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부활한 <MVP 베이스볼> 시리즈의 최신작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명칭에서 볼 수 있듯 온라인에 최적화된 야구게임이다.
실사형 야구게임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5,000여 개 이상의 모션 데이터를 사용해 투구와 타격 동작이 실제 야구선수들에 가깝도록 세세하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문구는 홍보일 뿐, 모든 것은 직접 경험해 봐야 확실해진다.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진행된 1차 CBT를 통해 실체를 접할 수 있었다. 과연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디스이즈게임에서 직접 체험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야구의 기본! 던지고 때리는 투타는 합격점
실제 야구는 물론이고 야구게임의 기본은 바로 투수와 타자의 싸움이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1차 CBT에서도 중심 콘텐츠는 바로 투구와 타격이었다. 게임이지만 실제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합격점을 줄 수 있다. 투수의 경우 선수 개인의 투구폼은 물론 던질 수 있는 변화구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데이터를 이용한 선수들의 구속과 제구력, 체력 등도 실제 게임에 반영돼 있다. 게임에서도 실제 투수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준 셈이다.
타자는 자신의 스윙 속도, 투수의 구질과 구속을 감안하고 타이밍에 맞춰 때려야 한다. 다만 기존 야구게임과 달리 컨택트 포인트가 다소 작은 느낌으로 정확한 타이밍과 위치를 선정하지 못한다면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구질, 궤적, 타이밍, 위치를 모두 맞추지 않으면 헛스윙을 당한다.
보통 액션물에서 배우와 배우가 서로 타이밍에 맞춰 연기하는 것을 ‘합’이라고 한다. 야구에서도 투수와 타자의 합이 중요하다. 물론 야구의 합은 서로의 생각을 읽고 그것을 어긋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에는 투수와 타자의 머리싸움을 보조해주는 몇 가지 기능이 존재한다. 바로 투구 리플레이 기능이다. 한 개의 공을 던지고 나서 헛스윙을 한 경우 공의 구질과 위치, 타격의 타이밍을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볼 수 있다.
이 때 타자는 자신의 스윙 타이밍이 너무 빨랐는지, 너무 느렸는지 확인하고 다음 배팅 포인트를 고려할 수 있다. 투수의 경우는 이를 역이용하게 된다. 타자가 느린 공에 배트가 나갔다면 다음에는 빠른 공으로 승부해서 또 한 번의 타이밍을 빼앗는 등 리플레이를 통해 타자를 분석할 수 있다.
리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타이밍을 가늠해볼 수 있다.
■ 치열한 머리싸움, 타자가 불리하다
실제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의 승부는 확실히 투수가 유리하다. 그래서 10개 중 3개만 안타가 나와도 타자가 이겼다고 말하고, 소위 말하는 3할 타자가 된다. 리얼 야구임을 강조하는 <MVP 베이스볼 온라인>에서도 이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조작은 쉬운데 플레이가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정확하게 말하면 타자가 공을 치기 힘들다. 너무 리얼함을 강조하다 보니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 여기에 배팅 포인트의 정확성까지 요구한다. 정확성에서 보정받는 코스트가 높은 선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포인트와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애로 사항이 생긴다. 결국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타격은 상대 투수의 수를 미리 읽고 공을 노린 다음에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위치를 맞추고 타이밍에 맞게 때려내야 한다.
투수는 타자로부터 타이밍을 빼앗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 일단은….
이쯤 되면 리얼 야구게임이 아닌 진짜 야구와 다를 바 없다. 숙련자, 혹은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유저라면 모르겠지만 초보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뉠 수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향후 개발 방향성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을 부분이다.
실제로 1차 CBT에서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안타를 치고 나가더라도 후속타가 없어서 득점 없이 끝나는 경우가 빈번했다. 물론 상대의 심리를 읽고 노려 치기가 성공할 경우 대량 득점도 가능했다.
섬세할 정도로 실제 야구의 감각을 게임으로 옮겨온 <MVP 베이스볼 온라인>. 1차 CBT의 상황만 본다면 너무 리얼함을 추구하는 것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취하는 양날의 검과 같은 모습이다.
타자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한다. 타격이 어려운 이유다.
■ 자동 수비와 주루, 아쉬운 인공지능
<MVP 베이스볼 온라인>에서 수비와 주루는 기본적으로 자동진행이다. 수비 측은 날아오는 타구의 방향과 위치를 알아서 잡아준다. 공격은 공을 치면 주자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뛴다. 물론 1·2·3루와 홈으로의 송구나 도루·귀루·진루 등의 판단은 유저의 몫이다.
이는 나름 편한 시스템이다. 실제로 투구와 타격 자체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비와 주루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기에는 너무 피곤하다. 자동 수비와 자동 주루 플레이는 유저를 위한, 또 야구의 재미인 던지고 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아직은 불완전하다. 확률적으로 등장하는 수비 에러와 어이없을 정도로 빈번한(?) 멋진 수비는 수동 조작이었다면 쾌감을 줄 수 있었겠지만, 자동 수비에서는 유저의 화를 돋우는 장치가 되어 버렸다. 주루 플레이는 더욱 심하다.
공이 보이지 않는다. 단순한 외야 땅볼인데도.
분명히 플라이볼 아웃 상황이 분명한데 주자는 이미 뛰고 있고, 그 결과 어처구니 없는 더블플레이로 이어진다. 도루 타이밍도 아닌데 리드하다가 견제사를 당하기도 한다.
물론 자동으로 플레이되면서 유저가 하기 힘든 동작을 보여주는 모습은 장점이다. 더블플레이 상황에서 송구를 방해하는 주루 플레이 등은 수동 모드에서는 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다음 CBT에서는 인공지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적어도 유저가 납득할 수 있을 수준으로는 말이다.
그렇다고 홈런처럼 공이 뜬 경우에도 공이 잘 보인다는 것은 아니다.
■ 좋은 재료, 어울리지 않는 양념
기본적으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야구로서의 기본기는 탄탄하게 갖춘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치고 달리고, 작전을 통해 경기를 진행하는 부분은 훌륭하다. 다만 부가적인 재미를 주는 시스템에서는 CBT라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 불완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계 음성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애교였을 정도. 상황에 맞지 않고, 때로 는 모순적인 말을 들려주는 경우가 너무 많다.
플라이 아웃 상황에서 “아! 안타입니다!”라거나,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를 끝냅니다”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이런 중계 음성의 오류는 게임 플레이 몰입에 큰 방해가 된다. 적어도 다음 테스트에서는 반드시 수정돼야 할 부분이다.
심지어 한 명의 투구가 한 이닝을 던지는 상황에서도 “저 투수는 승부구가 없어요. 삼진을 잡기 힘들죠”라고 했다가 다음 공에서 “이 선수의 빠른 직구는 정확하게 보고 때리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는 말을 한다.
김선우와 봉중근. 이들이 결정구가 없는 것이 사실일까?
경기 중에 공이 잘 안 보인다는 점도 아쉬웠다. 투구와 타격에서는 공이 잘 보이지만, 실제 타격 후 날아가는 공이 안 보인다. 구기종목에서 공이 안 보인다면 어떤 느낌일까? 말이나 글로는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실제로 겪어 보면 허무해진다.
물론 CBT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단점들은 대부분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료에 가장 어울리는 양념이 들어가야 완벽한 음식으로 만들어 지듯 아직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최상의 맛이 우러나는 단계가 아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테스트를 통해 야구게임 ‘맛집’이 될지 결정될 것이다.
■ 리얼 야구게임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첫 주자
상황에 따른 다양한 모션, 공이 몸에 맞으면 정말로 아파하는 모습, 비교적 선수의 특징을 잘 잡아낸 움직임과 외형까지. 일반적인 야구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말 그대로 리얼한 야구 경기가 모니터 안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진짜 야구가 아닌 게임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적어도 게임이라면 게임성을 갖고 있어야지, 리얼하다는 점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일단, 리얼한 야구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사실성이라는 기초공사는 탄탄하게 잘 되어 있다.
남은 것은 기반 위에 얹을 게임성과 다양한 시스템의 조합이다. 토너먼트와 페넌트레이스, 선수 카드의 조합과 육성, 날씨와 선수 컨디션에 따른 능력치의 조화 등의 세부적인 요소는 1차 CBT에서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야구 팬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었던 <MVP 베이스볼 온라인>. 이제는 야구게임 팬들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한 가지,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말 그대로 온라인에서 구현된다. 일부 유저들의 비매너 문제는 1차 CBT에서도 드러났다. 반복 혹은 무한 견제와 타임아웃을 신청해서 상대방이 기권하게 만드는 행위는 대표적인 사례다.
솔직히 1차 CBT에서는 투구와 타격의 감각과 어떤 느낌으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이 나올지를 가늠해보는 수준이 전부였다. 이를 감안한다면 앞서 언급했던 버그와 자동수비, 주루 등의 문제는 다음 CBT에서 최대한 해결되기를 바란다.
적어도 이번에는 <MVP 베이스볼>의 느낌이 살아 있는 온라인 야구게임을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테스트였다. 앞으로의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야구는 데이터 싸움이라고 한다. 하지만 데이터만이 전부는 아니다. 게임이라면 더더욱.