된 것은 조금 아쉬워. 1차와 2차 CBT가 콘솔 액션게임이었다면 공개 서비스는 액션성 강한 온라인게임의 느낌이랄까? 그나마 검사 밸런스 패치가 진행되면서 쾌검 스킬이 추가됐는데, 그건 시원시원하더라고.
검사에게 시원스러우면서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쾌검 스킬이 추가됐다.
깨쓰통: 근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캐릭터의 밸런스 패치가 계속 된다는 건 좀 이해할 수 없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암살자는 PvP에서 최강으로 자리 잡았죠. 무한 은신이 되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더라고요.
음마교주: 스킬 추가나 밸런스는 PvP도 고려해야 하니까 PvE에서 좀 답답하다고 이를 비판할 순 없긴 해. 예를 들어 검사는 3차 CBT 당시 ‘검신’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PvP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었는데, 지금은 쿨타임과 스킬 밸런스가 조정되면서 완벽함에 허점이 생겼거든. 쿨타임 때문이라도 판단을 잘못하면 소중한 기술이 잠시 막히니까.
암살자의 무한 은신은 PvP에서는 너무 강하지만, PvE에서도 좋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해. PvP 밸런스가 PvE에도 적용된다는 것은 조금 미묘한 문제라고 생각해. 쿨타임 재조정 때문에 PvE에서 직업별 역할이 고정된 측면도 있으니까.
■ 영화 같은 스토리, 아쉬운 세계관 전달
음마교주: <블레이드 & 소울>은 시네마틱 영상이나 음성 녹음, 스토리 연출에 공을 들였지. 엔씨소프트의 이런 노력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아?
한낮: 최근 게임 중에 ‘스포일러(내용누설)’를 조심할 만한 게임이 <마비노기 영웅전>과 <블레이드 & 소울> 말고 있었나요? 스토리 자체는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복수라는 테마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이야기가 전개되죠. 깔끔한 스토리와 강렬한 연출 덕분에 몰입도가 상당해요.
이렇게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NPC나 지명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기억되요. 그만큼 인물들이 개성 있고 이야기 속에 녹아들었다는 뜻이겠죠. 최고 레벨을 달성한 게임 중에 NPC 이름이 떠오르는 게임을 떠올려 보세요, 얼마나 되나. 인물마다 이야기도 괜찮아서 영화나 소설로 번외편이 나와도 좋을 것 같아요.
음마교주: 대화나 퀘스트 중간중간 숨겨진 복선도 잘 짜여 있지. 만약 스토리를 유심히 읽었던 사람이라면 제룡림과 대사막 이후, 수월평원 퀘스트를 할 때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거야.
한낮: 다만 30레벨 넘어서는 일필휘지로 이어지던 스토리가 늘어져서 조금 아쉬워요. A를 찾으려면 B가 있어야 되고, B의 소재를 알려면 C가 있어야 되는데, C를 찾다 보면 또 다시 D와 E의 행방을 알아내야 하죠.
그 과정에 힌트를 찾기 위한 각종 의뢰까지 겹치다 보니 이야기를 너무 깊게 끌고 늘어져요. 그래서 막상 E의 행방을 찾고 나면 ‘내가 왜 이걸 찾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더군요. 또 수월평원에 넘어가서 각각의 스토리 짜임새는 놀라울 정도로 맞춰져 있는데, 전개 방식과 내용 자체는 좀 진부해지더라고요. 복수를 위한 이야기가 갑자기 늘어지면서 복수를 잊을 정도로요.
깨쓰통: (한낮을 바라보며) 스토리를 조금 꼬아 놓은 것은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난한 편이지. 하지만 장대한 퀘스트 지문에 비해 퀘스트 로그가 빈약한 것은 불만이야. 무엇보다 메인퀘스트가 아니라면 지나간 퀘스트 기록을 다시 살펴볼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생각해. 메인 퀘스트 또한 그리 자세히 기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무언가 엄청난 반전 내지는 복선을 깔아 두는 장면에서 ‘어? 잠깐? 저녀석이 누구였지?’ 같은 말을 계속 하게 된다고 할까.
생소한 용어나 고유한 개념을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아쉬워. 난 처음에 녹림(綠林, 산적의 무협식 표현)이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몰랐어. 이외에도 ‘묵화의 상처’나 ‘운국’ 등 뭔가 설정은 많은데 막상 뚜렷하게 와 닿는 개념은 없더라고.
한낮: 용어는 무협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쩔 수 없어요. 아마 판타지를 모르는 사람이 판타지 장르의 게임을 해도 똑같이 느낄걸요? 각종 개념들도 스토리를 천천히 살피거나 주변 NPC들의 대사를 확인하면 의외로 힌트가 많고요.
물론 힌트가 있는 것과 전달은 다른 문제죠. 개념의 전달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해요. 이야기의 흐름이 복수에 집중돼 있어 퀘스트 중 세계관이 유저에게 잘 전달되진 않죠. 더군다나 NPC들의 대화가 너무 길다 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주어지는 힌트를 알아차리기도 힘들고요.
음마교주: 스토리에는 만족하지만 세계관 전달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는 말이네. 용어는 한낮 말처럼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확실히 긴 대화 지문과 이를 보충해야 할 퀘스트 로그의 빈약함은 아쉬워. 스토리야 큰 맥락에서 파악할 순 있지만 소소한 세계관은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거든. 이런 것이 쌓이면 결국 스토리를 즐기는 데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
이 아가씨의 정체는 나중에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첫 플레이에 한해선 콘텐츠 활용도 100%
음마교주: 게임의 콘텐츠는 어때? 다들 재미있게 즐겼어?
깨쓰통: 처음 플레이할 때는 정말 재밌어요. 탄탄한 스토리에 시네마틱 영상으로 연출까지 되어 있어서 몰입감이 시쳇말로 ‘장난 아니죠’. 다만 콘텐츠 소모 속도는 염려되요. 마음먹고 투자하면 늦어도 10일이면 최고 레벨에 도달할 수 있잖아요?
음마교주: 유저가 작정하고 레벨을 올리면 콘텐츠 소모를 감당할 수 있는 게임이 있을까? 그보다 어떤 식으로 유저들을 콘텐츠에 묶어두고 유도하는지를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블레이드 & 소울>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한 지역에 유저를 최대한 오래 머무르게 하고 있어.
대표적인 것이 필드 보스를 잡고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돌림판’이지. 1차와 2차 CBT 때는 단순히 필드 보스에게 얻은 정수를 소모해 아이템을 구입하는 방식이었다면, 3차 CBT부터는 돌림판으로 확률을 도입해 콘텐츠 소모 속도를 늦췄어.
한낮: 필드 보스를 잡아 돌림판을 돌리면 왠지 제작 아이템을 사는 것보다 싸다는 느낌이 들죠. 정수를 얻는 것도 어렵지 않고 운 좋게 자기 아이템이 나오면 실제로 이득이기도 하고요. 거기다 무기 능력치도 좋아요.
그런데 버려지는 아이템이 너무 많고 교체주기도 지나치게 긴 느낌이 들어요. 염화대성을 공략해 모든 아이템을 파밍하면 수월평원에서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퀘스트나 일반 몬스터가 주는 아이템도 죄다 ‘상점행’ 아니면 ‘분해행’이죠.
실제로 수월평원 이후에서는 돌림판 때문에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많이 줄었더라고요. 내가 남자 캐릭터라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깨쓰통: 일일 퀘스트와 의상도 유저들을 잡아두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은 맞아요. 보통 저레벨 콘텐츠를 놓치면 그냥 지나가기 쉬운데, <블레이드 & 소울>은 옷 때문이라도 저레벨 지역을 다시 훑게 되요.
천령강시나 금강역사 같은 필드보스가 생성되는 지역을 보면 의상 하나만 보고 온 고레벨 캐릭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던데요. 한정된 콘텐츠 안에서 버려지는 콘텐츠 없이 재활용을 잘했다고 봐요. 심지어 만령강시의 경우는 42레벨 아이템을 주는데 40레벨 혹은 41레벨 유저도 와서 정수를 돌려요. 망사 옷이 나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낮: 경매장과 우편, 그리고 제작과 채집의뢰의 원격지원도 콘텐츠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예요. 소정의 수수료만 내면 필드에서도 원하는 아이템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필드 이용률이 높아지죠. 버려지는 필드가 없어요. 유저의 편의성과 콘텐츠 활용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죠.
깨쓰통: 하지만 두 번째 플레이에서는 이런 장점들이 힘을 쓰지 못하죠. 스토리도 다 알고 이미 무수한 반복작업을 경험한 다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지루하더라고요.
한낮: 유저에게 주어지는 퀘스트 선택권이 제한된 탓도 있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시작하는 지점도 다르고 레벨업 도중에 어느 지역의 퀘스트에 더 시간을 투자할까 선택할 수 있었는데, <블레이드 & 소울>은 현재로선 시작부터 끝까지 일직선이니까요.
■ 만만치 않은 난이도, 하지만 선택은 유저의 몫
음마교주: <블레이드 & 소울>은 MMORPG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의 조작과 전투방식을 택했지. 다들 조작법이나 전투 난이도는 어땠어?
깨쓰통: 조작이든 전투든 쉬운 것이 없네요. 특히 처음에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심해요. 처음 권사를 선택했을 땐 화중사형의 튜토리얼 퀘스트도 완료하지 못했는데, 역사를 키웠을 땐 탭(Tab) 버튼만 있다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죠.
음마교주: 사실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조작 난이도가 상당히 쉬워졌어. 1차와 2차 CBT 때는 프레임 단위로 반응해야 하는 콘솔용 격투게임 수준이었거든. 하지만 공개 서비스 이후엔 적의 예비동작을 보거나 특정시점에 버튼만 눌러도 커버할 수 있는 리듬액션게임 같은 느낌이야. 그래도 직업마다 있는 조작 밸런스 차이는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
한낮: 전 그것이 도리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극단적인 컨트롤을 좋아하면 권사로 대전액션을 하듯이 플레이하면 되고, 그런 것이 싫으면 소환사나 기공사를 선택해 일반적인 MMORPG처럼 즐길 수 있죠. 게임은 쉽지 않지만 유저의 선택권 자체는 넓다고 생각해요. 조작법이 어려우면 직업이나 조작법(B&S 모드, 클래식 모드)을 달리하면 되니까요.
깨쓰통: 파티플레이는 다들 어땠어요? 사실 <블레이드 & 소울>은 탱커, 딜러, 메저는 있는데 힐러는 없는 굉장히 기묘한 방식이잖아요. 저는 기존 MMORPG처럼 딜러가 대미지만 주지 말고 적절히 회피도 해야 한다는 것을 거거붕(1막 최종보스)에서 몸으로 깨달았거든요.
음마교주: 사실 거거붕이 나오는 던전은 1막의 필드 보스와 던전에서 익힌 컨트롤을 활용하게끔 만든 곳이야. 예를 들어 마물굴에서는 동료들과 합격기로 보스(대왕역병충)의 기술을 캔슬시키는 것을 배울 수 있고, 아싸가오리 보스는 거거붕 전에 자신이 익힌 컨트롤을 최종 점검할 수 있는 곳이지.
이런 식으로 이전 던전만 차근차근 진행했다면 거거붕도 의외로 쉽게 클리어할 수 있어. 한마디로 왕도를 걸으라는 뜻이지.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던전을 무시해도 게임 진행에 큰 지장이 없다는 거야. 일단 퀘스트만 완료하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
물론 보패 세트나 보스 무기를 얻으면 레벨업이 훨씬 쾌적해. 하지만 던전을 몇 번 반복하며 자기 아이템을 기다리는 것과 제작 아이템 등을 이용해 레벨을 올리는 시간은 비슷해. 이런 식으로 유저를 유혹하지만 선택을 강요하진 않아.
한낮: 확실히 스토리를 제외하면 콘텐츠 선택권은 넓은 편이에요. 던전 아이템이 좋긴 하지만 제작 아이템으로도 레벨업은 얼마든지 할 수 있죠. 만약 돈이 많다면 경매장에서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고요.
메인 퀘스트 때문에 가는 던전도 고레벨 유저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죠. 요즘엔 일일 퀘스트 때문에 저레벨 던전을 도는 고레벨 유저가 많거든요.
아… 다만 최고 레벨에 도달했을 때에는 제외입니다. 최고 레벨 이후의 공략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과정이 만만치 않아요. 거의 모든 던전이 타임어택이라서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클리어가 불가능하니까요. 다시 말해서 공략의 ‘커트라인’이 존재한다고 봐야죠. 거기에 따라 꼭 갖춰야 할 것도 늘어나고.
퀘스트만 진행해도 아이템을 얻을 수는 있다. 물론 오래 걸린다.
깨쓰통: 게임 자체는 쉽지 않지만 샛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는 느낌이죠.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염화대성을 건너뛰고 가면 흑신시나 만령강시 등의 무기를 또 얻을 수 있어요. 염화 아이템보다 좋지는 않지만 지금 사용하는 것보다는 좋거든요. 일종의 대체품이라고 보면 되겠죠.
또 하드코어한 플레이를 원하면 권사 같은 캐릭터를 선택해 프레임 단위로 반응하며 던전에 도전하면 되고, 그런 것이 싫으면 기공사나 역사 같이 조작이 쉬운 캐릭터를 골라 경매장 쇼핑도 하면서 느긋하게 즐기면 되죠.
■ 너무 느린 웹 방식, 경매장과 샌드박스
음마교주: <블레이드 & 소울>의 경매장은 전 서버 통합에 웹과 연동되는 방식이지. 두 가지 모두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인데 어떻게 생각해?
깨쓰통: ‘전 서버 통합’이라는 것은 메리트가 크죠.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구매자나 판매자나 거래 상대를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또한 사람이 많으니 한 사람이 물건을 사재기해서 가격을 왜곡시키기도 힘들고요. 하지만 경매장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죠. 너무 느려요.
한낮: 웹 방식의 가장 큰 단점이죠. 특히 <블레이드 & 소울>의 경매장은 전 서버 통합이라 느린 반응속도가 치명적이에요. 최저가를 노리는 사람 몇천 몇만 명이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는데 반응속도마저 느리다고 생각해 보세요.
깨쓰통: 사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아이템은 큰 문제가 없어. 하지만 자수정 같은 인기 아이템은 1페이지는커녕 몇 페이지 뒤로 가도 내가 원하는 물건을 제때 사기 힘들어. 통합 경매장이라 순환속도는 엄청 빠른데 지금 인터페이스는 그것을 감당하기 힘들어 보여.
한낮: 웹 방식이라 편한 점도 있어요. 게임 밖에서도 경매장에 접근할 수 있고, 중간 검색어만 넣어 아이템을 찾을 수도 있죠. 특히 검색할 때 아이템 이름 자동완성 기능은 ‘완전소중’하죠. 하지만 클라이언트 방식보다 늦은 반응속도와 전 서버 통합 경매장의 결합은 이런 장점을 무색하게 하더군요.
깨쓰통: 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샌드박스(게임의 자체 SNS)도 똑같은 문제를 갖고 있지. 샌드박스 창이 활성화 속도가 느리고 다른 반응도 마찬가지.
또한 MMO에서 가장 중요한 친구의 접속상태를 즉시 파악할 수 없어. 샌드박스 창을 열면 친구 상태를 알 순 있지만, 다른 게임처럼 클라이언트에서 새로 접속한 친구를 바로바로 알려주진 않지. 샌드박스라는 시스템 자체가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다 보니 처음 접하는 유저들의 혼란도 많은 편이고.
음마교주: 그런 혼란은 자체 플랫폼의 숙명이지. 그래도 <아이온>이나 <리니지> 시리즈의 유저라면 쉽게 적응하지 않을까? 솔직히 트위터도 처음엔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잖아.
한낮: 장점도 있죠. 계정 단위로 묶여 있는데다 NC메신저와 연동되기 때문에 엔씨소프트 게임을 계속 했던 사람이라면 정말 편리해요. 일일이 다른 게임 친구를 추가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트워터처럼 스크린샷이나 짧은 글을 게시할 수 있는 기능은 유저 간 소통을 보다 풍성하게 하고요.
다만 인터페이스 자체가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한 것은 아쉽네요. 속도도 느려서 적극적인 사용이 꺼려지기도 하고요. 만약 경매장 서버가 다운되면 게임 전체의 경제가 마비되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음마교주: 그럼 슬슬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사실 그동안 <블레이드 & 소울>에 대해서는 체험기도 많이 나갔잖아. 각자 간단한 소감으로 토크리뷰를 끝마치자.
한낮: 전 그야말로 엔씨소프트의 힘을 보여준 게임이라 생각해요. ‘정말 이거 하나는 자신 있다’고 선언한 듯한 퀄리티죠.
깨쓰통: 이 정도면 현존하는 MMORPG 중 최상급 아닌가요? 최고까진 아니어도 최고급이란 말은 충분하죠.
음마교주: CBT를 꾸준히 즐긴 입장으로선 그 때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이 남지.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블레이드 & 소울>은 MMORPG라는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은 게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야. 다음 업데이트가 기대되네.
음마교주 ☞ 8점 그래픽과 시스템, 조작 등은 기존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다. 하지만 1회성 스토리에서 오는 콘텐츠 부족 위험과 CBT보다 얕아진 일부 재미는 불안요소다. 다음 업데이트부터는 더 강한 재미를 유저들이 요구할 텐데 이를 얼마나 맞춰줄지도 미지수. 깨쓰통 ☞ 9점 모든 MMORPG를 ‘씹어먹을’ 종결자는 아니다. 하지만 콘텐츠의 재미나 게임의 퀄리티는 현존하는 MMORPG 중에선 최상급에 속한다. 한낮 ☞ 9점 MMORPG 하나는 자신 있다던 엔씨소프트가 계속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은 게임. 재미와 도전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았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이 고비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